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러브테마 내맘대로 좋은 책

소설에 비해서 만화 쪽이 좀 더 반짝반짝 머리 속에 떠올랐다. 이렇게 비오는 날, 사랑 만화 한 편, 급 땡겨주시겠다. 

작년에 이 만화를 알고서 몹시 기뻤더랬다. (날개님 다시 한 번 만세!) 

평이한 제목이었지만 작품 속에서 '모래 시계'가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한다면 꼭 필요한 제목이라고 느낄 것이다. (드라마가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엄마의 자살로 갖게 된 트라우마. 진정한 사랑을 만났음에도, 그 사랑을 잡을 수 없었던, 또 그 사랑 곁에 남아줄 수 없었던 어린 친구들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  

그네들의 사랑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 되는 지는 끝까지 보아야 안다.  

요즘 가끔 중고샵에 나오던데, 막 한 질 더 사서 쟁여두고 싶은 충동이 일곤 한다...;; 

   

작품이 좀처럼 완결이 나지 않아서 독자들이 지쳐가고 있지만, 완성된 뒤 한 호흡으로 읽으면 더 많이 마음이 아플 사랑 이야기다.  

똑같은 이름을 가진 두 명의 나나. 너무도 다른 성격, 다른 인생길. 그러나 둘 모두 사랑에는 올인.  

결국 누군가는 죽고 마는 것일까. 그래서 있을 때 제발 잘하란 말이닷! 

글도 좋지만 그림 보는 재미의 안구 정화도 작품의 장점 중의 장점! 

애석하게 팔아버린 일러스트집이 아른거리다. 훌쩍... 

 

내 인생 최고의 만화 넘버 원은 언제나 '바사라'였다.  

사랑 그 이상의 서사시를 보여주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각 인물들이 보여준 서로 다른 사랑에 늘 울컥하게 된다. '신뢰'가 깔려 있는 사랑의 무게라니.  

적왕과 타타라가 아닌, 슈리와 사라사로 만들어간 사랑은, 개기일식 때의 금반지(?) 사건으로 최절정을 이룬다.  

이 작가의 '세븐 시즈'가 바사라의 아성을 위협하는 듯하다. 한 사람이 평생 동안 이런 대작을 몇 번이나 쓸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존경스럽다. 대단한 저력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대서사시를 쓰는 한국의 작가는 누가 있을까?  

제일 먼저 떠오른 이름은 당연히 김혜린 선생님이었다.  

불의 검 앞에서는 비천무도 가볍게 느껴지더라.  

(아흐, 광야는 대체 어디메에..ㅠ.ㅠ) 

청동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던 시절, 모든 걸 내걸고 부족과 나라를 일으키려던 수장들의 서로 다른 사랑 이야기. 그래도 거의 모두가 행복해져서, 참으로 뿌듯한 결말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추석 연휴 때였다. 이 작품을 만난 건.  

만화방에서 온종일 앉아서 눈을 뗄 수 없었던 그 작품.  

완결을 채보지 못하고 일어나야 해서 도무지 걸음이 떼어지지 않았던 그 작품.  

아스라한 별빛 속에 오래오래 되뇌었었지.  

레디온, 레디온, 레디온...... 

 

 

3대에 걸친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너무 비극적이라 맴이 아픈데, 또 너무 아름답기만 하더라.  

1대와 2대의 비극과 달리, 3대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지금은, 그들이 조금은 더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 

그나저나 작가님 건강은 어떠신지... 이제 연재 다시 가능하신 건지....;;;;; 

 

 

난 진부할 줄 알았단 말이다.  

설마하니 내가 이거 읽으면서 울 줄은 몰랐단 말이지. 

그때 난 스무살이었고, 첫사랑이 짝사랑으로 끝나버렸고,  

고작 20년도 못 살았던 삶이 100년을 산 것처럼 지쳐 있었을 때였단 말이지.  

그런 배경 없이도, 오로지 작품 만으로도 이 작품은 수작이었는데, 그땐 더 복받쳤단 말이야...... 

 

 

서로 다른 무수한 마틴과 존의 사랑 이야기.  

남자와 남자의 사랑 이야기도 이렇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게 그저 놀랍고 감탄스러웠다.  

거기엔 박희정 샘의 환상적인 그림이 또 한 몫을 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여러 에피소드 중 가장 길었던, 우주에서 벌어진 왕의 아우-샤하다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담긴다. 그렇게 신비롭고 애잔한 이야기라니...  

 

 

초반에 비교적 연재가 빨리 되는 것 같아서 감격 모드였건만, 다시금 연재가 가물가물...ㅠ.ㅠ 

교정샘 제발 힘내주세요! 

용이 살아있고, 마법사가 살아있던 시절, 청년 데트가 임금이 되기까지의 이야기. 

하지만 그 전에 백색 마법사와 흑색 마법사의 사랑이 더 가슴을 저민다.  

라자우스... 너를 어쩌면 좋을까.  

 

애장본을 모으기도 전에 절판이 되어버려서 나를 울린 작품.  

황미나 선생님은 무척 많은 작품을 자랑하지만, 넘버원은 단연코 레드문이다.  

처음 연재 시작할 때는 이 작품이 이렇게 스케일이 커질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작가님도 그러지 않으셨을까?) 

필라르와 루나레나, 아즐라 스트랄라의 외사랑, 사다드의 헌신과 어머니를 닮은 못된 사랑,  

그리고 데스티노의 미워할 수 없는 사랑까지. 참 여러 번 감동 주고 눈물도 주고 슬픔도 주더라. 이런 작품 더 써주세요, 작가님. 공포의 외인구단이 웬 말입니까! ㅠ.ㅠ 

 이미라 선생님의 출세작은 '인어공주를 위하여'였지만, 

내게 있어 최고는 두 권짜리 짧은 이 책 '겔다를 찾아서'이다.  

눈의 여왕을 패러디한 슬픈 사랑 이야기.  

아무리 기다리고 기다려도 자신을 찾아주지 않는 겔다를, 도리어 제가 찾으러 나선 가이의 사랑 이야기다. 동화를 다르게 해석하고 표현한 그 상상력에 흠뻑 반했다. 애잔한 느낌까지도.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지우게 해준 작품이었다.  

'아기와 나'에서 보여준 그 동글동글한 펜선의 마리모 라가와 작가가, 

이런 책도 쓴다는 것에 자못 놀라기도 했었다.  

사랑과 본능, 그 떨어지지 않는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다. 

 

  

 

강풀 작가 작품 중 최고라고 생각하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보여준 지순한 사랑, 따스한 사랑, 절절한 사랑이 다 녹아 있다.  

게다가 웃기긴 또 얼마나 웃기고, 슬플 땐 또 얼마나 슬프던가. 눈물 콧물 다 빼게 만들었던 작품이다.  

강풀 작가, 오래오래 사랑할 테다! 


사랑 이야기가 늘 절절하고 아프기만 하진 않다고 말해준다. 

이렇게 수줍고, 예쁘고, 상냥한 사랑 이야기도 있다고.  

'메이드'에 집착하는 카오루 모리 작가. 

엠마 시리즈는 외전이 더 재밌다는 전설이 있다. 

청춘이 반짝반짝 빛난다. 그들의 사랑과 일과 열정, 우정도 모두 반짝반짝 빛이 난다. 예쁘고 소중해서, 그래서 더 슬퍼지기까지 한 책이었다.  

아스라한 추억들을 되새겨보며 추천하게 되는 책 

이렇게 예쁘게 성장하고, 예쁘게 사랑할 수 있는 축복은 대체 누구의 몫일까.  

딸내미, 아들내미, 너무 잘 키우셨네요.  

네가 없는 낙원, 이 멋드러진 제목에서부터 이미 점수 먹고 들어가다.  

그림은 수수하지만, 자꾸 보다 보면 이것도 익숙해진다.  

 

그리고 또 몹시 많을 테지만, '사랑'을 생각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작품들만 골라보았다.  

화이트 데이날, 나도 사랑에 빠질 거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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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3-06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의검은 애장판 사놓고 방학때마다 한번씩 다시 읽어준답니다. ㅎㅎ
정말 광야는 언제 나올지...ㅠ.ㅠ 제가 좋아하는 만화들이 듬뿍이네요. ^^

마노아 2009-03-06 00:52   좋아요 0 | URL
애장판을 대하는 아주 모범적인 자세예요. 저도 본받겠습니다. ^^

후애(厚愛) 2009-03-06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읽고 많이 웃고 많이 울었어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의 사랑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소장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요.^^;;

마노아 2009-03-06 12:3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이 작품 정말 감동의 향연이었어요. 드라마 제작이 무산된 게 아쉬워요.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을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지요ㅠ.ㅠ

무스탕 2009-03-06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품 페이퍼가 탄생했군요!!
불의검, 비천무는 생각만해도 눈물이 글썽.. ㅠ.ㅠb
바사라는 전 처음 나왔던 일반판이 있어서 저 애장판 표지를 보면 새로운 작품처럼 낯설어요..;;
어여 세븐시즈가 끝나야 볼텐데 맨날 쓸어주고 닦아주면서 기원하고있지요. ㅎㅎ

마노아 2009-03-06 12:35   좋아요 0 | URL
바사라 일반판을 애장판 구입하면서 처분했어요. 짝이 몇 권 비었었거든요. 그래도 좀 아쉽더라구요.
세븐시즈는 분명 바사라보다 더 길어질 것 같아요. 쓸어주고 닦아주고~ ㅎㅎㅎ^^;;;

ji0158 2009-03-06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마노아님 서재를 늘 훔쳐보는 1인입니다. 첨으로 댓글 남겨요. 제가 젤 좋아하는 소장목록 리스트랑 겹쳐서 반가운 마음에... 좋아하는 순서로 따지자면 별빛속에, 레드문, 불의검, 마틴앤존, YOU. NANA는 원서로 모으다 중도포기중. 프린세스랑 허니와 클로버는 언젠가(^^) 구입할 생각이구요. 김혜린 샘작품 애장판은 거의 다 소장하고 있지요.헤헤.광야는 구하고 싶은데 구할 수가 없어요.ㅠㅠ

마노아 2009-03-06 21:45   좋아요 0 | URL
헤헷, 반갑습니다. ^^ 역시 명품 작품들은 눈길을 잡게 된다니까요. 우와, 원서로 모으셨었다구요. 대단해요~! 전 시미즈 레이코의 일러스트집 원화를 구입하고 싶었지만...;;;; 나중에 번역본 나올까 봐 참고 있어요. ^^ㅎㅎㅎ
광야... 실은 얼마 전에 팔아버렸는데...;;;
이 작품은 분명 필생을 걸고 다시 그리실 것 같은데, 그때 되면 분명 애장판이 나올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절판뿐 아니라 검색도 되지 않는 책을 그만 정리해 버렸네요. 생각해 보니 많이 아깝긴 해요. ^^;;

순오기 2009-03-07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 사봐야겠어요.
요즘엔 나를 위해 책을 사는 일이 없어요~ 쌓인 책이 많아서요.^^

마노아 2009-03-07 12:29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도 분명 맘에 드실 거예요. 아, 쌓인 책을 보면 죄책감이 든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