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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9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종국, 완결 ㅣ 미생 9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드디어 다 읽었다. 한참 늦었지만 결국 마무리까지 다 보았다. 시원하다!
드라마 편에서는 오차장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계기에 장그래의 실책이 두드러져 보였는데 만화로 보니 그 정도는 아니었다. 아무래도 드라마는 좀 더 과장하는 경향이 있지 않을까.
전무 이야기도 그렇다. 원작 만화에서는 장그래의 통화 내용을 들으며 전무가 감탄하는 부분이 나온다. 이 부분은 드라마가 장그래의 장점보다 미성숙을 더 부각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그를 정규직으로 만들기 위해서 직장 동료들이 고군분투하는 장면은, 뭐 감동적이긴 하지만 너무 동화같지 않은가. 오히려 옥의 티로 보였다. 원작만화는 그의 계약 해지 부분을 아주 깔끔하게 처리했다. 구구절절 설명하지도 않고 눈물을 보태지도 않았다. 훨씬 감정 전달이 잘 됐다. 역시 윤태호!
그러나 드라마 쪽은 또 캐릭터를 아주 잘 살렸다. 김대리가 회사를 그만두는 과정과 재취업도 아주 자연스럽고 박수칠 만한 분위기로 만들었다. 한석률이나 장백기, 그리고 안영이 캐릭터도 좋았다. 다만 요르단에서의 장그래 활약은 무협 활극을 보는 것 같아서 말이다. 그건 쫌 심하게 오버였다.ㅎㅎㅎ
바둑 만화이니 바둑 이야기도 해보자. 조훈현 9단은 결국 녜웨이핑을 이겼다. 승부의 결과야 이미 알고 있던 것이지만 승부 이후 조훈현 9단이 자신의 미래를 내다 보는 모습에서 고수의 제자 키우기란 이런 건가 싶어 섬뜩하기도 하고 외롭게도 보였다. 승부의 세계란 이런 것일 테지.
작년 한 해에 본 가장 괜찮은 드라마는 미생이었다. 작년엔 드라마를 몇 편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당당히 손꼽을란다. 작년에 본 만화책 중에서도 미생이 으뜸이었다. 새로 본 만화책이 많지 않았지만 기존의 연재작을 모두 포함해도 말이다. 미생 후속편이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다. 즐겁게 기다려 보련다. 만화도, 드라마도. 모두모두 환영이다.
제목이 참 좋다.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사실 우리 모두가 미생이 아니던가. 완생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세상의 모든 장그래들을 응원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자연인들을 또 응원해 본다. 미생이어서 아름다운 인생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