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한옥
[한겨레 2007-03-28 05:09]    

[한겨레]
서울 종로구 가회동 31번지, 어깨를 맞대고 늘어선 한옥 가운데 유독 높이 솟아 눈에 띄는 기와집이 있다. 대부분의 한옥은 담장이 처마 바로 아래까지 가리고 있지만, 이 집은 담장 위로 한옥의 대부분이 드러나 있다. 콘크리트로 지은 1층 건물 위에 한옥을 2층으로 얹은 것이다. 이 집은 2000년부터 시작된 서울시의 ‘북촌 한옥마을 가꾸기 사업’에 따라 보조금 3천만원과 융자금 2천만원을 지원받아 2004년에 원래 있던 한옥을 철거하고 새로 지은 집이다. 이 집처럼 콘크리트 건물 위에 한옥을 얹은 집은 가회동 31번지에만 4채가 있다.

이처럼 ‘기형적인’ 한옥이 북촌에 들어서는 것에 대해, 주민들 사이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년째 북촌 한옥마을에서 살아온 최금옥씨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새로 지어지는 한옥들은 전통 한옥의 기본 구조와 동떨어진 엉터리 한옥”이라며 “한옥마을 가꾸기 사업이 오히려 한옥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성 서울시 북촌사업팀장은 “한옥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지만, 이곳의 집들이 문화재는 아니기 때문에 내부를 개조하거나 2층으로 변형시키는 것을 법적으로 막을 수 없다”며 “집주인들이 자발적으로 한옥의 겉모습이라도 지키도록 유도하려면 어느 정도 타협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자리잡은 북촌 지역은 조선시대부터 고위 관리들의 주거지로 유명했다. 지금까지 북촌에 남아 있는 한옥들은 대부분 1930년대를 전후해 개량된 것들이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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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3-28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게 뭐야ㅡ.ㅡ;;;

맑음 2007-03-28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도 더 높이 올리면 안 되나요? ㅋ~ 작년 봄까지 장작 20여 년을 넘게 기왓집에서 살았었는데. 불편해도 전 한옥 구조가 더 좋은 것 같아요. 100% 한옥이 얼마나 될까요? 제가 꼬맹일 때부터 마루청도 뜯어내고(확장과 보일러 시공 때문에) 없던 옥상도 만들고 해서 무늬만 한옥이였지만 그 집(동네 전체가)도 재개발 때문에 곧 사라져요. 결국 기왓장만 남은 한옥이였지만, 어릴 땐 그 기왓장 위를 걸어다니고 햇볕도 쬐고 그랬는데. 므흣, 그래서 가끔 꿈에서 무협영화처럼 제가 이 집 저 집 지붕 위로 쑹쑹~ 날아다닌다는...@^^@

홍수맘 2007-03-28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ㅇㅇ에서 하는 일은 늘 저런 현상들이 생기는 걸까요?

비로그인 2007-03-28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북촌 한옥마을!! 꼭 언젠가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완전히 까맣게 잊고
있었던-!! 아, 정말. 마노아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기억이 났습니다. (웃음)

마노아 2007-03-28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맑음님, 보통 겉은 한옥집 구조를 갖고 있어도 내부는 사용하기 편하게 많이 고치는 모습을 보곤 했는데, 사진 속의 오른쪽 집은 많이 어색해요. 사용자 마음이나 뭐라할 수 없는 거고, 각 개인에게 맡길 문제가 아닌데, 저 모습을 보니 조금 속상해요^^;;; 저도 어릴 적에 지붕 위에서 많이 놀았답니다. 날아다니진 못했어요^^ㅋㅋ
홍수맘님, 좀 제대로 된 행정을 보여줬음 해요..;;;;
엘신님, 북촌 한옥마을이 남산 한옥마을하고 다른가요? 남산은 가보았지만 정작 한옥마을 조성해 놓은 것은 싱겁게 보고 나왔어요^^;;;

antitheme 2007-03-28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른쪽 집을 보니 달마야 서울가자에 나오는 빌딩 옥상의 절이 생각나네요.

마노아 2007-03-28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 옥상 위의 절은 센스로 보였는데 지금 저 집은 안습으로 느껴져요^^;;;

비로그인 2007-03-28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복궁. 시간이 멈추어 있는 듯한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공기를 마실 수 있다면 -
북촌 한옥마을에서도 가능하겠지요. 남산 한옥마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북촌 한옥마을의 옛모습에서 오는 정취는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뽀송이 2007-03-28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엄마야~~ 국적불명의 한옥??

마노아 2007-03-28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님, 북촌한옥마을을 검색해 보니 울 언니 가게 근처더라구요. 나중에 기회되면 가보려구요. 멋질 것 같아요. 날 좋은 날 나들이 삼아 가는 것도 멋질 듯합니다^^

마노아 2007-03-28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외계 한옥 같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