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까지는 아니고 가끔가다 아주 가끔가다 일품요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주전부리를 만들곤 한다.
일명 '을지로식 골뱅이 무침'
계기 : 금요일 퇴근하는데 마님에게 전화가 온다.
'(코맹맹소리로)쟈갸~ 저녁에 삼겹살 궈 먹자.'
이 말은 곧 집에 오는 길에 삼겹살을 사오라는 이야기. 그리하여 동네 단골 정육점에 들려 아주머니께 '삼겹살 5인분 얇게 얇게 썰어 주세요.' 라는 주문을 했더랬다. 솜씨 좋은 아주머니는 적당히 기름과 살코기가 배합된 삼겹살을 툭 잘라 기계에 넣고 얇게 채썰기 시작. 그러면서 뭔가 다른 행동을 보이신다. 깨끗하게 씻은 파를 이상하게 생긴 기계에다 넣었고 그 결과물은 고기 먹을 때 싸 먹으면 느끼한 맛을 없애주는 파절이용으로 파를 잘라서 고기와 함께 넘겨주신다. 그러니까 정육점에서 일종의 팬서비스 차원에서 삼겹살 사가는 손님들에게 이런 파절이용 파를 곁들여 주는 것.
그런데 저녁에 삽겹살을 구워먹으며 깜박 잊고 이 파절이용 파를 식탁에 못 내놨다. 바로 냉장고행 되버렸고 이렇게 하루를 고스란히 냉장고에서 묵고 있는 상황.
오늘 들린 마트에서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유동' 골뱅이 깡통을 하나 재빨리 장바구니에 집어넣고 집에 와서 냉장고에서 묵고 있는 파절이용으로 절단된 파를 이용해 후다닥 만들어 버린 요리다.
방법 :
1) 준비물 : 북어포 약간. 유동골뱅이 캔 하나.(여기께 제일 맛있음). 파절이용 파 수북이. 고춧가루, 마늘 다신 것, 식초, 설탕, 소금, 참기름, 깨.
2) 커다란 볼에 먼저 북어포를 얇게 찢어 볼에 담는다.
골뱅이 캔을 따서 국물을 부어 북어포를 절여 논다.
3) 촉촉이 절여졌을 때 국물을 따라버린다.
그리고 그 위에 파절이용 파 수북이, 골뱅이를 3등분하여 투척한다.
4) 베이스로 고춧가루 큰 두 큰 술과 마늘 다진 것 반 큰술을 넣고 일단 버무린다.
5) 새콤달콤한 맛을 내기 위해 식초, 설탕, 그리고 소금 약간을 넣고 마지막에 참기름을 곁들여 풍미를 더한다. 보기 좋게 깨를 송송 뿌려주고 한 번 더 버무린다.
그냥 파가 있길래 아무 생각 없이 후다닥 만들 수 있는 초 간단 요리. 핵심은 파가 숨이 죽기 전에 무쳐서 후다닥 먹어치워야 한다.(어쩔 수 없이 하루 묵은 파를 썼지만). 한 점 한 점 젓가락질 하며 입에 넣다 보면 급땡기는 맥주는 어쩔 수 없다는...
뱀꼬리 : 역시 밥반찬보다는 맥주 안주로는 캬..~~~ 탁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