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이름이 맴돌고, 추억이 머릿 속에서 서성여서 자주 눈물을 비쳤다. 미안하고 고맙고, 참으로 서러운 느낌... 

예전에 서재 방문 20만 hit이었던가? 암튼 그 무렵 마태우스님이 총대를 메고 이벤트를 여셨다. 우리는 상품권을 사서 물만두님께 드렸고, 물만두님이 모아진 그 금액으로 다시 이벤트를 열어서 선물을 주셨다. 나도 상품권 참여했는데, 이벤트 당첨으로 더 큰 선물받아서 막 미안하고 좋아하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누군가 생일이라는 걸 알면 그냥 못 지나치고 항상 선물을 주셨던 물만두님.  

그때는 서재 1.0이어서 스크랩 기능이 있었는데 당신 페이퍼가 펌글인데 그걸 다시 퍼가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원글로 다시 퍼가라고 조용히 일러주었던 기억.   

내가 열었던 이벤트에도 참여해 주셨고 그래서 공연 실황 DVD를 보내드렸는데, 여러 dvd 쟁여두었다가 기운 더 떨어지면 나중에 보겠다고 했던 얘기들.  

책에 싸여진 랩핑 뜯을 기운이 없다고 해서 대신 뜯어주고 싶다 생각했던 것... 사소한 기억들이 마구 난다.  

무엇보다도... 2008년 8월에 한참 유행했던 가디언-지젝 10문 10답이었던가? 찾아봤는데 페이퍼가 남아있질 않다. 어쩌면 내 기억이 틀렸을 지도...  

암튼,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질문에 이만하면 내 인생도 괜찮았다... 라고 해서, 그거 읽던 날 마구 울었던 기억도 난다.  

아픈 몸으로, 참으로 힘들었을 텐데... 그럼에도 삶을 긍정하고, 감사하고, 사랑하며 열심히 살았던 모습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고맙고,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부디, 저 세상에서는 건강하게 쉴 수 있기를... 

가족들이, 조금이라도 덜 힘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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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 삶에 영향을 미친 리뷰어의 부고소식
    from 승주나무의 책가지 2010-12-15 00:27 
    나는 장르문학을 잘 접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참 슬펐다. 그의 글을 제대로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문, 철학, 역사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다소 학술적이고 고전스러운 작품들을 많이 접했다. 지금은 장르문학에 대해서 관심갖지 못한 사실이 부끄럽다. 그가 하늘나라로 갔기 때문이다. 평생 장르문학을 읽고 장르문학에 대해서 이야기한 그의 리뷰를 한동안 볼 기회가 있었다. 차분한 어조로 지금까지의 장르문학 계보를 가지고 작품을 바라보는 묵
 
 
전호인 2010-12-14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히 쉬시기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노아 2010-12-14 12:06   좋아요 0 | URL
건강히,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지내셨으면 해요.ㅜ.ㅜ

BRINY 2010-12-14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리뷰 간격이 점점 더 드문드문해진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여느 때처럼 '감기였어요, 앓고 왔어요'하고 돌아오실 줄 알았는데...

마노아 2010-12-14 12:06   좋아요 0 | URL
퇴원하시고서 리뷰를 다섯 편 썼더라고요. 끝까지 책을 놓지 않으시고 버티셨는데...ㅜ.ㅜ

Kitty 2010-12-1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만두님이 미국까지 보내주신 책이 있어요....만두 도장 찍어서...ㅠㅠㅠ
래핑 뜯기 어렵다고 하신 글도 기억나요...진짜 사소한 기억들 때문에 더 울컥하네요 ㅠㅠ

마노아 2010-12-14 17:26   좋아요 0 | URL
메인 이미지가 바로 그 만두 도장인가요?
이젠 소중한 유산이 되었겠어요. 어휴..ㅜ.ㅜ

메르헨 2010-12-14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저 오랫만에 왔죠?
만두님 소식을 이제서야 알았네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 평안하시길...그렇게 맘으로 보내드립니다.

마노아 2010-12-14 17:27   좋아요 0 | URL
메르헨님, 오랜만이에요.
많은 분들이 저마다 힘든 이별을 하고 있어요...

꿈꾸는섬 2010-12-14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아프시단 얘긴 들었는데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될줄은 몰랐어요.ㅜㅜ
물만두님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바래요.ㅜㅜ

마노아 2010-12-14 17:27   좋아요 0 | URL
편찮으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갑자기 이별하게 될 거라고 상상도 못했어요.
모두들 그랬을 거예요.ㅜ.ㅜ

미미달 2010-12-14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처음 대학 입학 했을 때도 축하 선물 주셨었죠.
참 고마운데... 왜 저는 그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했었는지 죄송스럽네요.

마노아 2010-12-14 17:28   좋아요 0 | URL
물만두님이 주변에 뿌린 사랑의 씨앗이 참 많아요. 이렇게 활짝 꽃 피우고 열매를 맺었는데 당신은 정작 흙으로 돌아갔네요.ㅜ.ㅜ

순오기 2010-12-14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늦게 참여한 나에게도 만두님과 여러번 인연이 있었네요.
지난 겨울 추천해 준 추리소설도 있고~~~~ 기억을 더듬어 보게 되네요.
정말 그곳에선 아프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위로를 삼아요.

마노아 2010-12-14 19:48   좋아요 0 | URL
추리소설을 많이 읽어보진 못했지만 제가 골랐던 책들은 모두 물만두님이 좋다고 하신 책이고 그래서 더 신뢰가 갔어요.
툭하면 옥상에서 보자고 농담하던 것도 생각이 나고요.
마지막에 편안한 모습으로 떠나셨다고 해서 다행이에요.
좀 전에 서재지기님 글을 보고 나니 또 와락 눈물이 쏟아져요.
이 공간이, 그래도 참 소중한 자리를 내주었구나, 고맙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