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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와 구라의 대청소 ㅣ 내 친구는 그림책
나카가와 리에코 지음, 야마와키 유리코 그림, 고광미 옮김 / 한림출판사 / 2003년 10월
평점 :
겨우내 쌓인 먼지를 털어내기 위해 스스로 걸레가 되자고 결심한 구리와 구라.
그들은 헌 옷을 온 몸에 두르고 슬라이딩을 해가며 집안을 싹싹 치운다. 팔을 휘둘러 먼지를 털어내고 신나게 즐기며 대청소를 감행한다.
이웃 친구들이 그 광경을 보고는 귀신이 나타났다고 생각해 소동까지 벌어지나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 집은 반짝반짝 빛이 날 정도로 깨끗해져 있었다.
실제로는 이렇게 청소해서는 절대로 집이 깨끗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먼지만 풀풀 날리고, 청소에 사용한 옷들은 그저 거대한 '걸레'로만 남거나 쓰레기가 될 뿐이다. 그러니 생산적이지 않은 청소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접근을 달리하면 이건 즐거운 놀이이자 축제도 될 수 있다. 아이들은 엄마를 도와 뭔가 좀 해보려고 해도 거추장스럽게 되거나 사고를 치기도 한다. 그 마음을 헤아려 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야단을 치거나 하면 얼마나 역효과가 날 것인가. 비록 청소가 깨끗이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혹은 더 어질러지게 되어 일만 늘어난다 할지라도, 청소 자체를 즐거운 놀이로 바꿀 수 있다면 그야말로 생산적인 수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구리와 구라의 이름이 발음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깔끔한 그림이 청소한 것처럼 뽀득뽀득 소리가 날만큼 정겹다.
아이들 책은 가로로 긴 싸이즈가 많던데, 애들 책장은 좀 깊어야 되지 않을까... 라고 잠시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