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목요일이었던가? 마이클 잭슨이 사실은 살아있다는 내용의 뉴스가 있었다. 동영상 속에서 휙 지나간 사내는 언뜻 잭슨과 닮아 보였지만 그냥 해프닝이었을 것이다. 다만, 그가 죽은 게 아니라 살아있는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밤에, 꿈에서 노무현 대통령님을 보았다. 전에 네꼬님이 꾸셨던 꿈처럼 살아계셨던 꿈. 황당하게도, 내가 보호하고 있었다. 어쩜 좋아...;;;;;;  

목요일에 옆자리 샘이 7시에 기상해서 비명을 지르며 출근을 하셨다고 했는데, 금요일에는 내가 7시에 기상해서 비명을 지르며 출근했다. 보통은 7시에 집에서 출발하거든...;;;; 알람 소리를 못 듣는 경우는 굉장히 드문 일인데 말이지비...

2. 금요일 밤에는 조폭들에게 쫓기는 꿈을 꿨다. 횟집에 앉아서 밥을 먹는데 발 밑으로는 연못이 흐르고 그 안엔 시체가 둥둥 떠 있는, 정말 엽기적인 꿈이었다. 최근엔 너무 피곤해서 서재질도 잘 못했는데 꿈은 사납기만 하고...ㅜ.ㅜ 

3. 토요일은 아침부터 바빴다. 이틀에 이어서 학교 축제가 있었는데 볼거리가 많았음에도 구경을 잘 못했다. 내가 가면 좋은 구경은 이미 다 끝난 상태. 타이밍 하고는...;;;; 

한 학생은 마술쇼를 했다는데 자격증도 갖고 있단다.(자격증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이미 프로로 데뷔해서 대학갈 걱정도 없고 돈도 벌고 있단다. 호곡, 봤어야 했는데 아쉽구낭! 

4. 기독교부 행사 때 멀티 미디어실에 들어가려는데 입구에 앉아있던 학생이 메모지를 내밀더니 다니는 학교랑 연락처를 적어달란다. 설마, 날 학생으로 생각한 거니???? 앞쪽에서 공연하고 있어서 뒤쪽은 어두웠고 내가 청바지에 면티 입고 있긴 했지만, 오호호홋, 그런 거니??? 

5. 하루 전날 영화 시사회에 당첨되었다. 독특하게도, 편집이 끝나기 전이라 영화의 결말과 감상에 대해서 인터넷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각서부터 쓰고 영화를 보여준다. 극장도 아니고 작은 사무실에 엑스 캔버스 켜두고 보는 거다. 영화는, 좋았다. 정식 개봉하면 한 번 더 볼까 한다.  

6. 제 시간에 시작했다면 좋았겠지만, 늦게 온 두 사람 덕분에 10분 지연되었고, 설문조사까지 했더니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늦게 끝났다. 수고했다고 준 문화상품권 5천원 권을 받아들고 냉큼 뛰었다. 정거장에 도착해서 부랴부랴 택시 잡아 타고 집으로 고고씽. 버스 타고 30분에 갈 거리였는데, 택시 타고 20분에 갔다. 길이 막힌 것도 아닌데 기사님이 너무 천천히 가셔서 옆으로 쌩쌩 지나치는 버스들을 구경해야 했다는...;;;; 결국 조급해져서 좀 더 빨리 가달라고 요청했는데도 천천히 가신다. 연식 10년차 마티즈도 15분에 돌파하는데..ㅜ.ㅜ 요금이 8,100원 나왔는데 미안하셨던지 100원 깎아주셨다..하하하...;;;; 

7. 추도 예배는 30분 만에 끝났다. 원래 아빠 기일에 드리는 예배 시간은 무척 짧다. (사실 예배 드리기로 결정된 것도 하루 전 저녁이었다는...;;;) 초반에 좀 눈물이 나긴 했지만 금세 마음 다잡았다. 10년이 넘었으면 이젠 컨트롤을 해야지... 그럼에도, 늘 아빠 기일에 꾸는 꿈은 험했다.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건, 내 힘으로 안 되는 거니까 어쩔 수 없지... 

8. 예배 마치고 뛰었다. 올림픽 공원까지 고고씽. 음. 좀 고민을 했더랬다. 티켓 오픈이 6월이었던가? 암튼 보통 한 두 달 전에 예매를 먼저 받는데 기일에 공연이 있어서 망설였다. 그러다가 2주 전에 매진된 공연의 취소 표 한장을 잡아챘다. 예배시간이 겹치지 않는다면 무리해서라도 가고 싶었다. 그 무렵 내 스트레스가 최고치였기 때문에 양보하고 싶지 않았다.  

오프닝을 장식해주는 초대 가수(노 리플라이)가 있었기 때문에 30분은 선방해 주기를 바랐지만, 10분 만에 들어갔다고 한다. 애석하게도 내가 도착했을 때는 첫 곡이 끝나 있었고, 늦게 들어간 덕분에 전체 관객에게 나눠준 공장장의 선물을 받지 못했다. 옆자리 앉은 의령에서 올라온 어느 분의 선물을 대신 찍어보았다. 

 

물수건과 종이 비누. 센스 만점 공장장님. 다 받는 걸 나만 못 받고...ㅠ.ㅠ  

그토록 좋아하는 노래 '손'도 못 듣고... 그래도 참석한 게 어디냐! 

 9. 공연이 얼마만큼 좋았냐고 묻는 건 입만 아프지. 그저, 참 행복했다. 갖고 있던 고민과 스트레스와, 울분 등을 일단은 다 떨쳐내고(비록 오늘 또 다시 쌓이는 일이 발생하긴 했지만...;;;;;) 그 순간만큼은 나는 참 행복했다.  

세상의 모든 예술이 다 훌륭하고 위대하고 근사하지만, 그래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난 음악을 택하겠다. 그러니까 사신 치바에서 천사보다 사신이 더 매력적인 이유가 그거라니까! 

 선곡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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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10월 15일이면 공장장님 데뷔 만 20주년이다. 선배를 기념하여 헌정 앨범이 나온다고 한다. 참여 뮤지션은 윤도현, 유희열, 넬, 윈디 시티 등등등... 그리고 신곡 두 개. 연말에는 사흘 간의 크리스마스 공연이 있고, 내년 2월에는 10집 앨범이 나온다고 한다. 만세만세만세!!! 

 

 

 



공연 다 마치고 인사할 때 찍은 사진이다. 앞 자리에 서 있던 처자의 손톱 색깔이 강렬하다.  

연말 공연 때 울 공장장님은 웃짱 까신단다. ㅎㅎㅎ 

그러니까 우리는 탱크탑 입고 오라신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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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8-31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지 기일이었군요. 난 기일에도 잘 안 가요~ 살아계실때부터 말씀 드렸어요.
아버지 살아계실 때 한번이라도 더 보고 제사 지내러는 안 올거라고...
공장장님은 여전히 건재하시고~ 겨울에 탱크탑 입고 덜덜덜~ ㅋㅋㅋ

마노아 2009-08-31 01:14   좋아요 0 | URL
우린 따로 성묘도 잘 안 가고(납골당에 안치되어 계신데 찾아가기가 힘들더라구요.) 명절날에는 따로 예배 안 드려요. 그냥 천국에서 우리 위해서 기도하고 계시다고 믿고 있지요. 한 번은 더 생각하게 하는 날이지만 많이 심각해지지는 않지요. 오히려 깊이 생각하면 더 우울해져서요.
공장장님은 더 울끈불끈해 지셨는데, 탱크탑 못 입는 나는 그냥 소심하게 박수쳤어요.^^ㅎㅎㅎ

같은하늘 2009-08-31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이리도 꿈자리가 사나우셨을까나...
참으로 바지런하십니다. 영화보고 아버지 추도예배 드리고 공연까지 가시고...^^
마지막 사진은 저 처자의 손을 찍은듯 합니다. ㅋㅋㅋ

마노아 2009-09-01 00:14   좋아요 0 | URL
원래 처음 스케줄은 하나였는데 갑자기 세 개로 늘어났어요. 졸지에 좀 바빴습니다.^^

프레이야 2009-09-01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신종플루 때문에 상품이 잘 팔린다는..

마노아 2009-09-01 09:08   좋아요 0 | URL
대박 터진 회사들도 몇몇 있다고 하네요...^^

다락방 2009-09-01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탱크탑 입은 마노아님을 보기 위해 저도 가야겠네요. ㅎㅎㅎㅎㅎ 마노아님 탱크탑 화이팅!!

마노아 2009-09-01 18:26   좋아요 0 | URL
분발하겠음돠! 음하하하핫(미쳤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