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월 말부터는 걸어서 출근하고 걸어서 퇴근하고 있다. 출근은 계속 걸어서 했고, 퇴근은 다른 곳에 가야 할 일이 없다면 걸어서 왔다. 비탈진 산길을 걸어 올라가야 하므로 운동화는 필수. 내일은 꽃단장하고 출근할 계획인데 신발 때문에 고민이다. 버스를 탈 것인가, 패션을 포기할 것인가!
2. 벚꽃 흐드러지게 핀 계단길을 내려가면 직장에 도착한다. 힘들게 올라가서 땀을 씻으며 내려가는 길이다.
왼쪽은 화창했던 어느 날, 오른쪽은 비와서 벚꽃 떨어지던 어느 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철쭉이 흐드러지게(자지러지게) 피어 있다. 무척이나 매혹적인 색깔이다. 옷으로 입으면 무척 촌스러울 색깔이지만 자연 속에서 꽃이 입을 수 있는 옷으로는 최고로 화려한 색이 아닐까.
3. 4월 급식부터는 학생들의 레시피 공모를 받았다. 간택(?)된 학생은 그날의 후식을 두배로 받아 친구와 나눠먹을 수 있는 혜택을 준다.
그리하여 첫타자로 뽑힌 레시피로 구성된 '딸기 데이'
아해들의 관심과 기대가 높았고 나 역시 무척 설레며 기다렸다. 김치볶음밥이 다소 말라 있었지만 그건 아마도 내가 점심을 늦게 먹어서 밥통이 열려 있어서 받이 마른 것 같고... 딸기와플은 딸기 호떡이었지만 내 입맛에 잘 맞았다. 갈아만든 딸기쥬스도 좋았지만 슬러시 형태여서 너무 추웠다.
이어서 5월의 레시피도 공모를 했는데 3개 공모작 중 학생들의 몰표를 받아 당선된 것은 '블루베리 데이'다.
저기 저 메뉴에서 '딸기' 대신 '블루베리'로 갈아타면 되면 메뉴였다. 창의력 하고는..ㅡ.ㅡ;;;;
이러다가 각종 과일데이로 매달 하나씩 나올 지도... 암튼 블루베리 데이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
4. 주말에 드디어, 기어이, 마침내! 허니버터 칩을 먹어보았다. 운동 갔다가 돌아오는 길, 포도를 사려고 마트에 들어갔는데 맛동산과 홈런볼을 묶어서 허니버터 칩을 파는 게 아닌가! 오오오옷, 묶음 메뉴지만 드디어 허니를 만났다는 기쁨에 두봉지를 사갔다. 한묶음에 4,600원. 합계 9,200원. 과자에 돈 만원을 쓰다니....;;;;;
온 가족이 다 함께 시식했다. 맛났당! 달달한 맛동산이 내 입엔 더 좋지만, 궁금했던 게 가장 큰 이유였으니까 아무튼 득템!
이틀 뒤 운동 다녀오는 길에 다시 마트에 들렀다. 커피를 사려고 간 거였는데 매대를 보니 역시나 세 봉지가 한묶음으로 잡혀 있다. 그런데 뭔가 다르다!
비슷한 봉지, 비슷한 이름. 그러나 너의 정체는 허니통통!!!!!
얍삽하다, 마트여! 전날 사갔던 사람이 착각하고 다시 사가기 딱 좋구나!
5. 손톱이 처음 부서졌던 건 4년 전 다이어트를 했을 때였다. 영양 부족이지 싶었다. 그후로도 계속 부서졌던 건 수영장 표백물 때문이겠거니 했다. 혹은 내가 매니큐어를 너무 자주 발랐나? 뭐 그 중 하나겠지 싶었다. 그런데 수영 쉬고 한달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손톱이 부서지고 있다. 조금이라도 길러서 네일 케어를 한번 받을 생각이었다. 네일 아트반을 맡았으니 눈여겨 볼 겸, 손톱에 영양도 줄 겸! 하지만 계속 부서져서 너무 짧아진 터라 네일 샵을 갈 수가 없네. 그냥 영양제 사다가 발랐다. 영양가 없는 손톱 같으니!
6. 3년 전에 헬쓰를 할 때 오른쪽 무릎이 아팠었다. 직후 이사를 하면서 너무 많은 짐을 날라서 무릎과 발목이 많이 아팠더랬다. 그리고 꽤 시간이 흘렀는데 여전히 오른쪽 무릎은 다소 불편했다. 삐걱거리는 느낌? 재차 헬쓰를 시작하면서 런닝 머신을 썼더니 여전히 오른쪽 무릎이 아프다,고 느껴진다. 3년 동안 두 차례 엑스레이 찍어봤는데 이상은 없었다. 이게 기계에 안 잡히는 어떤 통증인지, 혹은 심리적으로 내가 계속 인식해서 느껴지는 아픔인지 통 모르겠다. 일단은 조심하자는 차원에서 런닝머신보다는 자전거를 타야겠다.
7. 핸드폰에 만보기 어플이 깔려 있다. 출퇴근으로 5,000보 정도가 나오고, 런닝머신 4km정도 걸으니까 하루 만보는 거뜬하지만,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있을 때에만 체크가 되니까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러다가 미밴드를 알게 되었다.
요렇게 생긴 팔찌형 밴드인데, 핸드폰과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있다. 손에 차고 있으니까 내 움직임을 포착해서 내 운동량을 알려준다. 그리고 잠잘 때의 움직임을 분석해서 총 수면시간과 숙면시간도 파악해 준다. 신기한 물건일세!
오늘 나는 2만 걸음에 육박하는 움직임을 보였으니 소모 칼로리는 대단하진 않아 보인다. 아니, 큰 건가?
이건 순전히 배드민턴 대회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많이 뛴 것에 비해서는 소박하구나.
치맥으로 거하게 섭취해 주었는데....;;;;
8. 앱알림 기능 등 여러 개가 있지만 일단 내가 주목하는 건 운동량과 수면 시간 체크다.
지난 밤에 나는 6시간 1분을 잤다. 00시 25분에 컴퓨터를 껐는데 3분여 만에 잠들었구나.
숙면은 1분 모자란 3시간. 얕은잠이 더 긴게 속상하다. 그나마 처음 체크했던 날은 숙면이 2시간이 안 됐는데 한 시간은 더 깊게 잤으니 다행! 오늘은 많이 움직였으니 더 깊이 잠들 수 있지 않을까?
9. 배드민턴 대회는 원래 나가려던 게 아니었는데, 원래 나가기로 한 직장 동료가 감기로 심하게 앓는 바람에 하루 전에 급조된 참가자가 되었다. 배드민턴 채는 5년 만에 잡아보았다. 무척 즐겁게 운동했지만 전패. 우리 팀의 첫 상대가 이번 대회 우승팀이었음..ㅜ.ㅜ
처음엔 비치된 배드민턴으로 치다가, 나중에 연습게임 때 전문가 것을 써봤는데 엄청 가볍고 좋은 것이다. 신나게 쳤는데 어느 순간 손톱 밑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어이쿠!
마침 보건샘이 계셔서 처치해 주셨다. 약 바를 때아플 거라고 했는데 안 아파서 안심했지만 삼초 뒤 무진장 쓰라렸음...
손톱이 상태가 안 좋아서 안쪽이 벌어졌던 게 아닐까 의심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음.
불편해서 퇴근 전에 풀렀는데, 아까 샤워할 때 아파서 머리를 제대로 감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다시 밴드 붙였음.ㅠ.ㅠ
10. 많은 일들이 있던 한주였다. 정말 바빴고, 정말 화가 났었고, 정말 서러웠던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걸 다 쏟아내기에는 이 잔인한 4월에 너무 염치가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