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급한 불은 껐다. 야구로 말하면 선발투수가 제대로 싸지른 불을 마무리 투수의 위치로 겨우 불길 잡고 진화에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지만.....여전히 잔불과 불씨는 살아있는 중이다. 일단 계약은 4월 20일까지지만 아직 방심하긴 이르다. 그나저나 수금이 되어야 될 텐데...
2. 주말에 공영방송으로 채널을 돌렸다가 제대로 화르륵 해버렸다. 보아하니 천안함 희생자들을 위한 성금모집방송을 하는 듯 하다 누가 무개념 KBS아니랄까봐 천안함 ‘영웅’들이라는 호칭을 커다랗게 붙여놓고 국민들을 상대로 동정에 호소하고 있더라. 이것도 야구로 말하면 선수들은 개판으로 경기하고 코칭스텝은 선수기용이나 작전 잘못 내고 프런트는 메롱 용병 데려오고 트레이드 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성적이 개판인데. 거물 투수 스카우트하게 팬들에게 앵벌이 하는 모습이다. 이러면서 굵직굵직한 세계적인 모임은 죄다 불러들여 치른다고 한다. 그 돈 규모 좀 줄여 희생자들 유가족들에게 보상금이나 넉넉히 지불해주는 개념 있는 정부를 바라는 건 아마도 무리일 것 같다.
사고는 지들이 치고 왜 자꾸 국민들 호주머니만 삥을 뜯는지.
3.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합사 사무실이 인터넷이 쌍팔년도 ADSL회선인지라 인터넷 접속이 수월치 않다. 쌩쌩한 100MB급 광통신에 IT강국이라고 떠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노른자위 땅이라는 곳이 그보다 한참 후진 라인이 깔렸다니. 참 아이러니 하다.
4, 건물 내 금연이기에 담배를 피기 위해선 옥상으로 가던가. 1층의 주차장으로 가야 한다. 주로 주차장에 가서 담배를 피곤 하는데 어느 날 은빛이 번쩍거리는 BMW 한 대가 미끄러져 들어온다. 안에서 내리는 사람은 미안한 말이지만 양아틱하다. 그것도 굉장히 지나치게..건물의 수위아저씨는 깍듯이 인사를 하며 사장님 출근 하셨냐는 인사까지 건넨다. 외모뿐만이 아니라 말하는 것까지 참으로 원조 양아스러웠다. 누군가 했더니 이 건물 지하에 위치한 룸살롱 상무라는 사람이란다.
장사 좀 해본 사람들은 자고로 물장사, 사람장사가 제일 이윤이 많이 남는다고 하던데 딱 그 짝인가 보다. 제아무리 은빛 찬란한 BMW가 주차되어 있어도 그 차가 그렇게 싼티 나게 보인 경험은 처음인 것 같았다.
5, MP3에 들어있는 곡을 대대적으로 정리했다. 말랑말랑한 여성재즈 두 디렉터리를 미련 없이 지워버리고 이래저래 가요를 지워 마련한 자리에 모차르트 심포니 전집을 우겨넣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고상해져보고 싶다. 이제 나도 품위 있게 나이 먹고 싶은 소망이 아주 초큼은 들기 시작한다. 세상이 메롱 덩어리인데 나까지 메롱해롱 휘둘리긴 싫다.
6. 없는 시간 쪼개 알라딘 광고모델로 유명하신 두나 씨의 주연 영화 ‘공기인형’을 보게 되었다. 혹자는 아낌없이 노출을 하신 배두나씨의 모습에 하악하악하실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아마도 지금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성인들에게 슬프지만 아름다운 동화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내 속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는지 돌이켜보게 만들어 준다. 사랑하는 이의 숨결이 가득 머금은 공기인형보다 못한 것들로 채워져 있는 사람들은 아마도 나를 포함에 대다수가 아닐까 싶은데 말이다. 참고로 두나씨 연기는 지금까지 봤던 그 녀의 영화 중 제일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