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쇠의 생활백서 #23
-알뜰한 당신-
주말 토요일 간만에 일찍 퇴근을 했다. 그래봤자 오후 6시지만 말이다.
마님은 벼르고 벼르다 장을 보러 가자고 채근하기 시작한다. 피곤한 몸이지만,
그래도 밥만 먹곤 못살다 보니 반찬거리를 사러 모 마트에 가게 되었다.
문닫을 시간에 임박해서 갔기 때문에 바지런을 떨며 이리저리 사야할 물건들을
카트 안에다 몰아 넣고, 노트북 파는 매장에서 콧방귀 한번 껴주고, 계산을 마치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질질질 카트를 끌고 차로 향하는데...어럅쇼.. 여기저기 따로 노는 카트들이 차까지
가는 길에 두개나 눈에 띄는게 아닌가.. 아는 사람은 다 아리라..대형마트 카트에는
100원을 밀어 넣어야 고리가 빠져 카트 사용이 가능케 하는 시스템이라는 걸....
고로 주차통로에 홀로 방치된 카트들은 어느 배부른 마트이용자들 혹은 시간에
쫒기는 이용자들이 100원을 포기하고 짐만 싣고 카트를 팽개쳐 버린것...
다시말해...그 카트는 정리만 하면 개당 100원이라는 소리...
차 트렁크에 짐을 몰아 넣고 주위를 둘러보니 마님이 사라져버렸다.
어딜 갔나 궁시렁 거리면서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고 있자니 저쪽 끝에서 마님이
촐싹촐싹 뛰어오고 계신다. 차이점이 있다면 분명 방금 지나온 그 통로에 방치된
카트가 깨끗하게 사라져 버린 것...
마님은 조수석에 올라타 싱글벙글..이유를 물어보니...200원 벌었다고 좋아라한다.
방치된 카트 2개를 정리해버린 것..문제는 카트를 정리하는 와중에 그곳의 아르바이트
생들이 궁시렁거리면서 한참을 쳐다보고 있었다고 한다.
하긴...단 몇분에 200원을 챙긴 마님을 보면 하룻동안 그들이 방치된 카트를 정리하고
수거하는 돈이 제법 될꺼란 계산이 나오는 것...
둘이서 낄낄 거리면서 200원 벌었다고 희희낙낙거리며 그곳을 빠져 나왔다.
집에 오는 길에 "아예 노는 토요일날 하루죙일 죽치고 카트수거나 해볼까?"라는 마당쇠의
깜찍한 제안에 마님은 "그래볼까나?? 푼돈 꽤나 모으겠는데..??" 라며 맞받아친다.
부창부수가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