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라딘 서재 10주년을 축하하면서

 

저와 알라딘과의 이야기는 2004년 1월에 ‘알라딘과의 인연’이라는 페이퍼와 2009년 12월에 ‘알라딘 충성파 고객 구매기2’를 통해 알라딘에 느낌을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 알라딘과의 인연

http://blog.aladin.co.kr/maripkahn/14038

 

* 알라딘 충성파 고객 구매기2

http://blog.aladin.co.kr/maripkahn/3254554

 

올해는 알라딘 서재를 갖게 된지 10년이 되고 나의 첫 서평과 첫 (방명록) 댓글이 2003년 8월 15일에 있어 나의 느낌을 정리하고 싶었는데, 다른 분들이 언급한 것과 겹치는 것이 많아 공통된 부분을 가능하면 제외하고 저의 느낌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우선 서재라는 블로그를 만들어준 알라딘에게 감사드립니다. 그 시작이 비록 영업에서 시작되었다고 할지라도 나에게는 여러 가지 유익을 주었습니다.

 

첫 번째로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일일이 닉네임을 다 언급할 수 없지만, 저에게 조언과 때로는 위로를 주셨습니다. (제가 즐겨찾기한 분이 200명이 넘네요.) 지금도 알라딘에서 또는 알라딘을 떠나신 분들에 대해서는 Yes24, naver, kahn, facebook, twitter에서 근황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두 번째로 좋은 책을 많이 소개받았습니다. 서재가 있기 전에는 일간지의 도서 section을 통해 책을 구입하게 되었는데, 서재가 생긴 이후로는 서재의 지인들이 올린 독후감(리뷰)이나 페이퍼를 통해 구매가 이뤄지거나 구매를 결정짓는 판단 기준이 되었습니다.

 

세 번째로 나의 글을 외부에 노출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주로 생각을 많이 하고 그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책을 읽었는데, 그에 반해 글을 쓸 기회는 적었습니다. 서재가 생김으로써 글을 쓰는 기회가 늘었고, 남들이 읽을 것으로 고려한 글쓰기도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도 나의 글은 대중성이 없었고, 지금은 다시 간단한 메모로 돌아갔지만.)

 

네 번째로 알라딘의 서재의 글을 읽음으로써, 다른 분들이 추천한 책을 읽음으로써 나의 가치관의 교정 또는 다듬기가 이뤄졌습니다. (스스로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하나 우리나라 통상적인 보수주의와는 다른 의미라고 생각한다.)

 

다섯 번째로 독서의 지속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원래 저는 정독을 하고 다독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제 능력과 환경이 바뀐 것이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다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언제든지 책을 놓을 기회가 있었는데, 알라딘 서재를 보면서 독서를 유지하게 될 동력을 얻었습니다.

 

알라딘 불매 운동’, ‘언론 광고’, ‘물만두님의 사망’과 ‘물만두님의 유고집 발간’, ‘중복게재를 포함한 몇 번의 논쟁과 몇 알라디너의 탈퇴’, ‘서재 version upgrade’, ‘2004년 오프라인 모임’ 등이 10대 뉴스에 들겠지만,

 

저는 서재의 시작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서재 이전에 (지금과는 다른) 명예의 전당이 있었고, 이것은 1970년대의 ‘장학퀴즈’라는 TV 방송을 연상시켰습니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엘리트주의를 연상시켰습니다. 그러던 것이 서재라는 블로그가 생기면서 대중 주의로 전환하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독후감의 질을 유지할 수 있을까? 서재 초기에는 방명록에 일상사를 남기며 개인 친분을 쌓는 community였고, 내가 좋아하던 몇 분은 서재의 시작 직후에 독후감을 올리는 활동을 중단하셨습니다. 혹시 나의 걱정이 현실로?

 

하지만 페이퍼 기능이 추가되면서 페이퍼를 통한 책 소개와 양질의 독후감과 일상사에 대한 글이 뚜렷이 구분되었고, 많은 독자들이 참여하면서 오히려 좋은 독후감도 많아졌습니다. 어쩌면 제가 좋은 독후감을 쓰는 알라디너를 알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0년 동안 초기에 활동하던 몇 알라디너는 회원탈퇴, 서재 페쇄, 활동중단 등으로 그 분들의 새로운 글을 볼 수 없지만, 서재가 있음으로 해서 좋은 글을 쓰는 새로운 알라디너를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알라딘에서 활동하고 계신 지기知己님들에게도 감사 말씀을 전합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녀고양이 2013-08-13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그 시작이 비록 영업에서 시작되었다고 할지라도 나에게는 여러 가지 유익을 주었습니다.
완전 제 느낌.... 마립간님은 가끔 제 맘 속에 들어갔다가 오시는게 아니야? 싶다니까요. 그래서 공감 꾹~

저도 감사합니다, 소중한 지기님.

마립간 2013-08-14 07:48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감사합니다.^^

라주미힌 2013-08-14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재에 안들어오면 책을 잘 안보게 되네요... 뭔가 책을 가까이 하게 하는 원동력이 있는 것 같아요!

마립간 2013-08-14 12:00   좋아요 0 | URL
라주미힌님도 서재 초기부터 알고 있던 분인데, 서재에서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가족 모두 건강하시구요.

순오기 2013-08-24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하기 누르니, 이미 공감하셨습니다~ 라고 뜨네요.
댓글은 안 달고 공감만 눌렀나 봅니다.
마립간님도 서재 초기 멤버시군요~ 불매운동, 언론광고, 물만두님 서평집 및 에세이 발간은 아름다운 풍경이지요.

마립간 2013-08-25 16:53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감사합니다.

서재 초기 멤버라는 자체가 중요한 것 같지 않고, 좋은 리뷰와 글을 통해 책과 독자나 알라디너에게 좋은 인연을 갖은 것이 더 중요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순오기님께서 더 뜻깊은 일을 하고 계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