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9월 1일은 어찌나 우울했던지, 무기력증까지 덮쳐서 일어나 앉는 것도 힘들었다.  1학기 시작할 때도 백수였는데, 2학기 시작할 때도 백수일 줄 내가 어찌 알았겠는가.

 

2. 9월 2일, 잠깐 외출하고서 다시 기운 업했다. 내가 원래 내 힘으로 안 되는 건 빨리 포기한다. 좌절도 금세 하지만, 일어나는 것도 금방 한다. 이제 교육청 홈페이지는 쳐다 보기도 싫다. 한 달 정도만 보지 않을까 생각 중. 아쉬우면 다시 찾게 되겠지만..;;;;
일단은 다른 일이 급해졌으니 이것부터 매진!

 

3. 신문 보급소에서 대금이 2개월치 덜 들어왔다고 자꾸 와서 시비를 걸었다. 어무이께서는 분명 다 냈다고 하시고 서로 기분 상한 상태.

인터넷 이체 결과를 일년 치 조회를 해보니 내 기록상으로는 딱 맞게 입금이 되어 있다. 어무이 장부에는 2달치가 더 들어가 있다.  알고 보니 중간에 언니가 지로로 이중 납부한 게 있었다. 그러니까 덜 준 게 아니라 더 줬던 것.

어무이는 내 탓이라고 한다. 허허(ㅡㅡ;;;) 주는 지로 대로 매달 납부했을 뿐인데 장부 점검 제대로 안 하신 어무이 탓이오!

암튼, 신문 보급소에 전화해서 차갑게(내 나름대로!) 말했다. 두달 치 다시 통장에 집어넣으라고. 아까 보니까 안 넣어놨더라. 내일 다시 전화할까? 일주일 안에 안 넣어주면 신문 끊어야지.

 

4. 중고샵에서 구매한 책 하나가 '최상' 등급을 달고는 너덜너덜한 상태로 왔다. 표지만 헐은 게 아니라 안쪽 뒷표지가 찢어져 있었다.  추석 씨즌인지라 조카 읽히려고 한 건데 반품 신청했다. 또 다른 주문 건에서 한 책은 역시 '최상' 등급이었지만 책도장이 세 개 찍혀 있고 맨 뒤에 서명이 하나 쓰여 있고, 책 밑에 약간 울은 자국이 있다. 같이 반품시키기엔 표지가 깨끗해서 상태 설명을 하고 '상' 등급으로 하향 조정해서 적립금으로 돌려줄 수 있냐 요청했는데 어떻게 책이 문제가 있는지 다시 얘기해 달란다. 아니 내가 위에 적어놓은 것 안 읽으셨나요? 돌려받아도 200원에서 300원 남짓이니까 다시 요청하기가 치사스러워 관둘란다. 근데 기분은 좀 나쁘다.

 

5. 바퀴벌레 약을 쳤는데, 6시간 이상 외출해야 된단다. 그 사이 냄새 맡은 녀석들이 밖(!)으로 나가서 죽는단다. 놈들의 시신을 우리가 구경하지 않아도 된다나. 12시 반에 약 치고 어무이랑 외출했다.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골라 단성사에서 '신기전' 관람.

감독은 처음 보는 이름인데 제작이 '강우석'이다. 음.... 한반도같은 느낌의 영화련가?

영화는 그럭저럭 재밌었다. 근데 좀 불편하다. 오늘날의 한미관계를 보는 것 같아서 불편했고, 적을 제압할 수 있는 폭발적인 힘을 가진 무기로 자주국방을 한다는 설정이 '핵무기'를 용인하자는 것처럼도 들려서 껄끄러웠다. 한은정은 별로 안 예쁘게 나온다. 문종 역할을 한 배우가 많이 본 인상인데 누군지 모르겠다.

 

6. 영화는 내가 보여줬으니까 엄마가 밥 쏴! 했더니 가까운 곳에 위치한 중국집으로 직행. 헉, 종로에서 중국집 가본 것은 첨이다. 게다가, 짜장면이 2천원 짬뽕이 3천원! 놀라운 가격이다. 맛도 제법 괜찮았다. 할아버지들이 많이 보였는데 탑골 공원이 가까운 탓인가?  종로에서 5천원으로 점심이 해결되다니. (물론 우린 물만두도 시켰다. 그건 3,500원!)

 

7. 엄마는 담주 중으로 정리하기로 되어 있는 언니 가게로 직행하고 나는 교보문고로 직행. 봐둬야 할 책들이 있었다.  서서 보고 올 수 있는 책들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모두 페이지가 꽤 되어서 도서관을 가던가 사던가 해야 할 책들뿐. 열댓 권 찾아보고 고개를 드니 순간 아찔. 내가 어디 서 있는지 잠깐 생각이 안 났다. 3초 뒤에 출구를 무사히 찾았다. 내가 이젠 교보 와서도 헤매는구나...ㅠ.ㅠ

 

8. 어무이가 사오라고 돈줬는데, 석달만에야 언니가 벽시계를 사왔다. 방에 걸어놨는데 초침 소리가 어찌나 큰지 엄청 당황! 엄마 방에 다시 두고 왔다. 좀 있다가 엄마가 다시 갖고 나올 듯하다. 어쩌지? (ㅡㅡ;;;)

 

9. 어느 게시판에서 이십대 여성분이 간첩 얘기 하다가 북한 도와줘서는 안 된다고, 믿을 수 없는 놈들이라고, 우리가 더 잘 사는데 통일하면 같이 망한다고 격하게 한 소리를 했고, 그 밑에 댓글에 자기도 통일 반대한다는 얘기며, 북한은 너무 구리다는 등 그런 글들이 주렁주렁 달렸다. 나 원래 눈팅만 하는 앤데 순간 열불 나서 한소리 적어주고 왔다.  소심해서 좀 전에 다시 들어가봤는데 별 다른 반박 글은 없다. 글이 지나가서 묻혔나보다. 휴우..;;;;;

 

10. 비움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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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9-04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전 무려 1년이나 신문대금을 안낸 신문이 있어요
얼른 내고 끊어야지 ㅋㅋㅋ

마노아 2008-09-05 01:11   좋아요 0 | URL
중앙일보인가요?

turnleft 2008-09-05 0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깔끔하게 10을 채우시네요 ㅎㅎ

마노아 2008-09-05 09:50   좋아요 0 | URL
숙련됐달까요^^ㅎㅎ

순오기 2008-09-05 0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3개월 만에 사온 벽시계의 초침소리~~~ 그렇게 소리가 크면 어떻게 잠을 자요? 잘려면 그 소리가 더 예민하게 들리잖아요.ㅋㅋㅋ 건전지 빼서 죽임 당하지 않을까?ㅜㅜ
바쁜 일 먼저 하면서 마음을 비우면 기회가 오겠죠~~~ 토닥토닥
'신기전'볼까 말까 생각중인데~~~ 좀 별론가 봐요.^^

마노아 2008-09-05 09:53   좋아요 0 | URL
반품하라고 상자에 싸줬어요. 도저히 안 되겠더라구요. 밖에 내놓고 잤는데 문 열어 놓으면 역시나 채깍채깍, 어찌나 크게 울리던지요^^;;;
'신기전'은 개연성이 좀 부족해요. 왜 저렇게 싸우고 희생하고 도전하는 지에 대한 절대적 가치의 부재.
그리고 신은정이 사극이 첨이라서 그런지 좀 연기가 안 됐구요. 정재영은 훌륭했어요. 다른 조연들도 연기는 훌륭했죠. 민족주의를 깔아버리고 너무 쉽게 가려고 한 흔적이 역력해요. 근데 요새는 그거 별로 안 통하잖아요. 태극기 실미도, 휘날리며까지였죠^^

무스탕 2008-09-05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침 소리 큰 시계, 저도 싫어요. 저희집은 화장실에 걸어둔 시계 초침소리가 거실에서도 똑딱거려서 어쩔땐 째려보지요.. 저걸 떼 내버려..? --+ 하고요..
울집(정확히는 엄마네집)으로 배달되는 동아일보(울 아부지는 동아일보밖에 안보세요 -_-a)는 제 기억으로 4년도 넘게 보고 있는데 이 신문배달해주는 분이 생전 전화도 안해요.
서비스는 물론 그냥 두어달 넣어주는 경우 절대 없지요. 보는동안 연체라곤 딱 1번 했었는데(깜빡 잊고요..) 이렇게 무심해도 되는건지.. 전화해서 끊는다고 협박해볼까요? ^^;

마노아 2008-09-05 13:04   좋아요 0 | URL
언니가 오늘은 바빠서 못 바꿔온다고 집에 두고 갔어요. 약이라도 빼놓을까봐요. 정말 지나갈 때마다 얼마나 깜딱깜딱 놀라게 만드는지...;;;;
엄니는 국민일보 보시는데, '미션' 섹션 때문에 보시는 거니까 영 서비스가 맘에 안 차면 신문 끊고 날마다 출력해 드릴까봐요. 귀찮긴 하겠지만 그래도 뭐^^;;;
경향신문 보고 싶은데 엄니께서 니 돈으로 봐...이러시겠죠? ㅎㅎㅎ

노이에자이트 2008-09-05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은정 누나 좋아하는데 왜 안 이쁘게 나왔을까요?

마노아 2008-09-05 16:00   좋아요 0 | URL
서울 1945에서 참 좋았었기에 좀 기대했는데 사극이 잘 안 어울리더라구요. 결정적으로 연기를 많이 못했어요^^;;;(각본이 별로라는...;;;)

건조기후 2008-09-05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샵의 책들은 같은 등급을 달고도 어찌나 극과 극인지. 어떨 땐 처음 책 샀을 때 끼워져있었을 작은 광고지가 그대로 빳빳하게 들어있기도 하고(완전 새책이라 감동먹고;) 어떨 땐 변색도 너무 심하고 얼룩덜룩해서 맘 상하고요-_- 앞으로 뭐 더 좋아지겠죠^^

음 벽시계는 무소음으로 나오는 것도 있던데 그걸로 바꿔보셔도^^

마노아 2008-09-05 18:04   좋아요 0 | URL
품질무보증임에도 최상급 품질을 자랑하는 책들도 꽤 여럿 만났죠. 그럼에도 내가 지불한 값에 대해 합당치 못한 물건이 오면 화르륵 열받고 그러네요^^;;;
벽시계는 무소음으로 바꿔오라고 할 생각이에요. 싸구려라 그런가봐요ㅠ.ㅠ

노이에자이트 2008-09-05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울 1945에서 좋게 봤어요.음...그런대로 관객은 오는 영화라고 하던데요.그 드라마 내용이 맘에 안 든다고 우익 강경단체에서 소송하고 난리가 아니었죠.그래도 은정 누나는 내 사랑!

마노아 2008-09-06 11:00   좋아요 0 | URL
그 드라마 완전 소중이었어요! 우익 단체 진짜 웃기죠? 사실 아주 쪼오끔만 보여준 건데 말이에요. 하긴, 지들이 진실을 어찌 감당하겠어요.(ㅡㅡ;;)
영화 반응 좋은 편이더라구요. 저도 재밌었어요. 근데 재밌는 거랑 이게 잘 만든 영화인거랑은 또 별거니까요^^

노이에자이트 2008-09-06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민군 장교로 나온 사나이 정말 멋지던데,그리고 여교사로 나온 분도 이쁘고...여성들의 견해는 좀 다를 수도 있겠죠.음...그러고 보니 소유진도 이뻤네요.류수현도 좋았고...

마노아 2008-09-07 01:08   좋아요 0 | URL
인민군 장교면 소유진의 삼촌말인가요? 홍요섭? 여교사로 나온 사람은 한은정 동생 말하는 거죠?
류수영도 멋졌고, 김호진도 멋졌구요. 캐릭터들이 다 살아있었어요. 그렇지만 저를 가장 감동시킨 것은 음악이었답니다. 그 빠바바바빰! 하고 강하게 치는 장면이 몹시 인상적이었어요. 마지막 회에서 운혁이 죽을 때 그 음악이 빵하고 터지는데 심장을 치는 것 같더라구요. kbs에선 가끔 그런 명품 드라마를 만들어주는 게 참 고마워요. ^^

노이에자이트 2008-09-07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요섭 말구요.여교사와 결혼하는 남자를 말하는 겁니다.나중에 류수현과 전투하면서 만나는...아...김호진도 나왔죠.제가 드라마 그렇게 열심히 본 적은 전무후무했어요.

마노아 2008-09-07 22:16   좋아요 0 | URL
류수현이 아니라 류수영이요. 류수영 친구 오철형 얘기하는 거예요? 그 사람이 인민군 장교로 나왔는데... 오철형은 류수영, 그러니까 최운혁 여동생 최은희랑 결혼해요. 근데 은희가 여교사로 나왔나요? 이상타... 한은정 동생이 여교사로 나왔는데....;;;
제가 여기 음악이 참 좋다고 했는데 그 감독이 바람의 나라 음악 감독도 맡았네요. 막 기대되어요!

노이에자이트 2008-09-08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헷갈리기 시작하네요...음...한은정 누나가 싸이할 땐 홈피보면서 배역을 알았는데 이제 폐쇄해서...음악감독까지 알아보셨군요.

마노아 2008-09-08 17:13   좋아요 0 | URL
아마 제가 얘기한 게 맞을 거예요. 어제 서울 1945 폐인 친구랑 통화해서 확인까지 했다니까요^^;;;;

노이에자이트 2008-09-08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런 성의를 보여주시다니...

마노아 2008-09-08 23:31   좋아요 0 | URL
뭐, 정보 확인을 빙자한 오랜만의 수다 한 판이었어요^^;;

노이에자이트 2008-09-09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튼 감사감사....

마노아 2008-09-09 17:49   좋아요 0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