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이 책들을 읽었는데 웹툰 만화 짤막한 시리즈들을 보는 듯 가볍고 흥겹고 경쾌했다. 한국에 시집온 일본인 요코씨의 눈에 비친 한국 사회의 단면들을 보니, 무심코 지나치며 인식하지 못했던 지극히 한국적인 모습들이 다채롭고 신기하다.
일단, 정말 급하고, 빠르고, 시원시원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 정겨운 편이고 남의 일에 간섭을 많이 하는만큼 기꺼이 도움을 주는 일이 많다. 사회적 안전 장치가 적은 대신 개인과 개인, '이웃'의 역할이 큰 것이 보인다. 서로가 서로를 따스하게 대하는 모습은 아름다운 미풍이지만, 그래도 사회 안전망은 갖추어야 하는데 그 부재가 새삼스레 아쉽다.
대사가 모두 일본말로 되어 있고, 한국말로 번역되어 있다. 요코짱이 직접 한국말로 옮겼다고 한다. 대단대단! 일본어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재밌는 실용 일본어가 될 것이다. 그림을 그린 경력이 없는데, 연재를 하면서 직접 그림도 그리게 되었다는 새댁 요코짱! 재미가 많아 부러~
작가와의 만남에 당첨되어 다녀왔다.
가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다. 가고 싶어서 신청했고, 당첨되어서 기뻤는데 시간이 너무 빠듯했다. 수업 준비도 해야 했고, 집안 일도 있고, 여러모로 시간이 애매모호.
그래도 일단 가기로 한 거니까 가는데, 넘 바빠 저녁도 건너 뛰고 부랴부랴 도착한 홍대.
헤맬 것을 예상하고 일찍 갔는데 역시나 헤매다가 2분 전에 도착.
아, 그 사이사이 몇 사람의 도움을 받았던가ㅠ.ㅠ 출력해간 지도는 아무 짝에도 소용 없었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지도가 너무 불친절했다. 편의점 이름이 '바이 더 웨이'였다는 것 정도만 밝혔어도 덜 헤맸을 것이다ㅠ.ㅠ 그 동네에 편의점이 몇 갠데..ㅜ.ㅜ
원래도 호감형이었던 우리 인표 씨는(다정하게 부른다~) 정말 근사한 사람이었다. 저렇게 온화하고 저렇게 성실하게, 그리고 진실되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참 고맙고 미안할 정도로.
책을 주문했는데 내일쯤 도착할 것 같다. 그런데 출판사에서 책과 음반을 선물로 주었다. 바빠서 싸인도 못 받고 나온 게 많이 아쉽다. 게다가 카메라도 안 들고 가서 사진도 못 찍었구나. 무튼, 애라 씨가 부럽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