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췌ㆍ무기력…눈물흘린 김승연 회장
1심때와 달리 푸석푸석 머리에 수염…수면장애도
1심 선고에서 예상 외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는 예전의 자신감도, 호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김 회장은 7일 서울지방법원 418호실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병색이 완연한, 초췌한 얼굴로 교도관들이 미는 휠체어를 타고 나왔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름을 발라 정돈한 ‘올백’ 머리 스타일 대신, 푸석푸석한 곱슬머리 그대로에 수염까지 자랐다. 1심 때처럼 법정으로 걸어나오며 방청석을 향해 미소 띤 얼굴로 가볍게 손을 흔드는 모습도 더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견디기 힘든 수감생활로 건강이 악화된 탓인지, 교도관들의 부축을 받아 피고인석에 앉은 그는 양쪽의 의자를 두 손으로 짚고 기력 없는 목소리로 변호인의 신문에 응했다.
재판에서 김 회장의 변호인은 “왼쪽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우울증과 불면증을 앓아 왔는데,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휠체어 없이는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며 “계획적 보복 폭행이 아니라 화를 참지 못해 일어난 사건이므로 선처해달라”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또 김 회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수면장애와 감정조절장애,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왼쪽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며 “크게 반성하고 있으니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재판부는 “잠을 잘 못 잔다는데 수면제를 몇 알이나 먹고 있느냐”고 물었고 김 회장은 “수면제 한계가 27알인데 잘 듣지를 않는다. 27알 정도를 먹고 있다”고 대답했다.
한편 이날 재판장으로부터 차남 동원 씨가 아버지를 대신해 처벌을 받겠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재판부에 보냈다는 사실을 들은 김 회장은 증거조사 도중 “탄원서를 볼 수 있겠느냐”고 요청했다. 건네받은 탄원서를 읽어 내려가던 그는 조용히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기도 해 숙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헤럴드 경제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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