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전국 노래 자랑
안전빵인 영화였다. 갈등 구조와 엔딩까지도 제목을 보는 순간 짐작 가능한 그런 영화. 그렇게 뻔하디 뻔한 영화라고 해서 감동이 없는 건 아니다. 현실은 저렇게 아름다운 엔딩을 장식하기 어렵지만 영화라면 이런 그림도 나쁘지 않지.
오빤 노래 부를 때 가장 멋져. 내가 평생 먹여 살릴게~ 하던 관계는, 연애시절에나 가능했다. 물가는 팍팍 오르고, 전세값은 더 가파르게 상승하는 와중에 꿈을 먹고 사는 남편을 바가지 긁지 않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흡사 영화 '인어공주'를 보는 기분이다. 풋풋했던 전도연이 억척 엄마 고두심으로 거듭나던 과정이 떠오른다. 그래서 엔딩은 지나치게 동화같은 이야기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끝내 이혼했다~ 뭐 이런 결말보다는 낫지 싶다.ㅜ.ㅜ
김인권이 노래 잘 한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게 대학병원인지, 메디컬시티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김인권이 레지던트인지 인턴인지로 나오던 드라마가 있었다. 거기에서 화장실에 숨어서 라디오 방송국에 전화해서 라이브로 노래 부르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때도 오! 했던 기억이 난다. 사진 속의 두 사람은 참 풋풋하다. 처제 커플도 상큼했고, 할아버지와 손녀는 뭉클하게 만들었다.
신은경이 양악수술을 한 직후에는 그 드라마틱한 얼굴 변화에 무척 놀랐었는데, 간만에 본 신은경은 그때의 감탄은 사라지고 뭔가 어색해 보였다. 뭐랄까. 좀 아파 보였달까? 거의 우정출연 만큼의 분량이긴 해도 뭔가 배역과 이미지가 녹아들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 좀 안타까웠다. 반짝반짝 빛나던 배우였는데 세월의 힘 때문이 아니라 뭔가 좀 운이 없는 기분?
드라마틱한 뒷모습의 주인공 여기 또 있다. 머릿결만 보면 감탄하게 만드는 김태원은 정면을 보여주는 순간 뜨악~하게 만들어서 큰웃음을 주곤 한다. 그래도 코코아 광고.. 뭐더라? 미떼? 그때가 최고였지.
★★★☆
36. 셰임
스승의 날이었는데 CGV에서 교원증 가져가면 무료 관람이 가능했다. 냉큼 가서 보게 된 영화는 셰임. 섹스중독자 주인공이라니, 무척 자극적인 설정이라고 생각했고, 또 무수한 섹스씬이 나오지만 그게 야하게 보이지도 않고, 또 이렇게 슬픈 섹스도 다 있나 싶은, 엄청 외롭고 외로운 영화였다.
캐리 멀리건은 긴 머리보다 짧은 머리가 훨씬 예쁘다. 또 금발이 무척 잘 어울리는데 이 영화에서는 재즈 가수로 나온다. 브랜든의 아파트에서 샤워하다가 도둑이 든 줄 알고 깜놀한 브랜든이 문을 확 젖히는데 발가벗은 그녀가 그닥 가리려는 노력도 하지 않아서 두 사람이 과거 연인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오누이 사이. 음, 쟤네 문화에서는 저런가? 하고 쫌 놀랐다.
그녀가 노래를 부를 때 제법 길었던 그 장면을 자르지 않고 긴 호흡으로 보여주는데 브랜든처럼 어쩐지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다. 유부남이면서 부하 직원의 여동생을 하룻밤 상대로 만들어 버리는 나쁜 상사가 화났고, 그런 사람한테 휘둘리는 그녀도 갑갑했다. 얼마만큼 외로우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되는 것일까? 단순히 외로움 때문에 세상의 모든 불륜이 일어나는 건 아닐 테지만...
브랜든은 하루 온종일 머리 속에서 섹스 생각만 한다. 그의 컴퓨터에는 온갖 종류의 포르노물이 깔려 있고, 검색 키워드도 관련 단어들 뿐이다. 돈을 주고 사람을 사기도 하고 바에서 만난 여자와 거리에서 섹스를 하기도 한다. 회사에서는 화장실에서 자위를 할 정도로 그는 잠시도 쉬지 않고 섹스에 탐닉한다. 하지만 그 관계들은 그를 채워주지 못한다. 그가 호감을 갖고 가까워질 뻔한 여자와의 사이에서는 오히려 잠자리를 갖지 못한다. 그는 단순히 섹스에 미친 남자가 아닌 것이다. 그 자신이 갖고 있는 결핍을 채우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을 뿐.
작품에선 나오지 않았지만 그의 부모님들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 보았다. 브랜든과 씨씨는 이민을 온 사람들이고 둘 모두 관계에서의 결핍을 채우지 못해 방황한다. 브랜든은 비록 직업도 있고 집도 있고, 겉보기에 잘 나가는 뉴요커로 보이지만 말했다시피 섹스중독자이고, 여동생 씨씨는 수없이 자살 기도를 하고 정처 없이 떠돌면서 사랑을 갈망하지만 여전히 외롭고 또 외롭다.
내 짐작에 두 오누이는 자라면서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치명적인 상처가 있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어려서 채우지 못한 그 결핍이 이미 어른이 된 뒤에도 이들의 가슴을 채우지 못하게 만들어서 계속 방황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의 결핍을 알고 있다. 브랜든은 그걸 섹스로 채우려고 하지만 그가 부끄럽게 여기는 것처럼 그 관계들은 모두 인위적인 것들이지 사랑이 동원된 것이 아니었다. 반면 여동생 씨씨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자들에게 자꾸 농락 당한다. 누가 봐도 뻔한 관계를 본인 혼자 순정을 담아 이어나가려 하고, 역시 서로의 사랑을 담지 못한 이런 관계는 금방 끝나버리고 만다. 끝없는 되돌이표다.
영화의 거의 끝 부분에서 브랜든은 섹스의 끝을 달린다. 상대가 여자건 남자건 가리지 않았고, 하나든 둘이든 가리지 않았다. 그때 이 남자의 표정은 거의 절망에 가까웠다. 한없이 쇠퇴한, 끝없이 외로운,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는 그런 절박한 눈빛을 보여주었다. 몸도 훌륭한 배우였지만 연기는 더 끝내주었다.
마이클 파스벤더. 필모그래피를 보니 엑스멘 퍼스트 클래스에서 매그니토 역을 맡은 배우였다. 아핫, 그래서 익숙한 느낌이었구나. 다음 작품이 또 기다려지는 배우다. 캐리 멀리건도 마찬가지로!
침대 시트의 주름만 보이는 이 포스터가 더 마음에 든다.
가만! 감독 이름을 보니 전에 사진전 보고서 엄청 마음에 들었던 그 스티브 맥퀸이랑 같은 사람인가? 아님 동명이인???
★★★★★
37. 몽타주
정근섭 감독의 데뷔작이라고 알고 있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첫작품답지 않은 노련함이 보였달까.
범죄스릴러 작품은 대개 희생자의 편에 감정이입을 하게 되므로 보는 내내 참 힘들 때가 많다. 그래서 마지막에 나쁜 놈이 꼭 죄값을 받고, 그래서 희생자 가족의 억울함이 아주 조금은 해소되기를 바라게 된다. 그런 면에서 '내가 살인범이다'는 무척 재밌는 영화였다. 그리고 이 영화도 그랬다.
사실 어느 정도는 얼핏얼핏 다른 영화들을 떠오르게 했다. 살인의 추억과 오로라 공주가 그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영화의 주인공은 이 영화의 주인공 김상경과 엄정화로 겹친다. 하하하하...
15년을 사이에 두고 똑같은 유괴 사건이 벌어졌다. 두번째 사건은 앞서 있었던 사건의 재현이었다. 범인은 공소시효도 이미 지난 옛 사건을 완성하기 위해 완전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이때 연출이 재밌어진다. 약간의 시간 차이를 두고서 두개의 시간 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15년이 지나서 다시 한번 범인을 잡기 위해 애쓰는 전직 형사 김상경과, 아이를 잃고 살았던 15년의 세월을 갚아내기 위해서 미친듯이 뛰어다니는 엄마 엄정화의 시간까지 두개의 축이 움직인다. 그리고 영화의 결정적인 부분에서 그 축이 만난다.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범인의 실체를 확인했을 때와,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범죄자의 면전에 찬물을 확 끼얹어 주던 계약이 이루어지던 순간에 말이다. 그런다고 해서 잃어버린 아이를 되찾을 수는 없지만, 지난 시간의 상처가 아물 것 같지도 않지만, 그래도 그놈이 발 뻗고 자는 것은 보지 못하는 마음으로 크게 공감을 해버리는 것이다.
김상경이 아이 아버지가 되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연기가 더 깊어진 듯해서 좋았다. 엄정화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긴 하지만 '댄싱퀸'과 같은 영화는 200%의 싱크로율로 어울리는데 이 영화는 이미지가 좀 안 맞는 듯했다. 그러니까 '오로라 공주'에서도 비슷한 역할이긴 했지만 거기서는 커리어우먼의 옷을 입고 있어 잘 어울렸는데, 이 작품에선 아주 초췌한 몰골로 나오니 그게 그녀의 지나치게 짙은 쌍커풀과 어울리지를 않는다. 음, 미안하지만 성형이 지나치게 많이 된 얼굴이어서 안 어울려 보였다. 아쉬운 부분이다.
내가 살인범이다에서 나왔던 그 배우가 여기선 형사로 나온다. 지나치게 상반된 배역으로 인해 몰입이 힘들었다. ㅎㅎㅎ
★★★★★
38. 고령화 가족
영화를 보기 전에 책을 다 읽고 싶어서 새벽 4시까지 책을 읽었다. 무척 재밌었고 또 무척 슬프기도 했다. 뭐랄까. 그러니까 난 이 작품의 주인공들이 남같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이 다르긴 하지만 많이 닮아있기도 한 우리 가족 같아서, 실컷 웃으면서도 울고 싶어지는 그런 기분이었다. 그렇게 소설을 다 읽고 극장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언니와 함께 보는 영화였다. 대부분의 영화를 혼자 보기 때문에 무척 간만의 일이었다.
소설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볼 경우, 영화가 소설보다 좋거나 혹은 소설만큼 좋기는 힘들었다. 그걸 알고 있으니까 대체로 기대를 하지 않고 보려고 한다. 그래도 이 작품에 기대가 절로 됐던 건 출연 배우들이 모두 제대로 연기파였기 때문이다.
윤제문, 박해일, 공효진, 그리고 윤여정! 최고의 라인업이 아니던가! 누구 하나 연기가 빠지지 못하고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다.
사실, 그게 문제였을지도 모르겠다. 출연진 화려한데도 영화 재밌었던 경우는 어벤져스 말고는 흔치 않았던 것 같기도. 아, 도둑들도 좋았지.
암튼, 영화는 원작에 비해서 많이 부족했다. 원작을 보지 못한 언니는 제법 만족스럽게 보는 듯했는데 나는 많이 아쉬웠다. 소설의 '개그'를 담아내는 건 힘들 거라고 여겼지만, 그 담담했던 작품을 신파로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은가!
또 제목처럼 '고령화' 가족이어야 하는데 등장인물들의 나이를 지나치게 대폭 줄여버렸다. 하긴, 원작의 나이를 그대로 살리려면 저 배우들을 모두 바꿔야 할지도...
윤제문이 비록 일부러 살을 찌웠다지만 원작의 오함마는 120kg가 넘는 거구가 아니던가. 박해일이 낼모레 쉰을 앞둔 배역을 주기엔 지나치게 젊다. 마흔 다섯 살이던 미연은 서른 다섯의 미연으로 바뀌었다. 후우... 역시 아쉽다.
세상에서 실패하고 낙오자가 되어 돌아온 자식들에게 끊임없이 고기를 먹이면서 흐뭇하게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이 잘 녹아 있다. 역시 윤여정! 자신이 거둬 먹일 수 있는 그 시간과 순간에 도리어 감사하며 또 자신의 존재감을 더 느끼는 엄마로 보였다. 엄마라는 존재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공효진 참 곱다. 끝내주게 예쁜 얼굴이 아닌데 볼수록 호감형이다. 그녀가 연기하는 캐릭터들도 늘 좋았고. 엄청 패셔니스트이지만 저렇게 소박한 디자인의 드레스도 아주 잘 소화한다. 정숙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였는데, 드레스는 아주 조신하다. 신랑 정말 즐거워 보이네.
영화가 원작보다 좋았던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미용실 그녀(이름이 뭐더라? 영화에서는 예지원)의 팬티가 건조대에 걸려 있는 걸 보여준 것이다. 오함마가 왜 대체 조카의 작디 작은 팬티를 머리에 걸고 자위를 했는가에 대한 시각적 설명이 한방에 된 것이다. 이걸 보고 나니 조카 생각하며 했던 게 아니란 그의 말이 제대로 믿어진다.
★★★☆
39. 위대한 개츠비
소설을 거의 다 읽어갈 무렵에 영화를 보았다. 그러니까 데이지가 호텔에서 뛰쳐나가서 개츠비가 따라간 것까지만 보고 갔던 터라, 영화에서 사고가 일어나고 실제 운전자가 데이지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 무척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휴, 이 남자의 바보같은 순정이란...ㅜ.ㅜ
금발머리 남녀 주인공을 보니 그 옛날 풋풋하던 시절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떠오른다. 당시 디카프리오는 줄리엣을 맡은 클레어 데인즈보다 더 아리따웠다. 세월이 흘러 꽃미남 배우보다 연기파 배우로 거듭난 그에게서 그때만큼 가슴을 왈랑거리게 만드는 유혹의 느낌은 분명 줄어들었지만, 디카프리오는 여전히 매력적인 배우다.
원작에서 개츠비가 첫 등장하는 게 무척 늦었더랬다. 그리고 그가 등장했을 때 그의 미소가 강조된다. 그래서 영화를 볼 때도 디카프리오가 언제 첫 등장할지 엄청 기대했었다. 그런데 이날 극장까지 걸어갔던 나는, 그 중요한 순간에 그만 깜박! 졸고 말았다. 닉이 파티에 초대되어 주인장이 누군지 몰라 하던 시점까지는 봤는데, 정말 아주 찰나의 순간 졸아서 개츠비의 첫 등장을 놓치고 만 것이다. 아쉽다.ㅜ.ㅜ 그 부분을 꼭 보고 싶었는데...
토비 맥과이어가 이 역할에 잘 어울릴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런데 사진으로 보니 또 별로인 느낌...;;;;
물랑루즈와 같은 화려한 영상을 기대했고, 그 기대는 배신당하지 않았다. 바즈 루어만은 자신의 장기를 잘 살렸다. 영상을, 화면을, 쇼를 갖고 노는 느낌?
캐리 멀리건이 입고 나오는 드레스를 보는 재미도 컸다. 지나치게 화려하고 사치스럽고, 그야말로 제대로 된장녀였지만, 아무튼 눈은 즐거웠다는 것!
김어준이 그랬다. 연애란 자신의 바닥을 보게 한다고. 자신도 자신이 이 정도로 형편없을 줄 몰랐는데, 연애를 해보면 그 바닥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고. 데이지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결혼 직전 진주 목걸이를 끊어버리며 개츠비를 그리워했던 순정 넘치던 그녀도 데이지의 모습이다. 그러나 개츠비처럼 사랑에 맹목적으로 돌진할 수 있을 만큼 그녀는 순수하지 않았다. 애초에 개츠비가 이 정도의 거부가 되어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흔들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개츠비는 데이지가 그런 여자라는 걸 알고 있다. 그녀가 (큰)돈없이 살 수 있는 인물이라고 여기진 않았지만, 자신의 죽음 앞에서도 그렇게 냉정해질 수 있는 여자라고까지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의미로 위대하게 보일 수 있는 이 인물은 그래서 더 가엾게 느껴진다.
원작 소설은 민음사 번역으로 읽었는데 나는 좀 불만스러웠다. 시간이 더 흘러서 다시 만나고픈 마음은 있지만 그때는 다른 번역으로 읽어보고 싶다. 어쩌면 개츠비를 더 잘 이해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
40. 애프터 어스
어쩌다 보니 연속으로 세번 글을 날려 먹고...;;; 다시 심호흡하고 써본다. 앞에 썼던 이야기들, 다시 못 쓰겠다. 힘들어.ㅜ.ㅜ
윌스미스와 아들 제이든 스미스가 주연이다. 영화 속에서도 두 사람은 부자관계로 나온다. 3072년의 지구. 이미 천 년 전에 대재앙으로 멸망한 지구는 인간이 살 수 없는 혹독한 환경으로 변해버렸고, 인간의 공포심을 더듬이로 사용해서 인간 사냥을 하는 괴수가 장악한 땅이 되어버렸다. 행성 최고의 장군인 윌 스미스. 그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적을 무찌른 전설의 사나이다. 그러나 아들은 자신을 살리고 대신 희생된 누나의 기억으로 최고의 점수를 받았음에도 실전에 투입되기엔 아직 이른 어린 전사다.
우여곡절 끝에 지구에 불시착했고, 살아남은 사람은 아버지와 아들 둘 뿐이다. 아버지는 응급상황이 요구되는 부상을 입었고, 아들은 구조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아버지가 영상으로 가이드를 해주었지만 여러 방해와 위기로 아들은 절반 지점에서 돌아오라는 명을 받는다. 하지만 그대로 전진을 결정한 아들은
목적지에 이르는 과정에서 아버지처럼 전사로 거듭난다. 누나에 대한 미안함과 아버지에 대한 동경과 원망 그 모두를 떨쳐내면서...
등장인물도 초반을 제외하면 단 두 사람뿐이고, 무려 31세기를 배경으로 한다기에는 SF적 설정도 덜 신선했다. 샤말란 감독은 식스센스만큼의 놀라움과 재미를 그 이후 잘 못 보여주는 듯. 하긴, 그 이후 내가 찾아본 영화가 많지 않기는 하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보기엔 좀 괜찮을지도. 나야 이날까지 써야 하는 영화표가 있어서 공짜로 봤으니 큰 불만도, 큰 재미도 없었다. 그저 무난할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