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해지고 컴컴한 거리를 통과하여 집에 도착했다.
점심과 저녁을 양계장의 닭마냥 사무실에서 시간맞춰 해결하고 어찌되었던 고약한 발주처놈들이
뿌려놓은 지뢰를 제거하고(자기들은 추석연휴 일주일을 풀로 쉬면서 우리보곤 10월 1일날 프로젝트 2개를 납품해달라고 했다. 이럴땐 바른말 고운말만 써왔던 나도 욕이 튀어나온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달렸다.
막히지 않는 도로덕에 비교적 빠른 시간에 주차장에 진입을 하였고 일요일 늦은 저녁이다 보니 주차장에 차들은 그득그득 차 있었다. 주차장엔 유난히 차고가 높은 S사에서 나온 자주색 A차가 오늘도 어김없이 유난히 눈에 띈다. 이유인즉슨 구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차가 주인을 잘못 만났선지
여기저기 엄청난 상채기를 훈장마냥 달고 있기 때문이였다.
조수석 문짝은 코너를 돌다 긁었는지 꾸불꾸불 엠보싱 처리가 되어 있었고 운전석 대각선방향 후미 범퍼와 뒷바퀴 휀다(차바퀴 위에 라운드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 차제)는 색이 벗겨져 금속색이 보일 정도로 심하게 긁혀 있었다. 그리고 운전석 뒤쪽의 범퍼 역시 긁혀진 자국과 함께 범퍼보호대는 떨어져 나간 형상을 하고 있었다.
떨어진 범퍼 보호대는 내가 직접 목격했던 사건이였다.
윗층에 사는 아주머니가 핸들을 잡고 주차장을 빠져나가면서 앞집의 이삿짐차를 미쳐 못보고 우회전으로 핸들을 꺽었지만 이미 그 길은 진출불가였기에 조금 돌아가더라도 좌회전을 해야 할 상황이였다. 차를 돌리기 위해 주차장 입구쪽으로 후진을 하셨고 바로 뒤에 시간맞춰 나가려고 했던 내가 있었다.(이름하여 T자형 코스)
아주머니는 뒤도 안돌아보고 열심히 백을 하시다가 그만 운전석 뒷쪽 범퍼로 주차장 문 왼쪽 기둥을 사정없이 받아버리셨다. 그리곤 낑낑 매며 열심히 전진 후진을 반복하면서 점점 차의 스크레치만 늘리고 있는 상황이였다. 답답했는지 이삿짐차가 우회전쪽 방향의 도로에서 빠져나와 주었기 망정이지 안그랬다면 나는 장시간 주차장에 묶여 있을 팔자였었다.
한번은 출근하려 주차장으로 나갔더니 그 아주머니는 시동을 켠 채로 통로에 차를 세워두고 금방 빠져나왔으리라 추정되는 자신의 주차구획 바로 옆에 세워진 차의 앞부분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나와 마주치자 마자 대번에 얼굴 벌겋게 변하시더니만 황급하게 자기차에 올라 재빨리 갈길을 가신다.
아주머니가 살펴봤던 차에 다가가 살펴보니 앞범퍼 긁힌 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 아마도 차를 빼다 옆차를 긁어버린 모양이다. 그날 아후로 자주색 그 아주머니 차량 옆자리에는 절대로 주차하지 않는 버릇이 생겨났다.
오늘은 운전석쪽 앞바퀴 휀다가 완벽하게 눌려버린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자동차의 네개의 귀퉁이중 조수석쪽 앞바퀴쪽만 빼고 전부 사고의 흔적을 간직한 육중한 자동차.
운전도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늘어난다는데 그게 꼭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진 않나보다. 애시당초 앞과 뒤가 잘 보이는 운전하기 편한 승용차를 구입하시던가 하지 앞 뒤 잘 안보이는 유선형의 RV차량을 구입하셔서 그 고생을 하시나 모르겠다.
아줌마라 혹은 여성운전자를 비하하고 싶지도 않고 그럴 맘도 없다지만 미숙한 운전자가 도로를 질주한다는 건 언제 터질지 모를 시간폭탄과 다를바가 없다. 운전하기 편한 차로 바꾸시던가 아니면 좀더 조심스럽게 운전을 하시던가. 아주머니 차에 난 사고의 흔적이 벽이나 기둥등이 아닌 다른 차량 혹은 사람과의 충돌로 발생했다고 생각하면 그냥 미숙정도로 그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주머니.. 후진 하실 땐 꼭 허리를 틀어 뒤를 살펴보면서 후진하세요. 그리고 차선을 바꾸시거나 좌회전,우회전 하실땐 깜빡이 꼭 켜시고 진행하는 다른차량 꼭 살펴보시고 침착하게 주행해 나가세요. 정 안되면 차창 열고 손으로 끼어들겠다고 싸인보내세요 왠만하면 다 양보해주거든요..저도 길에서 가끔 이런 사항 안지키는 차들을 종종 마주치는데요 무섭거든요..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