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쑤 감성앨범 사랑 R ep-007
Design Earthoo
절판


예전에 40자 평을 썼다는 것은 방금 생각났다.
그치만 사진을 이미 찍었으니 마저 올려본다.
난 이 앨범을 알사탕 경매로 구매했다.
고백하자면, 알라딘에서 알사탕 경매로 앨범만 세 개를 구매할 수 있었다.
지금도 좀처럼 마주치기 힘든 행운이었다.

스크랩북인데, 얼마 전에 나는 이 앨범에 이승환 공연 티켓만 모아서 붙였다.
갖고 있던 티켓앨범은 너무 작았고, 티켓을 접거나 잘라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비어 있던 이 앨범을 떠올린 것이다.
처음 몇 장은 검은색 내지다.
아주 오래 전에, 초기에 드팩질 하던 시기에 받았던 스티커를 붙여보았다.
당시 저 스티커는 어떤 옷을 사면 받을 수 있던 거였는데 사람들은 차 유리에 붙이더만, 차가 없는 나는 이렇게 스크랩 북에 붙여본다.
꿈공장이라니, 이 얼마나 근사한 이름인가!

한 사람의 공연이건만, 표의 모양새가 다양하다.
인터파크에서 예매하면 모두 똑같은 모양새가 나오지만,
지방 공연을 하면 그곳 예매처에 따라서 티켓 디자인이 바뀐다.
그 밖에 방송국 공연이나 어떤 축제 등등, 그가 나서는 무대가 바뀜에 따라 표도 옷을 바꿔입는다.

때로는 옷에 붙이는 스티커가 입장객을 표시해 주었고,
축제 같이 장시간에 걸쳐 넓은 공간에서 벌이는 공연은 주로 손목밴드를 이용했다.
한 시즌의 같은 공연도 지역이 달라지면 공연의 분위기가 달라지므로 나는 참 부지런히도 다녔다.
물론, 나 정도를 극성스러운 빠로 보기엔 부족하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엔 전국 투어도 모자라 해외 공연까지 다녀오는 경우도 보았다. 돈만 있어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 시간과 에너지와 열정을 같이 겸비해야 한다. 복받은 사람 같으니!

스카치 테이프는 나중에 끈적이게 될 수가 있어서 매직테이프로 붙였다.
그래서 좀 덜 이쁘다.
삼각형 모양의 테이프 틀은 많지가 않아서 다 쓸 수가 없었다.
기억나는대로 관련 공연 날짜와 간단한 정보를 적었다.
꽤 오랫동안 공연을 몰래 다닌 터라, 언니한테 들킬까 봐 표를 찢어 없애기도 하고, 직장 동료에게 맡겨둔 채 못 찾아온 것도 많다.
그랬다는 걸 이 책을 정리하다가 떠올랐는데 수년이 지났지만 분노지수가 마구 상승했다.
그렇게 바보같이 눈치보며 살았다니!
이제는 그렇게 알라바이를 만들어가며 몰래 공연을 가지는 않지만, 자랑하며 소문내며 다니지도 않는다. 여전히 우리 집에서 이런 나를 보는 시선이 좋지 않다.
그러거나 말거나! 스크랩북은 앞으로도 계속 채워질 것이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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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4-28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해요!
저는 버리지는 못하고 상자에다 쳐박아뒀어요 ㅎㅎㅎ

마노아 2011-04-28 20:46   좋아요 0 | URL
헤헷, 그래도 휘모리님은 모아두긴 했군요. 버리긴 아까워요. 게다가 비싸서리..ㅎㅎㅎ

무스탕 2011-04-29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맘만 생각해도 공장장님이 마노아님을 알것 같아요. 이젠 공연에 마노아님이 안보이면 섭섭해 하실걸여? ^^

마노아 2011-04-29 12:41   좋아요 0 | URL
앞자리 사수를 잘 못해서 과연 내 얼굴을 알까 싶어요.
그래도 얼핏얼핏 지나친 얼굴로 기억하지 싶기도 하고요.
게시판에 글을 많이 쓰고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면 아마 충분히 기억할 텐데, 그러진 않거든요. 여기서만 이승환 얘기를 하네요.ㅎㅎㅎ

버벌 2011-04-29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아 --> 다른 말이 필요 없네요. 그냥 우와아~

마노아 2011-04-29 23:49   좋아요 0 | URL
헤엣, 저의 소중한 재산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