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의 충격 - 비트코인, 핀테크에서 loT까지 사회구조를 바꾸는 파괴적인 기술
<블록체인의 충격> 편집위원회 외 지음, 김응수 외 옮김, 마부치 구니요시 감수 / 북스타(Bookstar)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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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이란 용어 자체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서 사용된 거래정보를 보관하는데 사용하기 위해 구현된 처리 기법으로서, ‘비트코인의 등장과 함께 알려지기 시작한다. 처음 적용된 사례가 비트코인이라는 가상화폐에서 구현되었기 때문이다. ‘블록 체인기술의 활용적인 측면에서 사회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끼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력이 크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 책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사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술 용어를 가리키는 것으로,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처럼 구체적인 기기나 설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블록 체인(block chain)’은 분산 네트워크 환경에서 사용되도록 고안된 일종의 데이터베이스(DB,database)형태이다. 여러 거래 메시지를 암호화하여 머클 트리(merkle tree)’라는 자료 구조로 변환하여 하나의 블록 단위로 설정하여 이전의 암호화된 블록의 해쉬(hash)값 다음에 연속해서 덧붙이는 방식으로 하나의 블록의 연결을 구성하게 된다. ‘비트코인에서는 이런 일종의 암호화된 분산 데이터베이스 자료구조 형태인 블록 체인을 P2P(peer-to-peer)방식의 네트워크 통신을 통해 가상 화폐의 직접 거래 당사자인 양측(소유자=구매자=송신자, 양수자=서비스판매자=수신자)간에 교환된 거래 정보가 네트워크의 중간 중계 노드들에게 남아 저장되는 형태로 사용되었다.

이 책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단순히 핀테크(fintech)분야를 넘어서 헬스케어나 사물인터넷(IoT)에 결합되어 사회 보편적인 형태로 적용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일종의 시나리오를 기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저자가 가상화폐 종사자이기 때문에, 금융적인 측면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적용에 관해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가 지적한 대로, 가상화폐의 경우 실물 화폐를 대체할 만큼 실제 사회에 완벽하게 적용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아직은 너무 많다: 기술적인 문제, 법률적인 문제, 금융거래 문제 등이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이고,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시키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블록 체인이라는 기술 자체는 보안적인 측면에서 안전(secure)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블록 체인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만능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토콜의 모든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면, 저자가 예측하는 상황대로 향후 금융업계를 시작으로 사회 전반적인 사업이나 문화에 전혀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 네트워크 속도나 처리 기술 수준으로는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가상화폐에 대한 해킹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향후의 해결책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해킹으로 인해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처벌 조항이나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불안 요소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마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주 빌 게이츠 전 회장이 1995년에 쓴 미래로 가는 길(the road ahead)’를 읽었을 때와 똑 같은 느낌을 받았다. 지금 당장의 현실과는 아주 거리가 먼 미래의 상황을 상상하여 이야기한 것인데, 마치 허황된 것처럼 들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블록체인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이 매우 부족해서 사전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가 읽기에는 부적합한 점이 있다.

과연 블록체인기술이 앞으로 어떤 형태의 서비스로 발전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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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야욕 아베신조를 말하다 - 제2 메이지유신 꿈꾸는 아베 신조 책략 심층 분석
이춘규 지음 / 서교출판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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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베 신조라는 인물에 대해 모든 것을 말해주는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7년 현재 취임 5년차로 국민 지지율 60%를 받는 일본 총리가 되기까지의 정치적 행보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성장 과정과 정치 철학의 형성하게 만든 가족과 사회적 배경 등을 총망라해서 보여주고 있다. 서석숭 한일 경제협회 상근부회장이 추천사에서 말한 대로 거의 평전수준이다. 아베 신조와 관련된 인물과 당시 일본의 사회적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상당히 세부적인 수준으로 발생했던 사건과 사실들을 기술하는 점이 매우 뛰어나다. 게다가, 과거 일본의 역사를 중간마다 짧게나마 함께 기술하고 일본 특유의 문화적 용어를 저자가 간단한 설명을 첨가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점은 일본 정치와 역사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도 매력적인 접근 방식이다.

저자에 따르면, 현재 아베 총리가 추구하는 정책은 크게 3가지이다: 1) 헌법 개정을 통한 일본을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만들고, 2) 아베노믹스를 통해 잃어버린 20년의 불황을 탈출시키기 위한 금융정책과 재정정책과 산업 규제 정책을 수행하고, 3) 주요 5개 인근 국가(미국, 중국, 러시아, 한국, 북한)에 대한 외교 정책을 외교적 전략에 따라 수행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내놓은 아베 체제의 일본의 향후 전망에 관한 부분이다: 저자가 향후 중국과 일본 사이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미국이 동아시아의 전략적 관심이 줄어들어 전쟁에까지 이르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예상하고 있다는 점은 다른 동아시아 전문가의 예상과 일치한다. 아베의 현재 인기 못지 않게 제기되고 있는 약점과 해결과제 등도 함께 지적하는 점은 저자의 날카로우면서도 균형 잡힌 식견을 드러낸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은, 현재 일본 정부의 정치적 입장과 일본 국민의 여론에 대한 이해가 비로소 생겼다는 것이다. 현재 아베의 정치적 행적을 이해하려면, 아베의 집안을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가장 빠른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의 현대 정치사에서 중요한 활동을 직접 수행했거나 간접적으로라도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아베의 친가와 외가의 인물들의 행적을 파악하면, 아베의 정치관과 역사관 형성의 과정을 이해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일본 현대 정치사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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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주의 8할은 작전주 패턴으로 움직인다 - 나는 '작전주 따라하기'로 매달 월급만큼 번다!
알렉스 강.정치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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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주식투자 방법 중에서,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는 종목(소위 작전주’)을 골라 투자하는 방식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작전주를 매수하는 방법을 4단계로 설명한다: 재무제표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기본적 분석을 통해 우량주를 선별하고, ‘심리적 저점에 있는 종목을 골라낸 다음, ‘작전주 패턴이 발생했는지 탐색하여, 작전 세력의 움직임이 포착되면 기술적/심리적 분석을 통해 매수한다. 일단 작전주를 매수한 다음에 매도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번째는 추세선 중에 지지선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두번째는 봉 캔들 차트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일단, 저자가 제안하는 투자 방식에 대한 신뢰 문제를 떠나서, 주식시장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불편하지만 진실인) 사실을 기술하고 있다는 점은 과감한 부분이다: 작전 세력의 존재와 작전의 작업 패턴. 그러나, 기관투자자 전체를 작전 세력에 포함시킨다든지, 영화 작전에 나오는 내용을 마치 전부인 것처럼 다루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몇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1) 용어에 대한 정의를 일반적이거나 통용되는 의미 대신에 저자가 직접 정의하여 사용한다(예를 들어, ‘작전세력’,‘우량주’,’급등주’,’심리적 저점 구간’,’장대양봉’,’기관의 디지털 신호). 2) 저자가 세워 놓은 시나리오대로 작전세력의 움직임과 주식시장의 흐름이 나타나야, 급등주를 투자할 수 있다. , 예상되지 않은 사건의 갑작스런 출현으로 시나리오대로 전개되지 않으면, 투자 자체가 훼손되어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런 경우, 작전세력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 모두가 손해인 상황이니 괜찮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3) 크게 보면, 저자의 급등주 투자 방식은 기본적 투자방식과 기술적 투자 방식 중에 하나로서 거래량을 기반으로 하는 소위 심리적 투자방식의 특수한 경우를 합친 일종의 혼합 투자방식이라고 보여진다.

일단, 용어 정의 문제이다. 일반적인 투자 서적과는 다른 방식이지만, 독자로 하여금 투자 방식의이해를 혼란스럽게 만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자만의 용어 정의는 투자 방식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실제 매매 상황에서 용어 정의가 명확하게 통용될 수 있을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두번째는 주식시장의 자연재해적이고 비인위적인 돌발악재에는 전혀 대비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다른 투자방식과 차이가 없고, 오히려 대처 방안이 없어서 손해가 클 수 있다는 점이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세번째는 혼합 투자 방식은 이미 여러 방식들이 나와 있는데, 독창적인 투자 방법이 되려면 실제 투자 결과가 검증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예를 들면, 재무적으로 우량주를 골라서 투자 후보로 삼고 있는데, 굳이 급등할 때 매수해서 다시 급하게 매도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왜냐하면,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매수 방법 중에서 작전주 판별 부분은 설득력 있다고 느꼈다. 이 책은, 절대로 초보투자자가 아닌, 투자 경험이 많고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의 배경 지식이 있는 투자자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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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의 비밀 - 숨겨진 숫자의 비밀을 찾아서
마리안 프라이베르거.레이첼 토머스 지음, 이경희 외 옮김 / 한솔아카데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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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은 수학의 주요 원리와 법칙과 과학 기술 문명에 적용되는 사례를 소개한다. 이 책의 구성은 수학의 중요한 원리와 법칙을 숫자의 크기 순서대로 숫자와 연관지어 전개하며, 영향을 끼친 다른 과학 분야와 응용 기술 분야와 접목되어 현실 기술 문명에 쓰이고 있는 사례도 함께 기술하고 있다. 수리논리학, 정수론, 대수학, 기하학, 해석학, 위상수학, 확률에 이르기까지, 수학의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주요 원리와 법칙을 광범위하게 소개한다는 점이 놀라운데, 수학 원리와 법칙이 과학 기술과 융합되어 현실 속에 적용된 사례를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는 점은 신기함을 넘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흥미로운 예를 들면, 컴퓨터 언어의 기초를 제공해준 불 대수, 기상 모델에 사용되는 카오스 이론을 탄생시킨 유효숫자의 개수에 따라 계산 결과가 달라지는 현상인 초기조건 민감성의 원리, 인터넷 온라인 전자상거래에서 사용되는 공개키 암호화 기술에 적용된 정수론의 소인수분해 문제, 은행 예금의 복리 이자를 계산하다가 정의된 무리수 상수값 e, 돔형태의 건축물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삼각분할 기법, 물리학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나 전자기학의 맥스웰 파동방정식의 기반이 되는 위상수학의 추상적인 다차원 공간에서의 연구들, 사회학에서 사회적 연결망 계산을 위한 무작위 연결 공식과 공항 폐쇄로 인한 파급 효과를 추정하기 위한 척도없는 네트워크 공식, GPS 위성 통신에 사용되는 퓨리에 공식, 숫자는 10진법으로 표기면서도 시간은 12진법을 사용하고 시간분할과 경도 위도에 60진법을 사용하는 신기한 이유, 자기 분할의 무한 반복을 통해 기하학적인 무늬를 만들어내는 프랙탈 등이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수학 원리와 법칙의 수준은 범위가 폭넓다. 중등과정에서 배우는 피타고라스 정리에서부터 수학 전공에서 배우는 리만 가설이나 푸앵카레 추측, 전산학 전공에서 배우는 NP문제나 프랙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일반인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주제를 풀어서 우리 일상과 밀접한 사례를 들어 함께 설명하는 방식은 매우 훌륭하며, 이 책이 가지는 장점으로 생각된다.

수학에 관심이 많은 이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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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이야기 1 - 민주주의가 태동하는 순간의 산고 그리스인 이야기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경덕 옮김 / 살림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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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내놓은 그리스인 이야기 3부작 중 첫번째 권에 해당한다. 주요 내용은, 그리스 고졸기(archaic greece)가 끝나는 BC.7~8C부터 1,2차 페르시아 전쟁이 완료되는 BC.5C 중반까지의 그리스 고전시대(classical Greece)에 그리스의 도시국가들, 그 중에서도 스파르타와 아테네를 중심으로 정치체제의 확립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개혁과 변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1차와 2차 페르시아 전쟁에 대한 기술은 치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작가의 광범위한 전쟁관련 배경지식과 특유의 상상력이 어우러져 매우 세밀하다. 부대 배치나 전투의 전개 순서나 무기에 대한 묘사는 너무나도 정교하여,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생생하기까지 하다. (*실제로, 2차 페르시아 전쟁(bc.480~479)을 주제로 한 영화 2편이 제작되었다. 테르모필레 지역에서 벌인 페르시아 20만 대군과 스파르타 300명과의 치열한 전투를 그린 영화 [300](2006, 잭 스나이더 감독). [300]의 속편 격으로 2014년에 제작된 영화 [300: 제국의 부활(rise of an empire)](노암 무로 감독), 테르모필레 전투가 끝나고 며칠 후에 살라미스 섬 앞바다에서 벌어진 페르시아 해군 900척과 아테네 해군 주도의 그리스 연합 해군 375척과의 유명한 살라미스 해전을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의 출간 년도가 2015년이니, 저자가 2편의 영화를 참고했을 개연성은 존재한다.) 무엇보다 당시 그리스 지도를 중간에 다수 삽입한 것은 매우 유용했고 칭찬할만한 작업이다(역사서에는 지리 정보가 필수적인데도 제공되지 않는 책들이 다수이다.) 1편만으로도 흥미진진해서, 앞으로 출간될 2편과 3편이 무척 기대된다.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전체에서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주인공으로 삼았듯이, 그리스인 이야기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테미스토클레스를 삼았다고 하는 책의 표지 설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에서 테미스토클레스에 대한 분량이 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저자가 꼽은 테미스토클레스의 매력은 전형적인 비범한 영웅의 특성이다: 안일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대비하는 탁월한 선견지명, 위급한 전쟁터에서 빛을 발하는 치밀한 전략과 계획 수립 능력과 침착하면서도 과감한 실행력,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적대적인 인물을 따지지 않고 채택하여 활용하는 포용력과 임기응변, 반대를 일삼는 상대방의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설득을 통해 협력을 이끌어 내는 합리적인 리더쉽, 어떠한 악조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인내하고 극복하려는 굳은 의지와 신념 등이다.

사실 책을 읽는 내내 테미스토클레스와 비슷한 인물이 계속해서 내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개인적으로는 이순신테미스토클레스가 매우 닮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16C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 해전에서 전사한 점을 들어 18C 영국의 호레이스 넬슨 제독과 유사한 비교를 하고는 한다. 그러나, 다른 점이 훨씬 많다: 넬슨은 13살부터 해군에 입대하여 47살에 죽을 때까지 줄곧 해군에만 있었고, 그가 구사한 해양 전투의 전술은 치밀한 훈련보다는 과거 전투 경험의 감각에 기초하여 당시 기후나 해양 조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즉흥적인 작전을 펼쳤으며, 특히 그가 거둔 해전 전적은 이순신과는 비교가 안된다. 이순신은 무장이지만 무과를 준비하면서 문리를 터득한 지장이다. 무과에 합격한 뒤 육군에 배속되어 함경도에서 여진족을 상대로 전투 경험을 쌓은 다음에, 류성룡의 추천에 의해 해군 임진왜란 발발 1년 전에 전라좌수사(전라좌도 수군절도사)로 부임하게 된다. 육군에서 중간 장교급의 전투 경험을 거친 후에 수군의 고위 사령관으로서의 전투를 맞이하게 된다는 점이 흡사하다. 이순신이 조선 해군으로 배속되던 시점인 15912월은 조선통신사의 잘못된 보고에 의해 일본 왜와의 전쟁무방비를 조선 조정의 당론으로 정한 시점이었다. 그럼에도 이순신만은 왜와의 전쟁발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1년 동안 무기와 군비를 확충하고 해상전투 훈련을 꾸준히 실행하며 전쟁 준비를 치밀하게 진행한다. 테미스토클레스가 1차 페르시아 전쟁이 끝나고, 모든 아테네인들이 무관심해하던 2차 페르시아 전쟁에 대비하여 아테네 해군을 증강하기 위해 10년 동안 혼자서 주도면밀히 준비하는 과정이 묘하게 오버랩되는 장면이다. 가장 백미는 이순신과 테미스토클레스 둘다, 일방적인 해군 전력 차이를 압도적인 승리로 이끌어 내는 해상전투 전적이다. 유일하게 차이가 나는 대목은 이순신은 마지막 해전에서 죽음을 택했다는 점이다(이 부분은 많은 논란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이순신이 수행했던 과거 해전과는 달리 노량 해전에서만 갑옷을 벗고 갑판 위에서 전투 지휘를 했다는 점에서 스스로 선택을 했다고 추정한다). 테미스토클레스는 마지막 해전을 승리로 이끌고 나서, 스스로 대외적인 활동을 줄이는 대신에 크산티포스(아테네의 정치 개혁을 완성시킨 페리클레스의 부친)’처럼 능력있는 후배 인물들을 적극적으로 추천하여 활동기회를 제공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여 페르시아에 대한 방어 전략의 주요수단인 아테네 도시와 인접 항구와의 성벽 공사를 끝까지 달성하는 동시에 인근 항구를 향후 해상교역의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을 수립하고 조성한다. 아마도 이순신이 마지막 죽음을 선택하지 않고 살았더라면, 테미스토클레스와 같이 일본의 침략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기고 한편으로 후배들의 성장을 독려했을 것이다. 오늘날도 과거와 똑같이 혼란하고 급박한 위험 요소 속에 놓여있는 시기라서 그런지, 테미스토클레스처럼 비범한 인물의 출현을 몹시 갈구하며 간절히 기다리는 게 요즘 드는 심정이라 씁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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