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에는 가족들과 오션월드에 다녀왔다. 가족과 함께 처음 가는 워터파크였고, 실외로는 나도 처음이었다. 내가 가본 거라고는 영등포의 씨랄라가 유일했으니까.
새벽같이 일어나서 김밥 말아서 셔틀버스 타고 강원도로 향했다. 갈 때는 한시간 20분 걸렸는데 돌아올 때는 2시간 20분 걸렸다.
버스에 오르고 퍼뜩 생각이 났다. 쓰려고 미리 준비해 두었던 모자를 집에 두고 왔다는 걸.
자외선은 피해야 했으므로 문앞에서 야구모자를 하나 샀다. 흐미, 17,000원이나 하네. 비싸.ㅡ.ㅜ
각오는 했지만 사방팔방 어찌나 비싼 물가를 자랑하던지... 코인 충전한 팔찌에서 빠르고 힘차게 돈이 빠져나갔다.
흐릴 거라는 예보는 보았지만 비가 올 줄은 몰랐다. 물놀이 시작하자마자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나올 때는 어마어마한 굵기로 비가 내렸다. 그러나 그 비보다 더 슬펐던 것은 방수팩까지 준비했건만 침수되어버린 나의 폰..ㅜ.ㅜ
방수팩은 불량이 아니었다. 다만 언니한테 전화할 생각으로 지퍼락을 닫지 않고 있다가, 너무 추워서 무심코 온탕에 들어갔다가 핸드폰이 꼬르륵 잠겼을 뿐..ㅜ.ㅜ
마침 문자 두개가 와 있었는데 미처 확인을 못했다. 중요한 문자이거나, 기다리는 문자일까 봐 애가 탔다.
집에 와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밥통에 신문지 깔고 보온 상태로 건조시키란다. 누구는 두시간이라고 하고 누구는 24시간이라고 하는데, 오래 뒀다가 더 망가질까 두려워서 2시간 뒤에 꺼냈다. 어찌나 뜨겁던지, 선풍기 앞에 놓고 한참 식힘...;;;;
핸드폰을 켜보니 전원은 들어온다. 급히 문자를 확인해 보니 알라딘 중고책 알림 문자...(....;;;;)
근데 유심 인식을 못한다. 하아, 금요일은 광복절이란 말야..ㅜ.ㅜ
큰조카는 구입한 지 한달 밖에 되지 않은 안경을 잃어버렸고, 언니는 아이폰 충전잭을 잃어버렸다.
내 폰은, 유심외에는 멀쩡하다는 전제를 해두면, 비교적 저렴한 피해랄까..;;;
물에 잔뜩 젖은 래쉬가드를 빠는데, 유독 형광 주황색이 물빠져서 다른 옷까지 물들어 버렸다.
언니랑 엄마 옷이 그랬다. 핑크색인 내 옷은 멀쩡. 결국 언니 옷과 엄마 옷은 환불받았다.
물놀이 한번 다녀왔을 뿐인데, 뭐 이리 피곤한지.....
금요일은 날이 정말 화창했다. 시청 광장도 화창했다. 다행이었다. 전날 비오고 이날 비오지 않아서...
광장에는 약 오만명의 시민들이 모여 있었고, 여러 단체들이 깃발을 세우고 함께 했다. 광장으로 가는 동안 마주친 수많은 파업 노동자들, 연대 시민들과 마주쳤다. 마침 교황님이 오신 때였고, 소외되고 억압받는 많은 사람들이 자그마한 희망의 불씨를 피우고자 기대를 모았다. 강정, 밀양, 쌍용자동차, 씨앤앰 비정규직 등등등... 채 열거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게, 어느 순간 굉장히 복받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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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잠시 고민이 됐었다. 전날의 여파로, 너무 피곤했다. 게다가 아침 일찍 큰씨스터 심부름 하느라고 잠도 부족했고, 래쉬가드 환불 받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더니 좀 쉬고 싶었다. 그럴 때 망설이지 말고 가라고 다그쳐주는 게 바로 우리 카수님! 혼신을 다해 노래하겠다고 한 다짐 그대로 영혼을 다해 노래를 불러주었다. 사랑한다는 말은 사랑하는 여자에게만 하지 팬들에게는 해주지도 않는 초시크한 카수님은, 걱정 많을 팬들을 위해 자신이 이런 행보를 할 수 있는 건 자신감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방송에 못 나가도, 해코지를 당해도, 내 실력이면 어디 가서 굶진 않을 거란 자신감. 멋있고, 힘이 되고, 고마웠다. 기꺼이 깃발이 되어주는 존재!
그랬는데도 대통령께 한마디 하겠다고 했을 때는 나도 모르게 가슴을 쓸어내려....;;;; 대체 대한민국에 표현의 자유라는 게 있기는 한가? 그건 먹는 건가요??
FALL TO FLY
이 노래는 전주만 들어도 늘 울컥하고 만다. 비상을 위한 추락... 우리에게 추락만 있고 비상이 없을까 봐, 추락하는 것에 날개가 없을까 봐, 두려움 속에서, 그럼에도 포기하지 못하는 희망을 잡으려는 마음으로 듣게 된다.
무겁죠 무섭죠 그대 앞에 놓인 현실이
배운 것과 달리 깨우침과 달리 점점 달리 가죠
알아요 보여요 끝이 없어 주저앉고픈
일만 하는 나와 얻지 못한 나의 고단한 지금들을
착한 그댄 실패들을 거부할 수 있는 힘이 없어요
곱이곱이 시련마다 선택의 지혜가 쌓이죠
fall to fly 날기 위해 내게 날개가 있다는 걸 알기 위해
닫혀진 문 앞에 언제까지 서성일 거죠
우물쭈물 말고 뛰어보는 거죠 포기의 용기로
날아요 날아요 날아올라요
fall to fly 날기 위해 내게 날개가 있다는 걸 알기 위해
견뎌요 ( 거친 바람 달려든대도 ) 맞서요 ( 거센 비에 휩쓸린대도 )
우뚝 솟은 어깻죽지에 ( 푸득거리며 ) 비상의 날개짓 그 날은 오죠
착한 그댄 실패들을 거부할 수 있는 힘이 없어요
곱이곱이 시련마다 선택의 지혜가 쌓이죠
fall to fly
fall to fly 날기 위해 내게 날개가 있다는 걸 알기 위해
fall to fly 날기 위해 내게 날개가 있다는 걸 알기 위해
견뎌요 맞서요 꿈은 이루어질 거예요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준 노란 리본. 옷핀이 너무 약해서 가방에 달고 다녔는데 금세 잃어버렸다. 튼튼한 옷핀으로 갈아타야겠다.
교황님 가슴에도 달려 있던 노란 리본을, 대통령 가슴에서는 보기 힘들었다.
영화인들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에 동참했다. 고맙다. 이분들은 까방권 획득!
강풀 작가의 메시지도 울림이 크다.
거기 사람이 있었고, 여기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그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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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금요일밤, 지난 일요일에 다쳐서 멍든 타박상이 좀처럼 차도를 보이는 것 같지 않아서, 이제 온찜질을 해볼까~ 하고는 전자렌지에 찜질팩을 돌려서 맛사지를 해줬다. 그리고, 화상 입었...;;;;
엉엉, 넘넘 뜨거워. 멍들어 검어진 부분이 발갛게 익어버렸어ㅜ.ㅜ 닷새나 되었는데 냉찜질을 더 했어야 했단 말인가.ㅜ.ㅜ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토요일 아침에 병원에 들렀다. 대기 시간 40분..ㅡ.ㅡ;;;
하아, 핸드폰이 더 급해서 병원은 월요일에 가기로 하고 나왔다.
수리점에 도착했더니 유심 불량이라며, 이건 통신사 쪽으로 문의하란다.
그래서 가까운 대리점에 갔더니 주말이어서 유심 개통 안 된다고... 월요일에 다시 오라고.....
이럴 줄 알았으면 병원 진료나 받을 것을...;;;
친구 약속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그냥 시내로 나와야 했다.
엉엉... 다시 이틀을 기다리래.ㅜ.ㅜ
전화 안 되고 문자 안 되고, 그밖의 것만 되는 스맛폰...;;;;;
헛똑똑이 스맛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