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할 때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 성취한

자랑스런 나의 조국은 침묵했다




까나 마을에 폭격이 퍼부어지고

36명의 아이들이 학살당할 때

말 잘하는 나의 정부는 침묵했다




많은 나라들이 가장 강력한 말로

이스라엘의 학살을 규탄할 때

싸움 잘하는 나의 국회는 침묵했다




민주와 개혁을 거침없이 외치던

나의 대통령과 지도자들은

금처럼 찬란하게 침묵했다




코리아는 침묵의 나라

불의와 학살 앞에서는

금처럼 침묵하는 나라




일본이 독도를 건드릴 때마다

국제 심판이 오심을 내릴 때마다

노조가 파업을 벌일 때마다

즉각 애국투사로 소리치면서도




학교에서 내 아이가 무시당하고

밥집에서 내 순서가 뒤로 밀리고

거리에서 내 차가 추월당하면

즉각 정의의 투사로 돌변하면서도




대낮에 남의 영토를 침략하고

아이들과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하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야만 앞에서는

금빛 침묵으로 동조하는 나라




오 고요한 아침의 나라 코리아여

국익 앞에만 다이내믹한 나라여

네가 짓밟히고 피에 젖어 울부짖을 때

세계는 너의 침묵을 찬란히 돌려준다면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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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10-11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요>를 챙겨봐야 겠어요.
님이 올리신 글들마다 왜 이리 생각이 많아지고 안타깝고 내 자신의 무심함에 반성이 되는 건지요.

마노아 2007-10-11 13:48   좋아요 0 | URL
시리즈 1편인 "아체는 너무 오래 울고 있다"도 같이 보셔요. 정말 먹먹해집니다.ㅠ.ㅠ

홍수맘 2007-10-11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섬사이님이 말씀하신 <우리말고 또 누가 이 밥그릇에 누웠을까>도

마노아 2007-10-11 14:12   좋아요 0 | URL
저두요^^

씩씩하니 2007-10-11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묵으로 동조하는 나라라는,,부분에서 가슴이 턱하고..막혀요...
제가 말없이 동조하는 사이..너무나 많은 부당함들이..세상을 채우고 있네요...
님 잘지내시지요..?? 가을 빛이..세상을 채웁니다, 건강하세요~~

마노아 2007-10-11 14:13   좋아요 0 | URL
저도 가슴이 턱 막혔습니다.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면죄부를 받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이렇게 가슴이 아픔에도 하늘빛은 맑고도 곱습니다. 씩씩하니님도 감기 조심하셔요~ 주말이 곧입니다^^

순오기 2007-10-11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말이 없었다!

마노아 2007-10-12 09:11   좋아요 0 | URL
아, 유구무언이에요..ㅠ.ㅠ

다락방 2007-10-12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 장르를 다 접하고 계신 마노아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마노아 2007-10-12 15:27   좋아요 0 | URL
시인 다락방님을 사모하는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