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리뷰] 데이비드 위즈너 그림책 리뷰 작성해 주세요~ 5분께 2만원 적립금을 드립니다!!
1999년 6월 29일 미래그림책 27
데이비드 위스너 글 그림, 이지유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참 좋아하는 데이비드 위즈너의 그림책. 국내 출간작 중 내가 보지 못한 마지막 그림책이다. 아, 아쉽구나! 



첫장을 열자마자 작가 소개보다 먼저 독자를 찾아준 그림이다. 오옷, 이 무슨 엉뚱한 광경이란 말인가? 이제 차차 살펴보자. 



1999년 5월 11일. 오옷, 거의 10년 전 이야기다!  

미국 뉴저지 주 호호쿠스에 사는 홀리 에반스는 채소 씨앗을 심은 화분을 하늘로 날려보냈다.  

일주일 뒤 5월 18일. 꼬마 과학자 홀리는 과학 시간에 이 실험에 대해 발표했다. 하늘 높은 곳에서 채소가 어떻게 자라는지 궁금한 까닭에 이 실험을 시작했던 것이다. 하늘로 올라간 화분은 몇 주일 뒤에 다시 내려올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친구들은 홀리의 실험에 큰 관심이 없어보인다. 선생님의 표정조차도 그닥 신통찮아 보인다. 하지만 이 사람들 모두, 곧 크게 놀라게 되어버리니...... 

처음 화분을 올려보내고 7주 뒤인 6월 29일, 막 해가 뜰 무렵 한 등산객이 몬테나 주에 있는 로키 산맥을 오르다가 놀라운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그 등산객은 반쯤 넋이 나간 채 산장으로 돌아와, 몇 시간 동안 한 마디만 되풀이해서 외쳤다고 한다. 

"순무였어!" 

보이는가? 산을 가득 메운 저 커다란 순무를. 파고 들어가면 아늑한 집이 한 채 될 것만 같은 무우였다.  

등산객의 경악했을 얼굴이 어렵지 않게 그려진다. 

 



온 나라 하늘이 채소로 뒤덮였다.  

오이는 카라마주 하늘에서 오락가락하고,
리마 콩은 레비타운에 불쑥 나타났다. 
솜엉겅퀴는 앵커리지 위를 날아가고,
설탕당근은 프로비던스 하늘을 지나갔다. 

당연히, 홀리 에반스의 집 뒷마당에도 커다란 브로콜리가 내려앉았다. 썰매를 타도 좋을 크기와 매끄러움이다! 



아이오와 주 오툼와에 사는 한 농부는, 자기 밭의 양배추를 보고 기뻐 펄쩍 뛰었다. 채소왕 선발 대회 일등은 그의 차지라나 뭐라나! 

좋아하는 건 농부뿐이 아닌 듯 싶다. 토끼들은 또 얼마나 신이 났겠는가. 이 기막힌 상황 앞에서 생태계의 파괴를 걱정하지는 말자. 저렇게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채소에 맞아서 불시에 죽은 재수 없는 인간은 없는가 괜히 걱정하지는 말자. 그런 것들은 모두 패스할 수 있는 동화의 세계다! 

그렇지만 걱정 많은 독자를 위해 작가는 친절히 설명한다. 채소들은 점심때가 될 즈음에 '무사히' 땅으로 내려왔고~ 

아마도 비행을 멈추고 사뿐히 내려앉은 모습일 것이다.  

유독 잘 내려오지 않던 피망만 사람들이 끌어내렸다. 걸리버가 다녀간 소인국 사람들을 보는 기분이다. 

피망의 속이 비어 있어서 잘 안 내려온 것일까??? 



텔레비전에서는 하루 종일 '하늘에서 내려온 채소' 이야기만 나왔다.  

캘리포니아에 깔린 꽃양배추, 시카고를 덮은 시금치, 시애틀을 덮은 상추 소식들... 

홀리는 수상하게 여겼다. 자신의 실험 목록에 들어 있지 않은 채소들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긴, 자기가 올려보낸 그 채소들이 저렇게 커다랗게 뻥튀기 되어 돌아왔다고 하면 그게 더 수상하기는 하다! 

어마어마하게 큰 하늘에서 온 채소들은 많은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었고, 돈벌이가 되었고, 또 다양한 쓰임새로 사람들을 즐겁게 했는데.... 

호기심쟁이 홀리는 이 채소들의 정체에 대해서 다시 궁금증을 키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더불어 생각한다. 내가 올려보낸 채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자, 정말로 어떻게 된 일일까. 1999년 6월 29일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 모든 것들은 꿈이 아니란 말인가??? 

궁금한 사람들은 책을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도 가비얍게 힌트로, 그림만 덧붙여 보겠다. 무슨 일이 있었을 지는 각자 상상해 보시기를......! 





아, 너무도 사랑스러운 데이비드 위즈너의 그림책이다. 출간작은 모두 보았는데 번역 안 된 책이 더 있는 듯하다. 낯선 제목이 프로필에 있는 것을 보니. 

이 책은 글이 있지만, 위즈너의 그림책은 많은 경우 글 없이 그림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한다. 그리고 그럴 때에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해 주곤 했다.  

위즈너의 그림책들은 어떤 교훈이나 감동을 주기보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감탄을 자아내며 독자를 멋진 상상의 세계로 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건 그것대로의 감동과 설렘을 주는데, 만남을 가질 때마다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 권위있는 상을 꼭 받아야 훌륭한 작가는 아니지만, 칼데콧이 무려 다섯 번이나 선택한 작가라면 우와~하고 감탄을 해도 지나치진 않을 것이다.

이지유 씨의 번역인데, '이상한 자연사 박물관'의 해설을 기억한다면 더 신뢰가 갈 것이다. 데이비드 위즈너의 '자유낙하'도 동 번역가의 해설이 포함되어 있다.

얼마 전에 그토록 원했던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책이 번역되어 나왔는데, 위즈너의 그림책 '메스꺼운 용'과 'Night of the Gargoyles'도 번역되어 독자를 만나주기를 간절히 기다려본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스탕 2009-03-21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요즘 알게된 위즈너 작가 책들은 정말 좋아요!
오늘 '이상한 화요일'을 받아서 정성이랑 보면서 마구마구 좋아했지요.
정성이가 다음 화요일엔 뭘까? 하길래 고양일거야 그랬어요 ^^

마노아 2009-03-21 22:04   좋아요 0 | URL
'이상한 화요일'도 끝내주지요? 다음 화요일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니까요.
데이비드 위즈너, 완소예요!

순오기 2009-03-22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위즈너 책은 요거 하나 봤어요. 어쩌면 내가 찍은 사진이랑 다 같게 찍었어요.ㅋㅋㅋ
어제 보강하면서 애들이 독후활동을 다양하게 해서 사진 리뷰 쓰기엔 최고일 거 같아요.^^

마노아 2009-03-22 10:50   좋아요 0 | URL
데이비드 위즈너 책은 리뷰를 다 써서 이벤트 참가하려면 사진을 다시 찍어야 해요.^^
저야말로 독후 활동이 필요해요. 호호홋!

하늘바람 2009-03-23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책 못보았어요. 아쉽네요^^

마노아 2009-03-23 11:18   좋아요 0 | URL
아껴두었다가 짠!하고 보셔요. 즐거운 기다림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