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끝내는 오디세이아
박용남 편역 / 리미트리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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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책콩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책은 서양 고전 소설 작품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원전의 내용을 축약적으로 번역한 편역본이다.

저자는 기원전 8세기에 활동했던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이고, 편역은 박용남 작가가 맡았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부인을 트로이의 파리스 왕자에게 빼앗긴 것으로부터 시작된 트로이 전쟁이 끝난 이후, 트로이 전쟁에 참여했던 그리스 연합군들 중에서 귀국하고자 했던 그리스인들이 고향으로 돌아오고자 했으나, 에게해의 거친 풍랑에 난파되어 표류되는 고생을 통해 저마다 각각 오랜 시간이 걸려 겨우 고향에 도착하게 된다. 특히, 그중에는 트로이 전쟁 승리의 가장 큰 공로자 오디세우스는 8년이 넘도록 아무런 소식도 없이 행방불명 중인 상태이다.

오디세우스가 통치하는 지역인 이타카 섬에는 행방불명된 오디세우스의 부인을 놓고 재혼을 요구하는 구혼자들이 그리스 전역에서 몰려들어 사실상 왕이 없는 오디세우스의 성에서 무전 숙식을 하는 무뢰배들로 변해버려 난장판을 만들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분노와 고통을 받고 있는 오디세우스의 가족들은 좌절과 무기력에 빠져있는 중에, 오디세우스 아들 텔레마코스 앞에 인간 멘테스로 변장하여 나타난 아테네 여신이 용기와 격려를 불어넣어 실종된 아버지 오디세우스의 소식을 탐문하여 알아보고 난 후에 이타가 성 안에 머무르고 있는 구혼자 무뢰배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전략을 세워 실행하라는 조언을 남기게 된다.

텔레마코스가 이타카 섬을 떠나 필로스에서 아버지의 친구 네스토르를 만나 조언을 얻어 라케다이몬으로 가 메넬라오스로부터 프로테우스 신을 통해 들었던 오디세우스가 현재 칼립소 님프에 붙잡혀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트로이 전쟁 이후 귀국길에 올랐다가 포세이돈 신의 노여움을 사서 배가 난파되었다가 칼립소 님프에 의해 혼자만 살아남은 오디세우스는 간절한 기도 끝에 제우스 신의 도움으로 칼립소의 구속에서 벗어나 스케리아 땅의 파이아키아의 공주 나우시카를 만나게 되고, 파키아케스의 왕 알케노오스 앞에서 자신이 겪었던 트로이 전쟁 이후의 여정과 고난을 들려준다:

트로이를 떠나 귀국길에 오른 오디세우스 일행은 일리움으로부터 키코네스의 이스마로스에 도달하여 약탈했지만 키코네스족의 습격을 받아 이를 피해 항해하던 중에 키크로프스족의 땅에 다다르게 되지만 포세이돈의 아들인 키클롭스의 괴물 폴리페모스로부터 동료들을 잃은 오디세우스는 속임수를 써서 폴레페모스의 눈을 멀게 하고 탈출하게 되지만,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서 오디세우스의 배는 다시 고향 이타카에서 멀어지게 되며 또따른 모험길에 들어서게 된다: 아이아이에 섬에서 키르케 여신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았고, 오케아노스의 끝 가장자리에서 이승과 저승의 경험을 하고, 세이렌 여신의 노래 유혹을 견뎌내고 카리브디스 소용돌이와 스킬라 괴물의 해협을 통과하지만 트리아키아 섬에서 헬리오스 태양신의 소들을 잡아먹음으로써, 헬리오스신의 분노를 사게 되고 제우스의 처벌에 의해 오디세우스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일행은 죽고 혼자 오기기아 섬에 표류되어 칼립소 님프에게 붙잡히게 된다.

파이아케스인들의 도움으로 이타카에 돌어오게 된 오디세우스는 늙은 거지로 분장하여 고향 땅을 둘러보지만 황폐해진 모습에 상심하게 되고, 이 모든 것들이 자신의 부인인 페넬로페의 구혼자들이 벌인 짓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과연 오디세우스는 어떻게 무뢰배들을 처리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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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고전 서사시 작품으로 저자 호메로스가 저술한지 무려 2700 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전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심지어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상영 영화 중에 ‘오디세이’가 있다.

호메로스의 전쟁 서사시 2부작 중에 전편 일리아드와 연결되는 후편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의 승리의 영웅 오디세우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모험담을 그리고 있으면서도, 인간이 겪게 되는 분노, 슬픔, 무기력, 고통, 오만, 파멸, 행운, 복수, 정의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에는 철저히 기원전 8세기 경의 고대 그리스 시대 그리스인들의 생각이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대목이 많다:

우선, 인간이 고통받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인간이 가진 오만함에 의한 신들에 대한 경시와 무례한 태도와 행동으로 간주하고, 고통의 해방 또한 신에 대한 기도와 제사의식에 달려있다고 여긴다는 점이다. 신화 시대에서 당시 인간이 설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들의 원인들을 신에게서 찾고, 해결책 또한 신들에게 의지했다는 모습들이 묘사되어 있다.

부족 국가와 부계 사회 체계 속에서 살아 가는 양상들도 드러난다: 예를 들면, 타인과 첫만남 자리에서 자신을 소개하거나 타인과 이야기할 때, 자신이나 상대방을 ‘어느 지역의 아무개의 아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일종의 특유한 대화법은 독특하고 동양의 고전 소설 삼국지 속에서도 비슷한 모습들을 떠올리게 한다.

지역국가의 왕이기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할 수도 있지만, 그게 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를 확인하고 자발적인 선택과 참여를 유도하는 모습을 그린 점도 특이하다: 구혼자 무뢰배와 관련된 무리까지 복수를 단행했던 오디세우스를 침대문제로 시험한 페넬로페의 지혜와 이를 존중하고 이해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런 작품을 접하게 되면 결국 한가지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서양 고전 명작은 시간이 지나도 명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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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큐레이션 리커버) ㅣ 박경리 탄생 100주년 기념 큐레이션 리커버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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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소설은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대하 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가 발표한 초기 활동 작품으로 경남의 항구 도시 통영을 무대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의 일제 강점기까지의 시기 동안 펼쳐지는 전통적인 양반 집안 김약국의 비극적인 몰락의 가족사를 그려낸 작품이다.

작품의 대강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경남의 항구 도시 통영에서 집안 대대로 약국을 운영하던 집안에서 손이 끊긴 장남인 백부의 대를 이은 조카 김성수는 김약국으로 불리며 1남 5녀를 두었지만 태어날 때부터 생겨난 이상한 소문과 저주에 가까운 편견에 휘말리게 된다. 욕심과 자존심이 높은 장녀 김용숙, 영민하고 착실한 둘째 김용빈, 미인이지만 부덕한 셋째 김용란, 인물로는 평범하지만 착실하면서도 부지런한 넷째 김용옥, 어리광도 부리지만 조숙한 귀여운 막내 김용혜. 결국 장남을 잃은 것 외에도 김약국(김성수)의 가족에게 불행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게 된다: 치정사건으로 인한 부모의 부재, 일제의 탄압으로 인한 재정적 타격과 사업 실패, 다섯 명의 딸들이 맞이하게 되는 기이한 사건들과 불행. 과연 일제 시대를 거치며 양반 지주에서 경제적으로 몰락해버린 김약국과 기구한 시련을 마주하게 된 다섯 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작가는 박경리 소설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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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몰락한 양반 귀족 가문을 묘사하는 작품들은 많이 있고, 특히 일제 강점기나 6.25 전쟁을 거치면서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하층민들과의 신분과 인생 역전을 소재로 다룬 작품들은 70~80년대 유행했던 적이 있다.

이 작품은 양반 가문의 몰락을 소재로 그리는 시대물에 속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특징은 매우 비극적인 이야기로 슬프고 어두운 면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통영 지방에 떠도는 전설이나 설화 등에서 모티브와 소재를 따왔다고는 하지만, 조금이라도 아름답거나 밝게 만들어 내지 않는다.

아마도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는 게 아닐까 싶다: 5명의 딸들에게 불행한 사건들이 닥쳤을 때 분명히 선택의 여지들이 존재했지만, 각각의 인물들이 과연 무엇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내렸는지에 대해서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도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일찍 과부가 된 첫째 용숙이 1930년대에 자유 연애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기에는 사회적 분위기와 편견이 허용하지 않았고, 셋째 용란도 머슴의 아들과 맺어지기에는 역시 신분의 벽이라는 사회적 관습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특히 마음아픈 부분은 넷째 김용옥의 인생이다: 아무리 착실하고 성실하게 살아도 운명의 여신은 비극만을 가져다 주는지 소설을 읽는 내내 너무 가슴이 아팠다.


물론 맨 앞부분에 묘사된 항구 도시 통영에 대한 풍경은 낭만과 활력, 숨겨진 아기자기함이 넘치는 매력적인 모습을 마치 한편의 영상물처럼 담아내고 있지만, 잔잔하고 운치있는 도입부가 지나면 곧바로 굴곡이 심한 치정 액션 스릴러물로 장르가 변환되어 독자들을 빨아 들인다.

혹자는 이 작품을 그리스 비극에 비교하며 운명에 맞서는 인간의 양태를 비교하기도 하는데, 매우 흥미롭고 일리있는 분석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직접 체험한 작가의 배경을 고려하면, ‘인간’의 존재와 의미에 대해 그리스 고전과 충분히 비교될만한 깊이와 성찰을 보여준다는 느낌이 든다.

[토지]라는 작품을 안 읽어보거나 소설가 [박경리]에 대해 몰라도 이 작품을 읽는데 전혀 상관이 없다. 오히려 [토지]의 전초전의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경상남도 통영이란 항구 도시를 배경으로 한국 근대사 시기를 관통하는 양반 가문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 #장편소설 #박경리 #김약국의딸들 #다섯딸의운명 #한국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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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형제 동화 ㅣ 클래식 리이매진드
야코프 그림.빌헬름 그림 지음, 얀 르장드르 그림, 민지현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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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책은 독일의 그림 형제 동화를 선별하여 국제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의 개성적인 삽화들과 함께 제작한 삽화동화집으로서 미국 록포트 출판사의 ‘클래식 리이매진드’ 시리즈 중의 한권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그림 동화집 중에서 20편의 이야기를 선별하여 개성있는 일러스트레이트와 함께 싣고 있다.

저자는 독일의 그림형제 야코프 그림과 빌헬름 그림, 일러스트레이트는 얀 르장드르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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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동화는 세계적으로 너무 유명해서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미 수없이 많은 애니매이션 만화나 영화로도 제작이 되어 수십년 전부터 전세계에서 상영되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정작 그림동화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 책은 약 200편이 넘는 그림동화 중에서 20편을 선별하여 수록하고 있는데, 책을 읽고 난 소감은 충격적이라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든다:



우선, 과연 내가 알고 있는 동화 내용이 원래는 이런 내용이었나? 하는 놀라움과 충격이 압도적이다: 예를 들면, ‘여섯마리 백조’편에서 마지막 6번째 왕자 오빠는 한쪽팔만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나머지는 여전히 백조깃털이 달린채로 마법이 덜 풀렸다던지, ‘빨간모자’편에서는 할머니도 빨간모자 손녀도 모두 늑대에게 잡아먹히지만 정작 사냥꾼에 의해 둘다 구출된다거나, ‘백설공주’편에서 백설공주가 깨어나는 장면은 지나가던 왕자와 난쟁이들이 독사과를 먹고 죽은 백설공주를 묻으려고 관을 이동하던 중에 덜컹거리는 바람에 목에 걸린 독사과 조각이 빠져나왔다거나 하는 내용이다.


물론 그림동화가 그림 형제가 수집한 민담과 전설, 우화 이야기들의 모음집이라고는 하지만, 생각 외로 수위가 높은 잔혹성과 비윤리적 행태들에는 깜짝 놀랄수 밖에 없게 된다: ‘신데렐라’편에서 언니들의 신체 훼손이나, ‘손없는 소녀’편에서는 카톨릭성녀 전설을 상기시키는 신체 절단과 부활의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또하나의 특색은 매편의 동화마다 포함되어 있는 강렬한 일러스트레트 삽화가 동화의 전반적인 내용이나 분위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효과가 있어서 흥미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전반적으로 개성있는 일러스트레이트 삽화화 함께 색다르게 그림동화를 즐길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 #소소의책 #그림형제동화 #어둠과환상 #이야기의원형 #상징과해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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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카프카 단편선 ㅣ 소담 클래식 7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배인섭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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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책콩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책은 20세기 모더니즘과 실존주의 문학을 이끌었던 유대계 독일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작가 초기 시절의 3개 단편소설 작품(화부; 선고; 변신)을 모은 단편소설집이다.

3편의 단편 소설의 간략한 구성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화부]는 가정부와의 사건으로 인해 유럽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는 여객선에 탑승한 독일인 카를 로스만은 우연히 여객선에서 근무하는 화부를 만나게 되어 자신의 부당한 대우를 운송 회사 임원진들에게 고변하는 자리에 동석하게 된다. 여객선의 선장, 여객선 운송회사의 화계주임과 고위 승무원, 항만청 관리들과 상원의원 앞에서 자신의 상급자 슈발의 비리와 비행을 밝히면서도 자신의 업적과 불공정한 대우를 입증하려는 화부의 작업은 순탄하게만은 흘러가지 않게 된다. 과연 카를은 화부를 도와 정의 실현을 이룰 수 있을까?

[선고]는 신통찮은 사업가 게오르크 벤데만은 2년 전 어머니를 잃고 나서부터 아버지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각성하고 나서부터 사업이 번창하기 시작한 게오르크는 프리다 브란덴 펠트와 결혼을 계획하고 러시아에서 사업하던 친구에게도 결혼 소식을 알리는 문제를 가지고 아버지와 상의를 하게 된다. 지지부진하던 사업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일선에서 물러난 아버지의 입장은 아들과는 매우 다른 위치에 있었고, 아들로서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과연 게오르크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변신]은 매일 떠돌아다니는 외판원 생활을 근근이 하며 부모님과 여동생과 함께 살아가던 그레고르는 어느 날 아침 자신이 벌레로 변해버린 것을 깨닫게 된다. 하루아침에 느닷없이 곤충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과 생태에 좀처럼 수긍하기도 적응하기도 어려웠던 그레고르는 점차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며 나머지 다른 가족들도 점차 벌레 그레고르와의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가족의 부양자 역할을 하던 그레고르가 곤충으로 변하기 이전과 이후의 삶에 따라서 마찬가지로 완전히 변해버린 나머지 가족들의 삶은 점점 더 곤궁한 처지로 내몰리게 된다. 집에 빈 방을 3명의 남자에게 세를 주려고 계획했던 가족들은 그레고르의 돌발적인 행동으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곤충이 되어버린 그레고르와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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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라는 평가를 받는 카프카는 주로 사회 속에서의 구조적인 부조리함이나 개인의 윤리적 차원의 모순적 상황을 묘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에 실린 3개의 단편 소설 작품들도 카프카의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아무래도 작가로서의 초기 시절 30대 초반의 작품들이라 스토리 전개 자체는 짜임새있거나 흥미롭게 진행되지는 않는다. 다만, 확실히 작품의 소재나 주제 의식은 당시에서나 지금에서도 파격적으로 느껴진다:

[화부]에서 직장 내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자리에 굳이 고관대작과의 혈연관계인 인물을 내세워 마치 영웅적인 만능해결사적인 모습으로 묘사하는 것이 필요했는지는 아쉽게 느껴진다. 어차피 개인차원이 아닌 사회나 직장 조직 내의 구조상 부조리함과 불공정에 맞서는 무기력하고 좌절하는 개인의 정의 실현 움직임에 초점을 두는 것이긴 하지만, 과도하게 불필요한 장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선고]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매우 일방적이고 경직되어 있는 동양과는 달리 서양 문화에서 수평적이고 대등할 것이라는 편견을 산산이 깨뜨린다: 동양의 유교 문화의 효와 공경이 부자 관계를 나타낸다면, 서양 기독교 문화에서 아담과 카인과 아벨 관계에서의 복종과 희생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해보게 된다.

아무래도 가장 충격적인 작품은 [변신]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다짜고짜 곤충이 되어버린 상황을 가정하고 출발하는 것부터가 충격적이다. 자기 자신이 곤충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는 과정 못지 않게 곤충이 자기 가족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수용하게 되는 과정을 묘사하는 것 자체는 지금 시점에서도 놀라운 일이다.

카프카가 작가 활동을 시작하게 된 시점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한다면, 왜 이런 시대고발적인 성격의 소설들을 쓰게 되었는지 추측은 해볼 수 있게 된다: 20세기 초에 이루어진 유럽에서의 급격한 산업화와 자본주의화는 군국주의를 낳게 되고 전통적인 사회질서인 계급제의 붕괴와 국제 관계의 대립과 충돌로 1차 세계대전이 발생하게 되는 시대에서는 윤리와 가치관이 명확하지 않은 세상 속에서 개인이 존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카프카의 초기 작품의 특성을 감상할 수 있는 단편소설 모음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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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95
허먼 멜빌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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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책은 미국 문학의 중요한 작가로 평가받는 허먼 멜빌의 중단편 소설 5작품을 모은 중단편집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5개의 작품을 담고 있다: 필경사 바틀비; 총각들의 천국, 처녀들의 지옥; 빈자의 푸딩, 부자들의 빵부스러기; 행복한 실패; 빌리 버드.

저자는 미국 19세기에 활동했던 소설가 허먼 멜빌이다.

<필경사 바틀비>

미국 뉴욕 맨하튼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필경사로 채용되어 근무하게 된 바틀비는 자신의 주변 사무실 동료들과는 전혀 상관없이 오로지 독립적으로 근무를 해나간다. 바틀비의 독립성이 너무 과도한 나머지 협력과 관용을 요구하던 변호사도 포기하고 바틀비에게 해고 통지와 함께 사무실에서 퇴거 명령을 내리지만, 바틀비는 이마저도 거부하고 무작정 변호사 사무실에서 계속해서 기거하며 머무른다. 이에 모든 걸 포기한 변호사는 사무실을 옮겨 버리고 바틀비와는 연락을 끊는 조치를 취하게 된다. 그후로 며칠이 지나 법원 청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변호사는 감옥에 갇혀 있는 바틀비를 만나게 되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바틀비의 모습만 확인하고 돌아가게 되고, 얼마 뒤 바틀비의 최후 소식을 듣게 된다.

<총각들의 천국, 처녀들의 지옥>

런던 템스 강변의 템플 바에 모이는 모임은 결혼을 안한 신사들이 구성원으로서 주로 법조계에 종사하는 기득권 계층의 사람들이다. 이들에게는 기혼자들과는 다르게 자녀와 부인으로 인한 걱정과 근심이 없기 때문에 먹고 마시고 자유롭게 여행하는 행복을 만끽한다.

한편, 도시에서 떨어진 험준한 산맥 사이에 있는 분지에 자리잡은 제지소는 인근 폭포의 물을 이용하여 제지 기계 장치 동력으로 쓰고, 시골 출신의 젊은 처녀들을 기계공원들로 고용하고 있으며, 기계공 처녀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반복되는 작업으로 인해 인간성을 상실한 기계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




<빈자의 푸딩, 부자의 빵 부스러기>

가난한 농부들의 식탁에서 먹었던 형편없지만 최선을 다해 만든 음식을 먹었던 경험과, 런던의 최상류 인사의 연례 자선 행사로 제공되는 연회에 참가해 최상위층이 먹다 남긴 화려하지만 전혀 실속없는 음식을 먹었던 경험을 대비하여 그 어떤 것도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 평가는 그저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행복한 실패>

미국 허드슨 강가에서 유압 기계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광기어린 발명가 삼촌이 오랜 세월을 공들이는 모습을 통해 발명가의 노력이 그려지는 한편, 그동안 달라져버린 주변 환경과 주변 지인들인 조수와 조카의 모습과 자신의 성격을 발견하고는 그나마 자신의 성격의 변화를 행복한 위안으로 삼는 것으로 인생을 마감한다.

<빌리 버드>

18세기말 영국의 증기선 이전의 전함 인도미터블호에 승선한 21세 빌리 버드는 앞돛대 망루병으로 복무한다.

고지식하고 권위적인 비어함장의 엄격한 함정 휘하에서 전투 경험이 풍부한 선임 위병 부사관 클래거트는 신임 수병 빌리 버드와 사소한 마찰을 빚게 되면서, 클래거트는 함장에게 빌리를 반란위험 인물로 고발하게 된다. 함장은 클래거트와 빌리를 불러 조사하려는 자리에서 상관인 클래거트의 허위 비방에 못이겨 살인을 저지른 빌리는 군법회의에 회부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 실제 반란의 의도와 목적이 있었는지와는 상관없이 빌리는 사형선고를 받고 교수형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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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먼 멜빌이 미국의 문학계에서 받는 평가는 상관없이, 허먼 멜빌이라는 19세기에 활약했던 소설 작가의 매력을 흠뻑 맛볼 수 있는 모음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집에 실린 소설들은 주로 1860년 남북전쟁 이전에 작성된 작품들로서, 당시 미국 사회의 정서나 문화 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19세기에도 미국의 첨단 도시 뉴욕은 상업과 법률가의 도시라는 인상과 함께 그럼에도 모든 면에서 유럽대륙의 정통성에 비해 뒤쳐지고 낙후되었다는 인상을 잘 그려내고 있다:

산업이나 경제에서 산업혁명이 18세기부터 시작되어 19세기부터는 세계 각지에 식민지를 건설하며 누볐던 영국이나 프랑스가 가진 소위 귀족 계급의 문화에 대한 상대적 열등감과 콤플렉스가 반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미국에서 기계동력에 의한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시기는 남북전쟁 이후 복구시기인 1860년대 중반 이후부터라는 점을 고려하면, 북부 뉴욕 출신의 허먼 멜빌은 젊은 시절 유럽의 산업화 현장을 겪었던 체험에서 자본주의와 산업화에 대한 통찰을 누구보다도 일찍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교양 지식과 기독교 사상의 테두리 안에서 참조하여 상징과 은유를 표현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면서도 작가 허먼 멜빌의 위대함을 느끼게 한 부분을 말한다면, 단연코 문학적 문장력을 꼽을 수 있다: 치밀하게 구성된 양극단적 단어와 어구의 대비와 배치, 마치 한 편의 그림이나 영화의 한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한 뛰어난 시각적 묘사, 아름답고 적절하게 어울리는 단어의 선택이 바로 그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허먼 멜빌의 작품들의 소설의 이야기들은 특별한 매력을 발견하지 못할만큼 구조나 전개가 평범한 수준으로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이 단점을 압도하여 감싸주는 면이 있다.

 



[ #허먼멜빌 #변호사 #필경사 #필경사바틀비 #윤희기 #열린책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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