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에 의자를 사오면서 쓰던 의자를 내다버려야겠어서 동사무소에서 가구 수거 요청 스티커를 사왔다. 2천원. 

그런데, 스티커를 의자에 붙여놓고 밖에 내놓았더니, 누가 스티커만 떼어 가져가버렸다. 자기네도 무슨 가구 버리나보지?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오더라. (ㅡㅡ;;) 

2. 턴님이 서재에 올린 사진을 인화해서 벽에 붙였다. 눈이 밝아졌다! 





3. 수요일, 그러니까 엊그제 갑자기 어느 학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사회 선생님이 모친상 당했다고.
당장 나와줄 수 있느냐고. 

지난 4월에 한 차례 딘 까닭에, 오라는 데 있으면 가리지 않고 무조건 가기로 결심했던 터.  

부랴부랴 준비하고 출발.  

버스 한 번에 지하철 두 번에 마을 버스 한 번. 도착했을 땐 3교시 시작 10분 즈음이었다.
그렇게 3.4.5.6.7교시 수업. 경황이 없어도 그 와중에 수업은 다 했다. 그리고 수업은 다음주 월요일까지다. 

4. 오늘 수업 도중 어느 남학생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교실 뒤로 느릿하게 걸어나간다. 어디 가냐고 하니까 쓰레기 버리러 간다고. 

이런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은 사실 많이 있다. 그래서 번번이 말해줘야 한다. 그런 건 쉬는 시간에 하는 거라고.
이 녀석 대답이 걸작이다. 자긴 A형이서 이렇게 뜬금 없는 행동을 한다고. 그 혈액형의 그 행동이 연관도 되지 않지만 갖다 붙이는 변명이라곤 어이 상실. 좀 개념이 없는 녀석이었는데 주의 주고 수업했다. 그 앞에 녀석이 코 후비다가 나랑 눈 마주쳤다. 그리고 창가쪽 아이는 창 열다가 문이 복도쪽으로 빠지는 바람에 잽싸게 달려가 창부터 붙잡았다. 한 시간 안에 어찌나 다이나믹하던지! 

5. 교감샘이 수업 마칠 즈음 부르셨다. 인근 학교에서 급하게 사회과 구한다고 함 다녀오라고. 이번엔 인대가 나가신 선생님 한 분 출연.  

그래서 또 부랴부랴 다녀왔다. 동작구에서 관악구로 이동.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사흘 더 추가되어 주심.  

원래 이번 주는 원고 쓰기에 올인할 예정이었는데 계속 지연되고 있다. 편집자님 전화올까 봐 조마조마...;;;; 

6. 땡볕에 이리저리 뛰었더니 좀 피곤했더랬다. 지하철 타고 돌아오는데, 언니한테서 문자가 왔다.  

'엄마 당뇨라신다.' 

아, 털푸덕! 이건 나 수능 시험 보던 날 아부지 위암걸렸단 소식 들었을 때 비슷한 느낌. 어버이날 선물치고는 너무 과하구나. 

병원 가서 진단받은 것은 아니고 아는 분 집에 갔다가 거기서 혈당 검사해보고는 판단하신 것. 내일은 결혼식 가시나 담주에 병원 다녀오셔야겠다. 연세가 있으니 전혀 뜻밖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심난하다. 그 문자 받은 직후부터 계속 머리가 아프다. 펜잘 먹었는데 효과가 별로다.  

7. 지하철에서 버스로 환승하려고 길을 가는데, 보도에서 간판 교체하느라 길이 턱하니 막혀있는 거다. 그래서 별생각 없이 환풍기 위로 지나가는데, 하필 지하철 지나가셨을 뿐이고, 하필 나는 오늘 백만 년 만에 치마 입었을 뿐이고! 

마릴린 먼로는 섹시하기나 했지, 백주 대낮에 이 무슨 개망신인가...T^T 

8. 머리카락이 그새 많이 자랐고, 또 숱이 늘어나서 너무 무겁다. 집게핀으로 올려봤더니 무거워서 처지더라. 커트 머리로 과감하게 치고 싶지만, 드라이어도 잘 못하는 내가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스럽다. 게다가 날은 더 더워지는데 혹시 묶을 수 없으면 더 더운건 아닐까 좀 의심도 들고. 충동이 자꾸 드는데 고민고민고민.... 

9. 원래 즐찾수 300되면 이벤트 하려고 했다. 요 며칠 바쁘던 찰나에 300이 되었고, 보통 두 명 늘면 한 명 줄어드는 패턴이어서 좀 지켜보았는데 지금은 302도. 얼라. 그럼 303에 해야 하나? 아무튼 바쁜 일정 좀 지나고서 정말 해야지. 근데 어떤 주제로 하지???? 

10. 저질 체력 덕분에 입안이 헐었다. 안과 정기 진료 다녀오면서 약국에 들렀는데 평소10봉지에 1,000원 하던 레모나가 여긴 20봉지에 3,000원 하는구나. 담엔 울 동네서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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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9-05-08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화무쌍한 하루를 보내셨군요.
전 오늘 땡볕에 체육대회했는데, 제 교직경력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는 덕분에 종일(사실은 단체전 예선 포함해서 지난 수요일부터 계속) 애들 끌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지시하랴(1학년이라 요령을 모름), 응원하랴, 청소하랴 녹초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놀토 전 금요일이 늘 그렇듯이 지금까지 정신줄 놓고 알라딘 중고샵을 뒤지고 그동안 밀린 서재글들을 보고 있네요.

마노아 2009-05-08 23:01   좋아요 0 | URL
그야말로 역동적인 하루를 보내셨군요. 하지만 역시나 피날레는 중고샵에서 괜찮은 책을 건지는 것으로 장식하는 거지요. 그 희열이 놀토의 기쁨을 더 크게 해주실 거예요.^^ㅎㅎㅎ

비로그인 2009-05-08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번에서 뿜었습니다.
어버이날 잘 보내셨나요?^^

마노아 2009-05-09 00:16   좋아요 0 | URL
단테님께라도 웃음을 드렸다면 다행입니다.ㅎㅎㅎ
엄마 당뇨 소식만 빼면 괜찮은 하루였습니다.^^

turnleft 2009-05-09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프린트 한 것보다 퀄리티가 더 좋아 보이는 듯도.. ^^;;
음, 어머님 당뇨는 걱정이네요. 잘만 관리하면 큰 문제는 없다고는 합니다만, 그래도 미리 알아보고 준비하시는게 좋겠지요.

마노아 2009-05-09 15:18   좋아요 0 | URL
헤헷, 막 허락도 안 구하고 멋대로 출력해서 쓰고 있는 뻔뻔한 마노아였습니다.^^ㅎㅎㅎ
일부러 고급인화로 했는데 사이즈가 작아서 더 잘 나온 것처럼 보이는 것 같아요. 오호호홋, 턴님 어여 사진 더 뱉어놓으세욧!
울 집 식구들이 모두 유전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고 그런데, 식단 대혁명이 필요한 듯해요. 조심조심 주의하며 살아야지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6^^

순오기 2009-05-09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늘 변화무쌍한 삶의 연속이에요. 어머님 당뇨는 관리를 잘해야 돼요.
우리집도 남편이 순간 고혈당으로 119에 실려갈 뻔했고, 아버님은 대장암 진단 받으셨고...대출금 상환은 친정엄마가 2천만원 돌려줘서 막았고...어제는 어버이날이라고 민주가 와서 우리 부부를 한의원에 데려갔고...20년 키운 보람 있더이다.

마노아 2009-05-09 17:04   좋아요 0 | URL
당뇨는 확실히 관리와의 싸움이죠.
친정 어머니가 도와주셨군요. 다행이에요. ㅠ.ㅠ
민주가 참 대견해요. 어휴, 정말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멋진 딸이라니까요.^^

다락방 2009-05-10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셨기 때문인지, 마노아님의 어머님 당뇨라는 말에 제가 다 가슴이 덜컹거려요. 엄마가 아프면 머리가 멍해지죠.

마노아님께 좋은일이 많아야 할텐데요. 간혹 우울하게 만드는 일들이 있어도 좋은일이 일어나주면 또 금세 기운차릴수가 있잖아요.
우리 기운내자구요, 마노아님!!



그나저나 그 스티커 떼간놈 완전 짜증나네요. 다음엔 스티커 붙이고 그 위로 스카치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여놓는건 어떨까요? 그러면 안되는건가요?

마노아 2009-05-10 23:36   좋아요 0 | URL
그렇죠? 감정이, 충격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 있잖아요. 최근에 저는 자궁 근종을, 언니는 갑상선 저하가, 엄마는 당뇨가..ㅜ.ㅜ
줄줄이 병원 신세예요. 그저 건강이 최고라는 것을 매순간 깨닫게 되어요.
우리 함께 힘내요. 고마워요, 다락방님.^^
그나저나 그 스티커 놈은 진짜 찌질하죠! 황당스러워서 말도 안 나와요.(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