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날 아침 부랴부랴 출근하여 컴퓨터의 전원을 올리는 순간 하늘이 노래짐과 동시에 번쩍 머릿속과 허리에서 번개가 치는 느낌이 들더니 허리를 구부린 상태에서 꼼짝을 못하는 이상상황 발생.
그러니까 난 그냥저냥 등 쪽에 담이 왔겠거니 했었는데 이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사무실 의자에 30분 이상을 못 앉아 있을 정도로 허리 쪽에 통증이 장난 아니게 온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바쁜 와중에 6시 이전에 부랴부랴 퇴근하여 뜨거운 물로 찜질하고 집안 구석구석을 뒤져 비교적 오래되지 않은 파스로 도배를 하고 바로 누워버렸다.
토요일 일찍(?) 퇴근하시는 바람에 일요일 11시쯤 낑낑거리고 출근해 어느 정도 일 좀 마무리 짓고 역시나 비교적 일찌감치 집에 들어와 토요일과 같은 상황을 반복했더니만 약간의 효과를 보는 듯 했다. 미련 맞게도 난 그때까지 이게 담이려니 생각하고 있었다나...
월요일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상황이 호전됨을 발견하지 못해 궁금하면 통한다는 “검색창 어쩌고 저쩌고를 쳐봐”를 실행하는 지경까지 왔다.
검색식은 " 고개를 숙이면 허리가 아프다" 예상 밖의 웹문서들이 무더기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무서운 내용들이 연이어 엮어 나온다. 만일 고개를 숙였을 때 허리에 통증이 옴과 동시에 다리까지 저리면 "디스크"란다. 장모님이 재작년 "디스크" 수술을 받으신 것이 기억이 났고 갑자기 식겁해진다. 난 다행히 다리까진 저린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런 요통은 평생 왔던 적도 없고 경험한 적도 없기에 재빠르게도 소심증이 몰려왔다고나 할까.
자료를 더 찾아보니 뜨겁게 찜질 자주하고 바르게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받칠 수 있는 무언가를 놓고 2~3일 정도 휴식을 취하라고 한다지만, 그럴만한 여유가 없기에 그냥저냥 파스 덕지덕지 붙이고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나.
사무실에서 파스 냄새 폴폴 풍기며 인상 좀 써주면 자연스럽게 짬을 내서 병원을 갈 절호의 찬스가 발생할지도 모르겠다. 안 그래도 오늘 아침 소장마마는 코를 킁킁거리며 “어디서 파스냄새가 나네..“란 소리와 동시에 손 바싹 들고 범인은 접니다. 해버렸다는...
당분간 향수도 스킨도 뿌릴 필요는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