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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앙쥐와 태엽쥐 ㅣ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19
레오 리오니 지음,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1999년 12월
절판
레오 리오니의 이야기들은 소박하다.
등장인물도 이야기를 닮아 소박하다.
작은 쥐, 개구리, 물고기 등등등...
이 책의 주인공은 새앙쥐다. 생쥐라고 읽으면 곤란하다. 새앙쥐~라고 발음을 좀 굴려줘야 한다.^^
"앗, 쥐다!"하는 비명 소리와 함께 우당탕, 쨍그랑!
상황이 그려진다. 바퀴벌레 앞에서는 강해지는 사람을 본 적이 있지만, 쥐 앞에서 강해지는 사람은 못 본 것 같다. 남자든 어른이든, 누구든...
많은 색이나 무늬를 쓴 게 아님에도 그림이 화려하게 보인다. 반면 주인공 새앙쥐는 간략 그 자체. 그래서 더 멋지다.
단지 빵 부스러기 조금 먹으려는 것뿐인데 호들갑 떠는 사람들이라고, 새앙쥐는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 날, 모두들 나가고 없을 때 은샘이의 방에서 찍찍 소리를 들었다.
레오 리오니 작가의 책 중에서 등장 인물이 책 제목이 아닌 경우 대개 한국 이름으로 바꿔 나온 것 같다. 어쩌면 마루벌 번역만 그렇게 된 것일지도...
암튼, 그리하여 이 이야기의 '보조출연자'는 은샘이다.^^
은샘이 방에서 발견한 바퀴 달리고 태엽 달린 태엽쥐 붕붕이.
서로의 존재를 신기하게 여기는 두 쥐의 만남이다.
붕붕이는 음생이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음을 자랑했다.
새앙쥐는 그걸 부러워 했고, 다른 사람들처럼 붕붕이를 좋아하게 되었다.
상대를 아끼지만 질투하진 않는 게 대인배의 모습!
그래도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가진 공통 분모.
새앙쥐는 태엽쥐가 되고 싶었다.
인어공주에게 바다 마녀가 있었다면, 이곳 정원에는 마술을 부리는 도마뱀이 있다.
화려한 색상의 도마뱀. 기분 탓일까, 신기가 있어 보인다!
태엽쥐로 만들어 달라는 새앙쥐의 부탁에 도마뱀은 보름달이 뜰 때 보라색 조약돌을 하나 가져오라고 시켰다.
제것을 하나 희생하는 게 아닌 무언가를 주워오는 거라니, 이 정도면 거저 먹는 거래일세!
그렇지만 행운이 그렇게 쉽게 오지는 않는 법!
날마다 보라색 조약돌을 찾아 정원을 뒤졌지만 찾기가 쉽지 않았다.
정원의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 마음에 든다.
늘 하던 데로 꼴라쥬 기법을 썼을 것이고, 수채화나 마카나... 뭔가 다른 걸 더 썼을 것이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나뭇잎과 조약돌의 느낌이 잘 살아 있어서 보기 흐뭇하다.
그런데 상황은 반전되어서 그토록 사랑받던 붕붕이가 헌 장난감 신세가 되어 내버려지게 되었다. 새 장난감이 생기자 헌 장난감을 모두 갖다버리는 음샘이라니, 호감도 급 떨어지는 순간이다.
그토록 되고 싶었던 상대가 나락으로 추락해 버렸다.
새앙쥐는 아직도 태엽쥐가 되고 싶을까?
보름달이 뜨는 밤, 보라색 조약돌을 구했는데, 새앙쥐의 소원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을까? 아님, 다른 소원을 빌 것인가?
심플한 이야기는 예상 가능한 범주에서 흘러간다.
어린이 친구들에게 새앙쥐가 어떤 결정을 내렸을 것 같냐고 물어보고 싶다.
아이들의 다양하고 예쁜 대답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