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70608
≪낯선 시선≫
p47 내 관심사는 여성과 말의 관계다. 수천 년 동안 가부장제가 유지될 수 있었던 요인은 인간 행동에 대한 차별적 평가에 있다. 폭력, 언어, 성 性에서 두드러진다. 흔히 이중 잣대라고 하는데, 오랜 세월 동안 이 세 가지는 남성에겐 근접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나는 정희진 씨 주장에 동의한다. 그러나 ‘이론가’의 입장에서 몇 가지 생각할 점을 던진다.
얼마 전 ‘엄지 장갑’이란 단어를 알게 되었다. 이것은 이전에 ‘벙어리 장갑’으로 부르던 것이다. 그러나 ‘벙어리’ 단어에 언어 장애인 비하의 의미가 있어 바꿨다고 했다.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이 age를 가리키는 말 중에 ‘나이’와 같은 순우리말은 하대 下待의 의미로, 연세, 춘추와 같은 한자는 존칭으로 사용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것은 사대주의에서 비롯된 문화라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언어를 사용해야 되나요’라는 질문에 선생님께서 답을 주시지 않으셨다. 내가 보기에 ‘벙어리’를 ‘언어 장애자’라고 용어를 바꾼 것은 우리말을 한자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나는 사회적 합의를 따른다.)
요즘 거의 사용하지 않는 단어로 ‘튀기’가 있다. 혼혈인을 비하하는 단어였다. 사회에서는 비속어의 의미가 있는 ‘튀기’ 대신에 ‘혼혈인’을 사용하도록 했다. (이 역시 우리말을 한자로 바꾼 것이다.) 당시 혼혈인은 가치중립적이었다. 그러나 혼혈인이라는 단어에 부정적이 감정이 실리면서 ‘다문화 가정’이라는 용어가 대신하게 되었다. ‘다문화 가정’이라는 용어가 보편할 될 때의 사회적 상황이 동남아 국가 출신이나 피부색이 짙은 사람의 비율이 늘면서 ‘다문화 가정’에 다시 부정적 감정이 실리기 시작한다. 최근에는 앞에서 언급한 사람들에게는 ‘다문화 가정’이라는 말을 쓰고, 백인과의 다문화 가정은 ‘백인 혼혈’이라는 말로 긍정적 감정을 실으려 하고 있다.
감옥-교도소도 비슷한 궤적을 보인다.
내가 주장하는 바는 언어가 사람의 행동, 문화를 결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의 행동, 문화가 언어를 결정(하기도 )한다.
Feminism의 어원 female은 남성을 젖먹이는 사람(으로 가치가 있다는 것)으로 여성 비하적 용어였다. 그러나 여성 참정권의 쟁취 이후, 긍정적 감정이 실리기 시작했다.
뱀발) (국어 문법으로는) 사람은 임신을 하고, 동물은 새끼를 밴다. 요즘은 동물에게도 임신을 했다는 표현을 쓴다. 동물의 권리가 상승된 것인지, 아니면 한자 사대주의가 강화된 것이지?
p81 여성혐오 ... 이 말은 영어 ‘미소지니 misogyny’의 번역이다. 부정적 의미의 접두사 ‘mis-’와 여성을 뜻하는 ‘gyn’의 합성어다. 여성 외에도 외국인, 동성애자, 나이든 이들, 공산주의자가 혐오의 주요 대상이 되어 왔다. 외국인에 대한 제노포비아, 동성애자에 대한 호모포비아가 그것이다.
내가 반복해서 주장했던 것을 정희진 씨가 언급한다. 여성 혐오는 약자 혐오, 소수자 혐오와 맥을 같이 한다. 따라서 여성 혐오에 약자 혐오를 언급하는 것은 여성 혐오 주장을 희석시키는 것이 아니다. 해결책이 동일하기 때문에 함께 취급하는 것이 맞다.
p82 모든 번역은 의역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의역은 ‘직역 대 의역’이란 의미의 의역이 아니다. 사실 직역은 가능하지 않다.
이 주장 역시 내가 반복해서 언급했던 것이다. 외국어 번역뿐만 아니라, 한국의 상황을 한국말로 표현해도 p82 사회에 있는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100% 정보 손실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언어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정도 차가 있다. 번역은 그 오차가 더 심하다. 따라서 ‘세상에는 남성의 언어만 존재하고 여성 언어가 존재하지 않아요’라는 말은 하나마나한 말이다. 오차 없는 측정이란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