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차장님 안경에 뭐가 잔뜩 묻었어요..!!"
사무실 막내가 속도 모르고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뭐가 잔뜩 묻은 게 아니라 오랜 세월을 거쳐 왔기에 엄청난 표면손상과 코팅의 벗겨짐으로 인해 닦아도 닦아도 지워지지 않은 흔적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이런 관록(?)을 자랑하던 안경을 드디어 바꾸게 되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쓰기 시작한 안경은 안경 벗으면 눈에 뵈는 게 없는 나에겐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 어렸을 때 한 달에 평균 한개 이상의 안경을 박살냈던 난 그나마 나이가 들면서 그 빈도수에서 적어졌고 결국 신검때 군의관에게 시력이 지독히 나빠 비상체제 때 아군 적군 가리지 않고 총질을 할 위험인물로 분류되어 군복무와 예비군까지 월반하여 민방위에 배속되는 과정도 겪었었다.
"메피스토 씨는 눈이 참 작으세요...?"
허허 웃으며 안경 벗어주면 다들 휘둥그레.. 생각보다 눈이 크시군요...라는 소리도 제법 들었었는데.. 나이가 들고 자립경제체제를 구축하면서 안경에 돈이 많이 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과학의 발달로 인해 과거 플라스틱 재질의 안경알을 구비하지 못한 나는 언제나 무거운 유리알 이였으나 이젠 비싼 가격의 고굴절 플라스틱 안경알로 교체를 하게 되었던 것. (그래도 너무 비싸다.!)
"왜 렌즈를 사용 안하시나요..?? "
콘택트렌즈를 사용해 봤으나..성격만큼이나 안구상태도 지랄 맞아서인지 한 달 쓰고 각막염 제대로 걸려 고생한 후 다시 안경으로 컴백 해버렸다. 그리고 콘택트렌즈 역시...주문 제작해야 한다고 한다. 일반 범용 렌즈를 사용 시 얇은 안경을 써야 하다는 안과의 통보를 받았던 것. 그래도 이때만큼 누가 나보고 눈 작네요? 라고 말한 사람이 없었던 것이 기억난다.
뱀꼬리 : 잡티 없이 사물을 바라보니 세상이 다 아름답게 보인다.!

우앗~! 이 가증스런 설정샷~! 하지만 오늘 엄청나게 졸렸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