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대로라면 내일 마감인 프로젝트로 인해 오늘은 그 뒷치닥거리로 꽤나 바뻐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집에 들어와 간만에 마님이 해주시는 스파게리~(이건 한국어로 불가능
합니다.뭐 굳이 표현하라면 이탈리아 국수?)를 허겁지겁 퍼먹고 마루바닥에 배깔고 노트북
으로 노닥거리고 있는 중이다.
내일 예정된 마감이 어느정도 시간을 가지고 연기가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뒹굴거림이라고
보여진다. 하긴 오늘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오후시간 크르르릉 모드였었고 이 모습이
대다수 사무실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어버렸는지 서둘러 퇴근하기로 결정되었을지도 모른다.
마감 하루 남겨놓고 급까칠 모드로 돌아서게 한 전화내용은 딴게 아니였다.
변경.....
한판의 커다란 전체 도면을 그려놓고 그 세부부분을 축척을 작게 잘라 뻥튀기 상세를 그려주는
과정을 거의 끝마쳤을 때 커다란 전체도면을 뭔 생각인지 발주처에서 휘리릭 각도를 틀어버린
것이였고, 마침 그 전화를 받은 나는 아주 대놓고 까칠하고 그르렁거리면서 전화를 받아줬다.
사무실에서는 온갖 오만상을 찡그리고 입을 다물어 버렸고, 꽤나 성질이 나버린 나는 입 밖으로
"이런 개차반 같은 경우가 있나..ssyang~" 이란 평소에 잘 쓰지 않는(닥쵸!)어휘까지 써가면서
내 불편한 심기를 아주아주 대놓고 사무실 대기에 뿌려줘버렸다.
소장님 슬쩍 먼저 퇴근하시고 실장님 조용히 있으시다가 오후 6시 즈음에 마감날짜가 살짝 뒤로
미뤄졌다는 통보를 해주신다. 덕분에 칼퇴근까지는 아니더라도 오후 7시에 사무실에서 나설 수
있었으니 까칠했어도 그만큼의 효과는 본 셈이라고 생각하련다.
하지만 뭐 그렇다고 일이 줄어드는 건 절대 아니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