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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화요일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84
데이비드 위스너 글.그림 / 비룡소 / 2002년 10월
평점 :
문장으로 전하는 것보다 시로 전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처럼, 글 없이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은 더 대단해 보인다. 에릭 로만의 '이상한 자연사 박물관'도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나 보다. 데이비드 위즈너의 그림책들은 많은 경우 글이 없다. 있을 때에도 몇 글자 없다. 이 책이 그랬다.
화요일 저녁, 8시쯤.
늪지대에 노을이 예쁘게 지고 있다. 달은 휘영청 밝은데 뭔가 수상한 기운을 느꼈는지 거북이가 긴 목을 빼콤히 쳐든다. 그리고 놀라야 할 시간!
연꽃 잎을 타고서 비행하는 개구리들. 우주인일까? 아닐 걸? 나이 지긋해 보이는 거북이는 크게 놀란 기색이 아니지만 물고기떼들의 반응은 놀랍다. 무슨 수중 발레하는 것 마냥 모두 얼굴을 위로 올리고 구경하기 바쁘다. 그에 비해서 개구리들의 저 차분한 얼굴들. 첫 비행이 아닌가 보다. 대체 화요일 8시 경에 무슨 마법이 벌어진 것일까?
익숙한 비행이다 보니 스릴을 즐기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연꽃잎에 탄 채 360도 회전을 하기도 하고 전깃줄에 앉아 있던 새들을 놀래키기도 한다. 날개 달린 녀석들이 비행하는 개구리 떼에 놀라 푸드득 도망치는 모습이라니. 약올리는 재미도 무시 못했을 것이다. 이런 날이 어디 날마다 오는가? 오늘은 특별한 화요일이란 말씀!
반듯반듯 비슷하게 생긴 집들 위로 쭈욱 지나간다. 어느 집을 목표로 할 것인가 머리(눈알) 굴리고 있는 중일까?
밤 11시 21분.
야식으로 빵과 우유를 먹고 있던 한 남자가 창 밖으로 지나가는 개구리 떼를 목격한다. 자신의 눈을 의심하는 게 당연한 수순.
그런데 이 태연자약한 개구리떼들은 개의치 않고 쭈욱 지나친다. 심지어 어떤 녀석은 손까지 흔든다. 어휴, 여유만만이다.
전방에 빨랫줄에 걸린 이불 발견. 돌아가지도 않는다. 이쯤이야!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이불에 부딪혀서 본의 아니게 슈퍼맨 복장이 되었다. 나는야 슈퍼 개구리!
망또만 두르면 천하무적이 되는 개구락지랍니다!
때마침 창문이 열려 있는 집 발견!
우리더러 어여 들어오라는 소리겠지?
개구진 녀석들은 굴뚝을 통해서 집안으로 들어오기도!
보아하니 겨울철이 아니니 재가 묻을 염려도 없다.
어이쿠, 이 할머니! 이 역사적인 순간에 쿨쿨 주무시기만 하다니. 호기심쟁이 개구리들이 대신 TV를 시청한다.
기다란 혀를 빼내어 리모콘도 눌러주는 센스!
테이블 위의 시계를 보니 현재 시각은 새벽 1시 23분 정도.
TV 대신 그림 감상하는 개구리도 있다. 그러고 보니 이 방에는 그림이 많이 걸려 있다. 아직 잠들지 않은, 혹은 깨어버린 고양이 한 마리 문 틈으로 개구리들을 지켜본다. 그리 경계하지 않는 걸 보니, 녀석 역시 이 친구들을 처음 보는 눈치가 아닌가보다. 연꽃잎 위에 앉아 있는 자세들도 모두 제각각이다. 바짝 엎드려서 누워있는 듯한 자세를 보이는 친구들도 있고, 연꽃잎을 붙잡고 바른 자세로 앉은 녀석도 있다. 졸린 모양인지 눈이 반쯤 풀린 녀석도 있다. 아무튼 시간은 무르익어 어느덧,
새벽 4시 38분. 이제 다시 늪으로 돌아갈 시간이 닥쳐온다.
정원을 날아가다가 집 잘 지키던 누렁 개에게 쫓기는 개구리 한 마리! 그러나 이쪽도 머릿수로는 뒤지지 않는다.
개구리 떼가 사정 없이 달려오니(날아오니) 이번엔 누렁 개가 혀를 내빼고 냅다 도망친다. 해치지 않는다니까 그러네....
아앗, 날이 밝아오는구나. 모두 서둘러라. 정 안 되겠으면 그냥 입수!!!
해가 뜨면 연꽃잎들이 자연스레 비행을 멈추고 땅으로 곤두박질 치는 것일까?
물 가까이서 떨어지지 않으면 낭패!
늑장 부리면 두 번 다시 이 황홀한 비행을 맛볼 수 없을 지도!
자, 서두르자고!!!
때아닌 들판에 개구리 떼가 귀향 중이다. 부지런한 농부가 일찍 일어났더라면 이 광경을 보았을 지도...
밤새 신나는 모험을 즐겨놓고 시침 뚝 떼는 개구리 친구들!
도로에는 온통 이들이 남겨놓은 연꽃잎들만 즐비한데...
게다가 이 광경을 목격한 그 사내는 아직도 잠옷 바람인 채로 방송사와 취재 중이다. 그런데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했으니 사람들이 이 말을 믿어줄까?
경찰관은 심각한 표정으로 아직도 물기가 떨어지는 연꽃잎을 지우개 달린 연필로 쓰윽 들어본다. 지문 묻지 않게 조심조심!
지난 밤 혼이 났던 누렁 개도 킁킁 냄새를 맡지만, 이미 게임 끝났다니까......
이 기묘한 사건이 뉴스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겠지만, 사람들은 몰랐을 것이다. 그 다음 주 화요일에 일어날 일을......
호기심 많고 상상력이 넘치는 누군가라면 눈 부릅뜨고 이 광경을 목격할 수도 있겠지만......
자, 다음엔 네 차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