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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살짝 지각을 해주셨더니 어김없이 버스 정거장엔 예의 그 버스가 나타났고..
늦은 맘에 냉큼 타버렸으나 휘휘 둘러본 뒷자리쪽에는 그녀가 안보였다.
오늘은 이버스를 안탔나 보다 하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이번엔
곡소리가 앞자리쪽에서 나기 시작한다.
아뿔싸.. 오늘 그녀는 뒷쪽자리가 아닌 앞자리 그러니까 버스의 앞문 바로 옆에 위치한
좌석에 앉아 있었던 것....
점점 높아지는 중얼거림과 곡소리.... 에휴 어쩔 수 없지 뭐..하는 심정으로 그냥 저냥
시간아 세월아 하고 있을 때 아무래도 앞자리의 특성상 버스기사 아저씨의 청각세포를
직접 때리는 곡소리가 그분에게는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였을 것이다.
그런데 기사 아저씨 웃는 얼굴로 그녀에게 대화를 신청했다. 왜 우냐고....
아...이런..그런데 그것이 바로 실수였을 줄이야...대화상대를 찾은 그녀는 쏟아붓기 시작하는데..
자신이 우는 이유에 대해서 간략하게 요약을 하면 이렇다는 것이였다.
첫째. 멀미가 나서 속이 안좋다...
둘째. 지각을 해서 혼날까봐 무섭다...
셋째. 자신이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주변 사람들이 핸드폰을 꺼내들면 잃어버린 핸드폰
생각이 나서 속이 상하다...
아주 간략하게 요약을 해보면 3가지정도의 이유를 제시했다.
이에 기사 아저씨의 문제해결 답변은...
첫째. 창문 열어요 아가씨...~~
둘째. 10분밖에 안늦었는데~~ 많이 안늦었어요 아가씨~~
만약에 뭐라 그러면 버스가 느려 터져서 늦었다고 하세요~~
셋째. 월급날이 언제야 그때 새거 좋은거 하나 사면 되죠~~
라고 정리를 해주셨지만 이미 대화상대를 찾은 그녀의 울음섞인 수다는 그칠줄을 몰랐다.
이에 기사 아저씨 참을성있게 하시는 말씀...
"아가씨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뭔가요....그거 한번 불러봐요~~ 그노래 부르면 아마
내릴 정거장에 도착할꺼에요~~ "
였다.
아쉽게도(?) 그녀의 노래실력은 못듣고 나는 내 갈길을 갔지만.....
버스 운전하시는 기사 아저씨의 참을성과 그 다정함에 존경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