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래 오늘의 계획은 지인과 함께 '서양 미술 거장전'을 보러 가는 거였다.
아침 9시에 울린 그녀의 전화, 컨디션이 많이 안 좋은가 보다. 약속 캔슬.
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표는 오늘까지였고, 난 가고 싶었다.
혼자 가면 어쩐지 더 좋을 것 같은 예감이 무럭무럭.
2. 문제는, 그 전에 중고샵을 들어가봤다는 데 있다. 난 11시까지 예술의 전당에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11시가 훌쩍 넘어서아 출발할 수 있었다. 해 넘기기 전에 중고책이 그렇게 몰릴 줄 내가 어찌 알았겠는가!
5만원에서 천원 모자라는 실수를 저질러 우왕좌왕하다가 '마지막 강의'를 놓쳤다. 아뿔싸!
3. 어젯밤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 공동수상을 보며 온에어의 명대사를 떠올렸다. 대상이 개근상이야, 선행상이야, 공동 수상이 어딨남! 그리고 공동수상 받을 만한 녀석을 갖다 붙여야지 어디 감히! 라고 불을 뿜는 내 친구와 긴 통화를 했다. 물론, 녀석의 마음이 내 마음이기도 했다. 그치만 추운데 바깥에서 전화 받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니? ㅡ.ㅜ
4. 서양미술거장전 도록을 어제 읽었는데, 완소였다! 어찌나 감탄 절로 나와주시는지. 작품 해설이 인상 깊었는데, 푸쉬킨 미술관 큐레이터들이 직접 쓴 듯. 그분들의 정체는 모르겠다만 이니셜은 같다는 걸 확인함^^ㅎㅎㅎ
그 덕분에 작품 감상하는 게 더 즐거웠다. 퐁피두전도 도록 읽고 가야겠다!
5. 전시관을 다 보고 나오니 미술 관련 기념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나 1000피스 퍼즐이 너무 근사했다. 세계지도를 맞춰봤기에 알지만, 저걸 다시 맞춰보겠다고 프레임 없이 구입하는 건 성질 버리는 지름길이다. 무조건! 액자와 함께 구입해야 마당하다. 우리 집엔 애석하게도 걸 데가 없다. 시집을 가던가, 독립을 하던가 하기 전엔 불가능하구나. 아, 우리 집이 이사를 가면 가능하겠군. (털썩!)
6. 어제 도착한 알라딘 머그컵은, 정말 눈부시게 예뻤다. 이렇게 예쁠 줄 알았더라면 다른 책을 자제하고(정말?) 머그컵 주는 책을 좀 살걸. 그래서 다시 책 코너를 뒤적이다가, 또 다시 나를 사로잡는 중고책 발견. 아, 안돼안돼안돼! 하면서 또 주문. 헉... 내가 무슨 짓을! 새해엔 적립금이 좀 될 것 같....;;;;
7. 나로하여금 불을 뿜게 만들었던 개인 판매자 중고상품. 22일 주문해서 어렵게 오늘 배송 받았다. 어제는 배송 추적이 되질 않아서 알라딘에 문의를 했는데 여전히 동문서답 해주시는 고객센터 팀의 센스! 오늘 책이 안 왔다면 나는 심각하게 크르릉 거릴려고 했었지. 다행히 책이 왔다. 그것도 강경옥 작가의 사인본이다. 음하하핫! 네 죄를 사하노라! 피--쓰!
8. 조카의 초등학교 입학 선물은 개똥이네 놀이터 정기 구독으로 정했다. 일년 구독료 102,000원. 오늘까지 주문해야 6만원 어치 상품이 따라온다. 함께 고른 선물은 보리 국어사전과 랑랑별 때때롱. 보리 사전은 내 손에 세번째 들어오는구나. 그나저나 이틀 동안 주문 금액이 후덜덜...ㅜ.ㅜ
9. 원고료가 1월 중순 안으로 들어온다는 얘기에 눈에서 불꽃슛을 쏠 뻔 했다. 화르륵 분기탱천! 그러나 결과적으로 오늘 저녁에 무사히 입금 완료. 해를 넘기진 않았구나. 힘들다, 털썩! 어쨌든 수고해 준 편집자님 감사감사!
10. 서양미술거장전과 도록 덕분에 멋진 2008년의 마무리! 2009년에는 중고샵에 되도록 안 들어가기 계획을 세워본다.
참, 중고책 스티커가 너무 안 떨어져서 2주 동안 고생을 시키더니 다시 잘 떨어지는 예전 버전으로 돌아갔나보다. 오늘 도착한 책들은 잘 떨어지네. 하지만 거기에 기뻐한답시고 다시 책을 주문하진 말자. 제발...ㅜ.ㅜ
and....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