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이 경복궁 역에 위치해 있는데 입지상 청와대가 가깝고 정부종합청사 기타 등등.. 해서 공무원들이 많이 지나간다.

그 중 유독 눈에 튀는 손님이 아주 간혹 있는데, 청와대 근무하는 경호원분들이다.

남자들이야 거의 깍두기 수준의 외모를 자랑하지만, 언니들은 다르다.

거의 모델 수준이다.

복장은 정장 바지에 반팔 남방이고, 꼭 바지 속에 집어넣어서 옷을 단정하게 입는다.

머리는 뒤로 질끈 하나로 묶는 정도의 수준이고 귀고리를 해도 아주 작은 사이즈를 한다.

신발은 검정 구두.

다 그렇게 입고 신는 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본 사람들은 대체로 패션이 그랬다.  아마 그렇게 입게 하나 보다.

버스 타고 집에 오는데 경호원 언니 둘이 탔다. 으하하핫, 심봤다!  어찌나 눈이 즐겁던지..(^0^;)

언니들은 일단 키가 크고, 늘씬하다.  군살 없이 마른 체형인데도 근육질이다...;;;;

빈 자리 나와도 앉지도 않네. 꾸불꾸불한 길을 가는 버스인데도 흔들림 없이 꼿꼿이 서 있다.

원래 버스 타면 바로 자는 나지만, 오늘은 언니들 내릴 때까지 쳐다보았다.

아마 남자가 쳐다 보았음 이상하게 보았겠지만, 여자인 내가 보는 것은 아무도 의심 안 한다. ;;;

근데, 단체로 신발 맞췄나? 내가 본 언니들은 모두 페라가모 구두를 신고 있었다.

정품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하여간 신기.

내 나이가 있으니까 '언니'가 아닐 수도 있지만, 하여간 언니로 통한다!

오늘은 어째 언니와 아줌마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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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ver 피버 4 - 완결
박희정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fever... 대안학교다.

학교에서 숨을 쉴 수 없는 아이들, 집에서 숨쉴 수 없는 아이들이 모여서 서로 기대고 의지하고 힘이 되어주며 보금자리를 일군 곳이다.

세상에 치여 상처 입고 아픈 마음에 쩔쩔매던 아이들이 도망치듯 이곳으로 왔다.  여기서 친구를 만나고 가족을 만들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모든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리지를 않는다.

다시 시험이 몰려오고 원했던 보금자리는 위협을 받는다.  또 다시 도망쳐 보지만 어디에도 탈출구는 없다.

결국엔, 그 자리에서 다시 싸워야 하고 극복해 내야 한다.

1권 시작할 때 잔뜩 움츠렸던, 울타리 안에 숨어 있던 형인이가 변화해 가는 모습은 진실로 눈부셨다.

도망치듯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학교로 돌아갔지만,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먼저 손내밀게 된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그러나 시련은 다시 오고 새출발하려던 친구의 서러운 죽음은 다시 한번 시작하려던 피버의 친구들을 또 다시 바닥으로 내던진다. 

나 때문이라는 자책감, 내 탓이 아니고 싶은 회피감, 그 안에서 싸우는 아이들의 눈물이 버겁게 아팠다.

거기에 형인이의 한마디가 유독 인상적이었다. "철들지 마라."

철 들고 나면 네가 한 짓의 의미와 대가, 형벌을 알아차릴 테니, 네가 버티기 위해선 철들지 마라...

무서운 말이었다.  잘못했으면 책임져야 하고 반성해야 한다.  '사랑'이란 한마디에 기대어 사랑했으니 책임 없다, 혹은 후회 없다며 사실은 도망만 치는 자들에 대한 무서운 경고였다.

저마다의 상처가 많은 아이들인데, 그 이야기를 다 끄집어 내기엔 4권이라는 분량은 너무 짧았다.  그래서 아쉬움이 크다.  좀 더 이야기를 이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꼭 드라마 굿바이 솔로를 보고났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다.  지독한 아픔과 상처, 그렇지만 극복해 가는 사람들... 그 열정이 눈부시다.  그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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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타이프 2006-08-17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형인이의 철들지 마라,라는 말에 심장이 쿵쿵거리더군요. 정말 좋은 작품이라서 4권 분량이 너무 아쉽더라구요.

마노아 2006-08-17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작가가 더 욕심부려도 좋았을 것을, 많이 아쉬워요. 작가의 체력 향상을 위한 보약이 필요하지 싶네요^^;;;
 


우체국 현금지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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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8-09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런 사소한 유머가 잠시 더위를 잊게 하네요. 재밌어요. ^^

마노아 2006-08-09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멘트를 쓰신 분이 참 센스가 있죠^^

달콤한책 2006-08-10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히히히...야밤에 웃고 가요^^

마노아 2006-08-10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재치를 닮아야겠어요. 여러모로 서로 웃잖아요^^
 

남대문에서 심부름을 마치고 매장으로 이동하는 마을 버스 안.

같이 올라탄 아주머니께서 기사분께 말한다.

"에고, 만원짜리 밖에 없네." 그러면서 슬금슬금 눈치를 본다.

기사분 당황!

"얼마 갖고 계세요?"

"300원 있네요. 죄송해요."

이러면서 돈통에 300원 넣어놓고 딴청부린다.

난처해하시는 할아버지 기사님.  별 수 있나... 버스는 출발한다.

뒤에 앉은 나는 아줌씨를 노려보았다.

아니, 만원 밖에 없으면 잔돈을 거슬러 와서 버스를 타야지.(돈 바꿀 데가 없다고 하면 그건 새빨간 거짓말!)

혹시 준비를 못해서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탔으면 다음에 더 내겠다라는 말이라도 있어야지. 어쩜 저리 뻔뻔할까???

나한테 만원 바꿔줄 잔돈 있었음 그 자리에서 바꿔주고 싶었다.

일종의 동병상련이랄까.

2000년부터 언니가 가게를 했는데, 그때부터 장사하는 사람 마음이 다 내 마음 같고, 서비스업 사람들이 다 가엾게 느껴져서 짠할 때가 많았다.

하다 못해 귤을 산다 해도 하나 더 달라는 말을 절대 못하겠더라.

며칠 전에는 지난 주에 신발을 사서 그 자리에서 신고 가신 손님이 한쪽 발이 아프다며 다른 새 신발로 교환해 달라고 오셨다.

어찌나 황당하던지...

사람마다 손이 짝짝이듯이 발도 짝짝이다.  그래서 한쪽 발이 더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하다.

그럴 경우 기계로 신발을 늘려준다.

기막힌 건 그 손님은 29000원이 원가인 신발을 우격다짐으로 27000원에 사갔던 사람이라는 것.

안 신고 가져왔음 모를까, 내가 본 것만 해도 세번인데, 몇 번 안 신었으니 새걸로 가져가게 해달란다.

대한민국 모든 주부가 더 그렇게 억척스럽기만 하고 경우 없는 것은 물론 아닌데, '아줌마'라고 지칭할 때의 그 느낌에는 양심 없이 무조건 깎기, 거저 먹으려 드는 속셈... 뭐 이런 게 잔뜩 얹어진 느낌으로 다가온다.

특히 장사해 보니, 아줌마 너무 무섭다.

3주 전쯤 왔던 한 외국인은 자신이 입은 옷이 아줌마 같아 보이냐고 걱정한다.

안 되는 영어로 어찌나 애썼던지... "You look young lady...." 뭐 이런 식으로 대답했던 것 같다...;;;;;;;

그 이도 한국에서 '아줌마'라는 단어가 어떻게 쓰여지는 가를 알고 있었나 보다.

그런데 매장에 앉아 있음 '아줌마 이거 얼마예요!"하고 외치는 아줌마와 학생들이 꽤 있다.

우쒸... 내가 아줌마 같냐고...T^T

요새는 그리 부르면 불쾌해 하므로 대개 '언니'하고 부른다.  나 역시 50대 손님까지도 통상 언니라고 부른다.

그렇게 아줌마!하고 부르는 손님은 사가지도 않는다. 대체로 길 물어본다.(ㅡㅡ;;;)

나는 길 안내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런 사람들한테는 싸늘하게 말해준다.

체체... 그래서 귀찮아도 치마 입고 나오고 샌들 신고, 더우니까 렌즈도 끼고 외출한다.

(사진 펑!)
과도한 합성 사진은 정신 건강에 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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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8-09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그게.. 글을 한참 열심히 읽는데.. 어.. 그러니까...
갑자기.. 아래 덩그라니 놓여진.. 사진은.. 어.. 그게.. 참...
어찌나 당황스러운지..;;;;

비로그인 2006-08-09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쨌든... 마노아님, 그럼 남자는 뭐라고 불러야 좋을까요?^^a
언니, 는 부담스러울 것 같고.. 누나라고 해야 하나요?
아니면 아가씨? 혹은 미녀님? 어느 것이 손님입장에서 가장 좋을까요?^^;;;;;;

마노아 2006-08-09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핫, 제가 놀라게 해드렸군요. 제가 좋아하는 대만 배우예요...;;; 합성은 제 후배가 해줬답니다..;;;;
우리 가게는 남자 손님이 와서 사갈 게 없기 때문에 거의 여자 손님이지만, 남자분들은 대체로 호칭을 안 불러요. "저기요." 이런 식이죠^^;;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가볍게 "언니야~"라고 부르는 것 같아요. 예전에 제가 알바하던 시절 사장님이 절 그렇게 불렀거든요. 학생이라면 '누나'라고 부르면 귀엽죠^^ 하핫, 고민되겠어요^^ㅎㅎㅎ
 

피곤해서 그런가?

요새는 발바닥이 욱신거릴 때가 많다.

예전부터 언니가 피곤하다고 발 맛사지 해달라고 조를 때가 많았는데, 요샌 내가 조르고 싶은 심정이다.

신발 신을 땐 잘 모르다가도 집에  와서 맨발로 있으면 발바닥이 여간 아픈 게 아니다.

허헛... 내가 인어공주도 아니고 말이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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