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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 권력의 기술자, 시대의 조롱꾼 문화 평전 심포지엄 4
폴커 라인하르트 지음, 최호영.김하락 옮김 / 북캠퍼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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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치 고전서 [군주론]의 저자로 유명한 중세 16세기 이탈리아 피렌체 공국 출신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인생과 활동을 담은 평전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마키아벨리 인생(1469~1527)5개의 시기로 구분하여 각 시기 별로 시대 배경과 마키아벨리가 활동한 내역들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스위스 프리부르대학 근대사 전공 폴커 라이하르트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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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마키아벨리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그의 문제적인 저서 [군주론]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군주론]만 놓고 보더라도, 수많은 논쟁거리가 되고는 한다: 전체주의와 파시즘, 독재주의, 부국강병주의 등의 사상적 원천의 역할이 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마키아벨리의 일생을 통해 그가 저서에 담아낸 내용과 주제가 당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다루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공화정 체제에서 외교관 공무원 생활을 하던 사람이 군주정 체제로 바뀌게 되면서 실직하면서 반란혐의로 구속되어 버리자, 하루아침에 전향하듯이 군주제를 찬양하는 책을 저술했다는 점이 미스터리한 부분일 것이다:


마키아벨리가 외교 공무원으로 일했었던 피렌체 공화국의 운영은 주변 강대국들에 맞서 대항할 수 없을 정도로 부실했다는 점이다: 소수 귀족 가문이 파벌을 형성하여 권력 다툼을 일삼았고 특히 군대를 자국민이 아닌 외부 용병 부대를 고용한 국방력 형태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가뜩이나 공화정을 싫어하는 주변의 강력한 공국들이 가하는 위협과 협박은 늘 피렌체 공화국의 굴욕적인 착취로 이어지게 된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그토록 강조한 이상적인 군주 국가의 2가지 조건인 강력한 군대와 중앙집권적인 독재체제 요소는 자신의 외교관 시절의 경험에서 기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볼로냐, 밀라노, 로마 등의 강대국들에게 외교적 군사 보호를 구걸하면서 뼈저리게 깨달은 국제 외교 관계의 냉혹함은 철저한 약육강식의 원칙이라는 점이다.

결국 제국 동맹군에게 패배한 피렌체는 스페인 총독령 하에 메디치가의 통치가 시작되면서 마키아벨리는 서기관에서 파면되고 반메디치 반란 혐의로 구속되지만 풀려나게 되고 저술 활동을 하게 된다: [군주론]을 통해 이상적인 군주통치 형태를, [로마사논고]를 통해 이상적 공화정 통치를 말하고, [피렌체사]에서는 피렌체 통치자의 어두운 과거를 폭로하고, 3편의 희곡은 정치 풍자극을 저술하기도 하고, 메디치 군주 통치에 대한 비판과 의견서 작성으로 정치 참여 활동을 시도하기도 한다.

말년에는 피렌체의 외교관으로 활약하지만 결국 두 강대국 로마 교황과 스페인과 독일 동맹이 벌인 전쟁으로 피렌체는 다시 공화국 체제로 바뀌게 되고, 마키아벨리는 빈곤한 인생을 마감하게 된다.


저자가 보기에 마키아벨리의 저술 동기는 피렌체를 이탈리아 역사에서 이상적인 국가를 만들기 위한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일리 있는 주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16세기 초반의 종교적 세계관이 무너지는 르네상스 시작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통적 관행과 질서만 가지고는 국가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기존의 정치적, 사회적, 윤리적 제약을 벗어난 관점에서 사고를 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


특히, 마키아벨리가 활동했던 15세기말과 16세기 초의 유럽 상황은 기독교 종교가 신앙 차원을 넘어 세속적인 정치 권력과 경제적 이익을 요구하며 인간의 욕망을 채우고자 하는 또 하나의 거대한 권력집단으로 타락해버린 시대였다.


매우 극단적으로 본다면 아마도, 강대국 사이에 위치해 시달리던 약소국 입장에서 생존법을 고안해낸 게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마키아벨리가 10대 때부터 리비우스 로마사를 읽고, 이것을 토대로 로마 역사에 관한 논술을 저술한 논고집을 냈다는 점이다: 자신의 위대한 선조들이 만들어 냈던 찬란한 공화정과 황제 정치 체제의 흥망성쇠를 통해 자신만의 완전한 형태의 이상 국가를 연구하고 상상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전반적으로, 16세기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시대가 시작되는 시기에 활동했던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의 인생과 당시 시대적 배경을 통해 혁신가의 정신과 르네상스 시대의 분위기까지 알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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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경제적 결과
존 메이너드 케인스 지음, 박만섭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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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세계 1차 대전의 파리평화회의의 성격과 진행 과정, 파리평화조약의 내용에 대한 고찰과 분석을 통해 조약의 문제점과 유럽과 세계에 대한 전망을 담은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크게 4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쟁 이전의 유럽 배경; 파리평화회의 설명; 조약 내용의 설명과 분석;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20세기 위대한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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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입장에서 세계 1차 대전에 관련해 미국의 우드로 윌슨 대통령과 3.1 독립 운동과의 연관성 위주로 관심이 있지, 나머지 상세한 내용은 접할 기회가 없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세계 1차 대전의 전후 처리를 위한 파리 평화 회의에 직접 참석한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가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 기반하여 회의 진행 과정과 조약 내용에 관한 분석과 판단을 담고 있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파리평화회의가 가진 2가지 특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파리평화회의의 성격이 실제 조약 내용의 성질에 대해 다루고 있다:


우선, 파리평화회의 성격 자체가 1차 세계대전의 최종 결과로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전쟁이 진행되는 도중에 어느 쪽도 명백한 항복 선언없이 미국 윌슨 대통령의 평화조약 조건과 휴전 합의 원칙에 근거한 평화 협상을 목표로 시작된 회의 차원이었다는 점이다.


두번째로 문제가 가장 본질적으로 심각한데 조약 내용의 성격과 관련 있다: 케인즈의 표현대로 패전국 독일에 대한 혹독한 징벌적 전쟁 피해 배상인가 아니면 승전국이 지켜야 하는 도덕과 정의의 원칙에 근거해 새로운 질서를 실천해야 하는 가의 선택 차원의 문제라는 점이다.


첫번째 문제는 회의 당사자, 특히 슈퍼파워 4개국의 최종 결정권자들이 진행한 회의의 진행 과정과 방식에 있다:

사실상 프랑스 주도로 이루어진 파리 평화 회의 협상의 주요 내용은, 패전국 독일의 혹독한 처벌 형식의 정상복구 불가능 형태의 평화 구축이었다: 한마디로 프랑스는 독일의 산업 붕괴와 인구와 영토 축소를 원했다: 사실, 프랑스의 목표는 1870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프랑스 패전) 이전 상황으로의 원상 복귀였다.


케인즈는 파리 평화 회의에서의 프랑스의 관점이 지난 19세기까지의 유럽인들의 세계관과 가치관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는 지적을 했는데, 당시 참여자로서 가질 수 있는 매몰된 시각을 탈피한 매우 거시적이고 예리한 통찰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래 시점에서 통시적으로 보면, 19세기 까지의 유럽 대륙의 세계관에서, 강대국들 사이의 파워 경쟁은 전쟁과 무역에서의 충돌을 의미했고, 화해와 평화 교섭을 위한 배상과 보상의 조약 형태로 일단락되었는데,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유럽 각국에서 이루어진 본격적인 산업혁명으로 인해 무기의 살상력이 높아지고 전쟁의 양상이 세력전에서 섬멸전으로 바뀌게 되면서, 혹독한 징벌적 전쟁 배상을 통한 원천적인 평화를 요구하는 압력이 높아졌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가대 국가 사이의 협의나 협정 체결이 어떤 과정을 거치며,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어떤 사람이 승자가 되어 결국 국가의 이익을 챙기는가 하는 내용들에 관해 핵심적인 묘사와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국가 정상 수반이 갖추어야 할 자질과 능력을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전쟁 관련 관계국가들의 개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주요 핵심 4개국만 모여, 그것도 최고 통수권자들만 모여 회의하기 때문에 탑다운 방식으로 회의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경제적 차원의 두번째 문제는 전쟁 배상과 경제 복구가 독일 경제로서 과연 감당가능한지 여부와 관련 있는데, 케인즈가 보기에는 독일의 전쟁 배상은 불가능하며 이런 수준의 무역 제재는 인류 역사와 윤리적으로 과도한 것으로 오히려 독일 국민들의 분노와 증오를 증폭시키고 좌절감만을 안겨주게 될 것이며, 결국은 유럽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독일과 러시아의 연합 가능성까지 내다본 것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이미 향후 미래를 알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이 책의 저술 시점이 1919년 가을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케인즈의 주장은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 본 하나의 선지자적인 예언이 아닐 수 없다.


전반적으로 보자면, 이 책은 전후 평화 조약 같은 국가대 국가 사이의 경제와 외교적 업무의 내용과 중요성, 그리고 국가 최고 수반이 갖추어야 할 자질과 능력 등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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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문예 인문클래식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박상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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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치이론 고전서적인 중세 이탈리아 시대 마키아벨리가 저술한 [군주론]의 이탈리아어 버전의 완역본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16세기 초 중세 이탈리아 시대에 피렌체 지방을 배경으로 군주가 국가를 통치하기 위해 필요한 내정 통치 기술과 외교 기술, 위대한 군주가 갖추어야 할 성품, 위대한 국가가 되기 위한 핵심 요소와 달성 방법, 피렌체를 포함한 모든 이탈리아 도시 국가들이 당면한 과제와 각성에 대해 총 26개의 단원에 걸쳐 이야기하고 있다.


번역은 이탈리아 전문 인문학자 박상진 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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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공화국의 외교관 관리로 근무했던 마키아벨리의 이력을 감안하면, 절대 군주 독재체제를 옹호하는 책의 내용은 모순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저술 동기로만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마키아벨리가 복무했던 피렌체 공화국 시절의 관리들의 무책임한 통치 행태와 안일한 방위 안보 관념으로 인해 직접 몸소 체험했던 공화 정치 체제의 복합적인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군주 중심으로 조직되어 단일 목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실행되는 정치 체제인 군주 정치 체제를 이야기한 것이 아닌가 싶다. 또 한가지는 현실적인 이유에서, 피렌체 공화국이 붕괴된 저술 당시 시점에서 피렌체의 실질적인 통치자인 로렌초 메디치를 대상으로 책을 저술한 것으로 보아 일종의 구직을 위한 자기 홍보 활동 차원이 아닌가 싶다.


사실, 이론적으로 보면, 다수의 민중들로부터 국가 통치자로 선택되어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 급격한 위험 상황 발생의 경우가 적다고 예상되지만, 15세기와 16세기 중세 시대에는 이웃 도시 국가들 사이에서 뜬금없이 벌어지는 전쟁의 모습은 불안정한 상황이 요구하는 신속하고 확실한 국가적 대응을 만드는데 유리한 군주 체제가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마키아벨리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군주제도는 일종의 민중기반 독립형 군주체제이다: 소수의 귀족과 영주 세력이 아닌 다수의 민중의 지지를 받으며, 신중한 군주 중심의 법률 기반 통치 체제에서 강력한 자주 국방을 실현하며 소신외교를 구사하는 국가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형태의 국가를 만들려면, 군주가 갖추어야 하는 능력과 성품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후천적으로 군주 스스로 길러야 할 요소들이라는 면에서, 흡사 동양의 유교의 [논어]에서 말하는 군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들을 떠올리고 비교해 보게도 된다:



개인적으로는 마키아벨리의 강한 군대 훈련법의 일환으로 정신 훈련에 군주의 역사 지식 습득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마키아벨리의 말 대로 어떻게 사는가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방법은 모법 답안 격인 위대한 군주들의 행동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일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역대 왕조의 흥망사를 요약한 [자치통감]의 내용과 형식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또 한가지는 비범한 위대한 군주가 되기 위한 외교술은 강자추종도 아니고 진실된 소신과 친선에 의한 독자외교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16세기 당시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 놓인 피렌체 공국이 처한 현실에서 진정한 독립적 강국이 되기 위한 단계별 목표와 절차들을 알려주는 것 같아서, 친절한 국가 재건 가이드북 같다는 느낌도 들곤 한다: 용병 군대를 벗어나 자주 국방 체제로, 군주에 충실한 가신들을 관리로 채용하고 법률 제정과 실행으로 민심을 얻고, 통치자 입장에서 때로는 모질게 때로는 너그럽게 정책을 시행하라는 조언은 매우 어렵지만 매우 현실적으로 들린다.


무엇보다, 마키아벨리의 문장에 등장하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한 사례들마다 번역자가 깨알같이 달아 놓은 주석 덕분에 중세 이탈리아 시대의 복잡한 배경 지식과 설명은 군주론의 의미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의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중세 시대와 군주 국가 조직이라는 한계를 떠나, 현재에도 모든 규모의 조직을 대상으로 적용해볼 수 있을 정도로 소구력 있는 내용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한번 고전의 위력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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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본 미국 정치 - 선거와 양극화 그리고 민주주의
박홍민.국승민 지음 / 오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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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국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 제도를 중심으로 미국의 3권 분립 정치 체제의 작동 방식과 특징, 문제점과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정치학 서적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3부분으로 나누어 총 17개 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대통령 선거 제도의 작동 방식과 특징에 대해 소개하고, 두번째로 연방 의회 선거 제도의 구조적 특징과 문제점을 다루고, 마지막으로 현재 미국 정당정치의 현상과 논쟁 이슈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 정치학과 박홍민 교수와 미시간 주립대 정칙학과 국승민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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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국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출현은 2008년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 때보다 주었던 전세계적 충격과 영향이 매우 컸다: 2016년 이전까지 알고 있었던 미국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미국으로 변해버린 듯한 느낌을 개인적으로 받았었다: 소위 정치인이나 유명인이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TV방송이나 sns상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한다거나 심지어 대학교 캠퍼스 안에서도 교수의 학생들의 인종차별적 행동이 공공연하게 발생해도 심각한 제지나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불과 10여 년 전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된 걸까? 민주당과 공화당 두 거대 양당 정치 체제의 양극화 때문이라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이 책에서는, 이런 개인적인 의문점을 포함해, 전반적인 오늘날 미국의 정치 상황이나 사회적 여론의 현실에 대해 파악하고, 미국 선거 제도를 통해 미국 정치 체제 나아가 미국 민주주의 제도의 특성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대통령 선거와 상하원 의원 선거를 따지면 매 2년마다 열리기 때문에, 정치적 이슈에 관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정치 제도를 가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에서처럼 어쩔 수 없이 현직 대통령의 국정 수행 능력 평가를 기준으로 의원 후보 개인보다 의원 후보의 소속 정당에 대한 평가가 연동된다는 점이 중요해진다.

전세계적으로 슈퍼 파워인 미국 대통령의 권한이 강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3권 분립 체제의 연방제도라는 점에서 여소야대인 상황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거의 식물행정부로 지낼수도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점이다: 민주당의 오바마 행정부 시절, 오바마가 추진했던 사회보험케어 정책 법안이나 감세 추진 법안은 공화당의 필리버스터 행사로 법안이 아닌 예산안 형태로 겨우 처리해버렸다는 점이다.

물론 미국이라는 나라가 역사적으로 가지고 있는 오래도록 미해결된 사회적 이슈(인종, 종교, 빈부격차, 성소수자)들 이외에도 또다른 새로운 원인이 최근에 발생한 것은 아닐까?

책에서는 정당 정치의 심화와 관련된 현상과 문제를 최근 미국 정치의 가장 큰 요소로 꼽고 있다: 정당 지지자들이 느끼는 정당 일체감의 심화가 양당 정치 행위 격차의 심화를 일으키고 이것이 결국 정당의 극단화와 정당 지지자의 감정적 양극화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통령 선거와 상하원 의원 선거에도 모두 해당되며, 무엇보다 소위 정치적 중도층의 비중이 사라져 버렸다는 점도 눈에 띄는 특징으로 거론된다: 그래서 일반 지지자와 열성 지지자로 한증 더 선거 운동 대상 계층이 구분되며 오히려 소수의 열성지지자만을 목표로 삼는 좁은 정치적 입장을 취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는 해설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아무래도 책에서 다루는 미국 선거 제도와 정당 정치의 이야기는 한국과 비교 대상이 될 수 밖에 없고, 심지어 유사한 점들이 다수 발견된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놀라운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선거 과정에서 채택했던 선거 전략과 실제 행정부에서 추진했던 정책들의 내용이나 시행 방식이 2022년 이후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 상황과 매우 높은 흡사율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놀랍다: 예를 들면, 공화당 의원 후보자 경선 대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를 보낸 후보자들 대부분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여 상하원 의원 선거에 출마하여 민주당 후부자에게 패하게 되는데, 지지 이유가 공화당의 승리가 아니라 트럼프 자신의 대통령 재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대법원의 대법관 성향이 판결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입법 법안 내용에까지 영향을 미치기에 보수적 성향에 대한 우려가 생기는 것도 문제이지만, 사실 대법원의 판결이 국민 여론의 판단과 너무 차이가 크기 때문에 사회적 논쟁 거리에 대해 수용과 합의가 어떻게 이루어질지가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이제 미국 정치는 더 이상 대통령의 행정부 중심이 아니라 선거제도에 의한 의원 중심의 체제라는 사실이 한국의 입장에서 필수적으로 깨닫고 이해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전반적으로 미국 정치 상황과 선거 제도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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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기술 - 세상을 움직이는 거짓말쟁이들의 비밀
마셀 다네시 지음, 김재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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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국가의 정치 권력자가 권력을 얻기 위해 구사할 수 있는 거짓말의 기술과 국가의 통치 권력자의 거짓말이 사회에 작동하는 방식과 끼치는 영향력에 대해 마키아벨리 전략에 기반을 둔 이탈리아의 무솔리니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중심으로 언어학, 심리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서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거짓말의 본질적 특성과 인간의 심리에 작용하는 사실, 정치 세력권자나 최고 통치권력자 지위에서 사용하는 거짓말이 사회와 국가, 국민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역사적 사례들을 살펴보고, 7가지 거짓말 구사 기법들(대안 사실; 작화; 가짜 뉴스; 가스라이팅; 공격적 언어 표현; 진실된 과장법; 마키아벨리적 기만 전술)에 대해 소개한다.

저자는 토론토대학 언어인류학과 마셀 다네시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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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4년 사이에 한국 사회의 미디어 환경이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가장 급격하게 달라진 것이 정치인들의 캠페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일상 생활 속에서 직접적인 사례들을 만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한국 사회와 언론의 큰 병폐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이른바 정치적 상대방 진영에 대한 가짜 뉴스와 멸칭, 기만과 음모론 아닌가 싶다. 간단한 사실 확인 과정을 거치면 바로 진실 여부가 드러나는 이런 거짓 선동들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생기는 피로감이 쌓여 정치 자체에 대한 환멸에 이르게 되기까지도 하고, 실제로 젊은 세대 층에 정치 무관심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있는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이런 그럴듯한 거짓 사기와 기만 술수가 역사적으로 존재해왔지만, 실제 정치인이 정치 공학적인 전략과 선거 활동에 적용하고, 심지어 정치통수권자가 되고 나서도 계속해서 통치 방식으로 활용했던 사례가 1920~30년대의 이탈리아 무솔리니와 2010년대 중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다.

이 책에서는 대표적인 정치권력자 2명의 사례를 중심으로 16세기 이탈리아 정치인 마키아벨리의 전략에 바탕을 둔 대중 통치 방식으로 사용하는 거짓말과 기만, 위선, 사기, 속임수, 날조, 음모론, 계략 등의 기술과 수법에 대해 파헤치고, 기만 통치를 받는 대중과 사회가 어떻게 무슨 피해와 고통을 받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주된 내용은 트럼프가 미국 대선 선거 과정과 대통령이 되고 나서 통치 기간 중에 행사한 모든 정치적 언행에 대한 진실함과 거짓의 기준으로 분석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충격적인 것은 이 책에 소개된 거짓말 기법의 주어와 목적어를 한국 환경에 맞게 대입시키면 그대로 동일한 상황이 된다는 점이다: 다르게 말한다면, 매우 높은 수준의 정치공학적 기법이 한국의 정치와 선거에도 현재 사용되고 있고, 일반 대중이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근본적이고 원천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인간은 왜 무엇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거짓말을 하는 행위가 진화심리학적으로 인간의 본성 중에 하나이고, 거기에는 목적이 있다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 개인적 이익이든, 타인의 불행으로 인한 자신의 만족이든 거짓말의 이유가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거짓말을 구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거짓말을 듣고 심지어 거짓임을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그 거짓에 대한 인지부조화를 제거하고 일종의 종교적 신념처럼 오히려 그 거짓된 메시지와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 기꺼이 동조하는 대중이 사회에 생겨난다는 점이다. 바로 이 지점이 사회 전체가 건강하고 건설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매우 추상적인 기준에 의한 상대방 적군 진영을 섬멸해야 자신이 생존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분열된 파편화된 공동체가 되어버릴 수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결론적인 제안과는 다르게,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진실과 거짓이 밝혀진다고 해도, 거짓에 대한 감정적인 수긍과 납득 없이는 대중 전체적인 협동과 통합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전반적으로 정치인이 구사하는 거짓말 기법과 정치인의 거짓 언행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과 중요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게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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