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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싹 ㅣ 내인생의책 그림책 5
스티브 브린 지음, 강유하 옮김 / 내인생의책 / 2007년 11월
평점 :
도서관에 도착할 때는 환승 시간 30분 안에 빨리 책을 반납하고 새 책을 찾아와야 하는데, 검색대에 사람이 많고 찾는 책이 제 자리에 없으면 애가 탈 수 있다. 그래서 이젠 서가를 쭈욱 보면서 눈에 꽂히는 책들을 골라온다. 찜해둔 책은 늘 많고, 흘려보는 시선 중에 몇몇 책은 꽂히기 마련이다. 그렇게 해서 내 손에 온 책이 바로 '찰싹'


찰싹은 뭐든 혼자서 하기를 좋아하는 어린 개구리다. 엄마의 돌봄을 기다리지 않고 제멋대로 뭐든 시도하고 실수하는 게 늘 일과였던 찰싹!
하루는 배가 고파서 혀를 낼름 내밀었다. 위잉~ 지나가던 모기를 겨냥했던 거였는데, 그만 왕눈 잠자리에게 혓바닥이 찰싹! 붙고 말았다. 어이쿠, 이를 어쩌나. 어린 개구리 찰싹이 잠자리에게 딸려서 비행을 시작한다.

이때부터 찰싹의 길고도 험한 여정이 시작되니......
잠자리에 매달려 날아가다가 악어 입에 콱! 박힐 뻔도 하고,
빨래 앞을 지나가다가 고양이의 표적이 되기도 하고, 웬 할머니의 조용한 커피 타임을 방해하기도 했다.
뿐인가. 달리는 자동차 앞을 쉬익 지나가서 차 안에 있던 개를 놀래키고 음악이 울리는 도시에서 거리의 연주자들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한참을 매단 채 날았더니 잠자리가 힘들어졌나 보다. 그만 밑으로 확! 떨어졌는데,
마차를 끌던 어느 말의 콧잔등 위에서 휙! 다시 하늘을 날아 때마침 떠다니던 풍선에 찰싹! 붙어 버리고,
개구리 뒷다리 요리가 특별 메뉴였던 식당 앞을 지나치기도 한다.

풍선에 매달려 멀리 날아가던 찰싹! 그만 자유낙하하여 자동차 앞 유리에 찰싹 붙기도 하고, 와이퍼에 의해 휙 날아가 근사한 오토바이 아저씨의 얼굴을 강타하기도 했다.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던져지고 매달리고 휙휙 날아가며 여전히 살아있는 찰싹!
그 과정에서 뭇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높이 올라갔으면 떨어지기 마련. 외딴 바닷가에서 완전히 혼자가 되어버린 찰싹.
지는 해를 바라보는 찰싹의 표정이 시무룩하니 어둡다.
이제야 엄마 생각이 나는 걸까?

뭐든 혼자 하기 좋아했던 찰싹은 이제 도움을 요청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님도 알게 될 것이다.

긴 부리를 가진 저 친구는 두루미일까?
마침내 둥근 달이 떴을 때 엄마 품으로 돌아온 찰싹.
이제 말썽 안 부리고 혼자서 뭐든 하겠다고 나대지 않고 얌전한 아이가 되었을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찰싹은 또 다시 배가 고파졌다는 전설이 있다.
그리하여 모기 한 마리를 표적으로 삼았는데 찰싹의 혓바닥에 착! 하고 붙어버린 것은 누굴까?

아앗, 이번에도 조준 실패! 저 반딱반딱 빛나는 녀석은 개똥벌레인가????
이제 찰싹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호기심둥이에 유난히 독립심 강한 찰싹이의 모험은 아직 끝날 때가 아닌 듯하다.
엄마 개구리는 좀 더 걱정을 해줘야 할 듯... ^^
글이 많지 않고 그림으로 말을 대신하는 예쁜 그림책이다.
찰싹의 모험과 여정 속에서 몇 가지 교훈을 안겨 주지만 그 와중에도 웃음과 해학을 잊지 않는다.
데이비드 위스너의 '이상한 화요일'과 비슷한 구도가 좀 나오긴 한다. 위스너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이 책도 꽤 훌륭하다.
특히나 마지막 장면의 찰싹이는 귀여워서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
찰싹이의 위험한 모험이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