1. 반토막을 내버린 월급은 사실 얼마 지나지 않아 원상복귀 되었다. 이유는 다 존재하는 법. 급하게 파견나가 하드하게 처리할 일거리가 존재하다 보니 월급 반토막으론 농민의 봉기라도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인지라 당근을 주는 셈 치고 원상복귀 시켰다. 그래봤자. 조삼모사 상황이다.
2. 그러다 보니 사무실 인원이 본의 아니게 두 파벌로 분류가 되는 양상을 보였다. 파견을 나가는 직원. 사무실을 지키는 직원. 파견을 내보내는 이유와 못 내보내는 이유는 분명 존재한다. 사무실 입장에선 이미지 차원으로 꽃미남 군단을 꾸려 파견을 보낸다는 '설'이 증권가 찌라시 마냥 정설로 굳혀지고 있다. 난...파견 나가는 직원으로 분류된다. (하.하.하.) BGM은 손담비의 '미쳤어'
3. 또 다시 선릉으로 파견 나왔다. 물론 예전하고 다른 사무실이다. 테헤란로 노란자위 땅을 냉큼 차지한 우리업계에선 서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대형 사무실이다. 그러다 보니 안차고 다니던 개목걸이(출입카드)까지 챙겼고 작업하려고 가져온 컴퓨터에 불법 소프트 웨어는 절대. 네버. 젯다이 사용금지란다. 눈물을 머금고 밀어버렸다. (으흑...내 아까운 야동)
4. 이 사무실은 S모 그룹과 대단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다 보니 출근이 8시로 못박혀 있다. 그렇다고 퇴근 시간이 정해진 건 절대 아니고..고로 남들보다 1시간 더 일하는 양상이다. 점심시간도 11시 30분이다. 더불어 규모 자체가 틀리다 보니. (테헤란 로 중앙에 위치한 22층 건물이 통째로 설계 사무실이라면...어익후.) 사무실 분위기나 인테리어, 소품들도 동네 구멍가게 같은 내가 소속된 사무실과는 전혀 딴판이다.
일단. 인스턴트 커피, 다방커피는 2군으로 배치된다. 그렇다고 커피 메이커가 1군이냐..짜잔..근사한 에소프레소 머신이 자릴 잡고 있다. 그래서 난 아침마다 모닝커피로 다방커피가 아닌 에소프레소를 우아하게 마실 수 있다. 그것도 더블로~ 더불어 각층마다 있는 냉장고는 그 규모가 틀리다. 가정용 냉장고가 아닌 업소용(전면에 투명유리가 붙어있는) 냉장고에 가지가지 음료가 즐비하게 나열되어 있다. 병나발을 불건 취향에 따라 섞어 마시던 내 맘대로란다. 벌써 오렌지 쥬스 몇통과 딸기 주스, 포도 주스, 알로에, 토마토 주스 몇 병이 아닌 몇 통!!!을 처치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장나와 잠시 묵는 모텔마냥 영...어색하고 낯설다.
6. 선릉역에서 술이나 한 잔? 이라고 사람들 꼬시고 싶어도 평균 퇴근시간이 새벽 1시다 보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차라리 땡땡이 살짝 치고 선릉역 1번 출구쪽에 유명하다는 더럽게 매운 트럭 떡볶이나 한 판..? 이 가능할 것 같다.
뱀꼬리1 : 아래 한글도 깔지 못해 페이퍼의 오타와 띄어쓰기 교정은 꿈도 못꾼다.
뱀꼬리2 : 2번 항목에는 아주 무서운 속뜻이 내포되어 있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사무실이 리얼리티 서바이벌, 혹은 하이랜더 게임 양상으로 돌변하면..아마 우선 순위 축출 대상은 사무실을 지키는 남겨진 직원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