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디츠 - 나치 포로수용소를 뒤흔든 집요한 탈출과 생존의 기록
벤 매킨타이어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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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책콩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책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의 작센 지방의 중세 지방 도시 콜디츠에 위치한 나치 포로수용소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들을 담은 기록을 기반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1939년부터 포로수용소로 사용된 콜디츠 수용소에서 수감된 다양한 국적(영국,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캐나다 등)의 포로들이 오로지 지상목표인 수용소 탈출을 위해 벌이는 치열한 비밀 탈출 작전과 군집된 포로와 간수 사이에서 일어나는 인간 드라마들을 1945년 미군에 의해 해방될 때가지 서술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주변 도시와 떨어져 있으면서 깍아지른 지형 꼭대기에 지어졌던 중세시대의 고성(古城) 콜디츠 성을 나찌가 탈출이 어려워서 모범적인 포로수용소로 만든다는 목표와 계획으로 소위 문제적인 연합군 각국의 포로들을 한데 모아 놓은 데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본격적인 포로들의 수감생활이 시작된 1940년부터 포로들의 탈출 시도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간혹 탈출이 성공적인 경우에 나머지 포로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루어졌다. 포로 수용소 생활이 길어질수록 다양한 원인들에 의해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조사과정이 끝난 후에 배신자로 의심받기도 하고, 포로들의 출신 국가와 인종, 계급에 대한 편견과 오해, 군인 계급과 성격 사이의 괴리에서 생겨나는 불화 등이 생겨나기도 하고, 심지어 폭력과 학대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포로수용소를 탈출하기 위해 시도된 다양한 방법들이 마치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처럼 묘사되고 있다: 환한 벌건 대낮에 갑자기 철조망을 넘어 탈출을 시도한다거나 몇 달에 걸쳐 다수의 인원이 참가해 탈출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담요나 쓰레기 속에 몸을 숨겨 탈출을 시도하기도 한다.

포로수용소뿐만 아니라 전시 상황에서 2차 대전 당시 독일군들이 벌인 전쟁범죄에 가까운 어처구니없는 악행도 함께 묘사된다.

마지막에는 콜디츠 수용소 당시 포로 수감자들과 수용소 간부 코만단트들 일부의 후일담을 담고 있다.

저자는 역사 전기 전문가이자 더 타임스에 근무중인 벤 매킨타이어 컬럼니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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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포로들이 탈출하는 주제를 다루는 영화나 드라마는 흥행 확률이 높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항상 인기가 많다. 왜 그럴까? 아마도 좁은 장소에 갇혀 매우 억압된 행동과 생활의 제약 조건 속에서 자유롭게 해방되고 싶다는 인간 본연의 자유를 위한 갈망을 실현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에서 감동과 위로를 받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포로수용소가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충분하다: 주변 사방이 평지에 갑자기 우뚝 솟은 돌산 절벽 위에 세워진 중세 시대 고성이 가진 지리적 고립성은 탈출 난이도를 높여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무도 정확한 구조를 모르기 때문에 아는 사람만 아는 고성 안에 비밀스럽게 설계된 장치들과 허점들은 탈출에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가장 흥미진진한 대목은 탈출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 드러나는 다양하게 현란한 위조 작업들은 놀라움을 넘어 충격적일 정도이다: 수감자복과 담요을 가지고 만든 양복과 코트, 비누나 감자로 만든 가짜 신분증의 나찌 직인, 나무로 깍아 만든 가짜 총, 감쪽같이 베껴 만든 여행허가서 등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왠만한 영화나 드라마보다 훨씬 더 생생하게 포로 생활의 다양한 모습들을 묘사하여 전쟁의 참혹함을 전달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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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혁명 - 바스티유의 포성에서 나폴레옹까지 북캠퍼스 지식 포디움 시리즈 5
한스울리히 타머 지음, 나종석 옮김 / 북캠퍼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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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책콩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책은 18세기 말기 프랑스 혁명 시기 10(1789~1799)을 중심으로 배경, 과정, 이후의 전개 양상과 영향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시각과 의미를 담은 교양 역사서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8개 단원으로 나누어서, 프랑스 혁명 이전 시기부터 혁명 시기의 10년과 그 이후에 이르는 동안 역사적 사건들을 중심으로 관련된 시대적 배경과 맥락 속에서 당시 프랑스 정치, 사회, 문화, 경제, 역사적 관점으로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독일의 역사학자 한스울리히 타머 전 독일 뮌스터대학 역사학과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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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만약에라는 질문처럼 무의미한 질문이 없다고들 한다. 아마도 실제로 발생했던 사건과 당연히 일어났어야 할 일들과의 거리 차이가 너무 커서 도저히 합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18세기 프랑스 혁명은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 국가의 구조상 붕괴할 때가 되었기 때문에 일어났는지, 아니면 아직은 사회 구조적 모순이 붕괴 수준이 아님에도 단순히 우연한 반란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거대한 사건으로 발화해 나갔는지 말이다.

이 책에서는 프랑스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단순히 몇 개의 반란 봉기들의 발생에 가려졌던 수면아래 누적되어 왔었던 구조적인 요인들을 사회, 역사, 경제, 정치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봉건제도와 사회신분제, 전근대적인 경제제도, 당시 절대왕정체제의 무능력한 행정의 불합리성과 모순에 대한 불만과 개혁 요구가 한꺼번에 결합되어 폭발했고, 혁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폭력과 테러는 직접적으로는 외부 국가의 침략에 의한 전쟁이 촉발시킨 국가 존망의 위기의식, 적과 아군에 대한 구별과 적군에 대한 증오와 공포가 촉발시켰으며, 새롭게 요구되는 새로운 사회신분제와 시대적 철학이 수용되지 못하고 갈등과 분열로 진화되어 결국에는 내전 상태로까지 빠지게 되고, 나폴레옹이라는 구원자이자 반혁명자에 의해 프랑스가 정치 체제의 안정성을 갖추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내용은 몇 가지가 있다:

우선, 혁명을 통해 왕정체제가 아니라 다른 정치체제를 선택해야 할 때 입헌군주제를 선택했지만 결국 왕이나 군주 대신에 공화정을 채택하게 된 과정이다: 이른바 정치 엘리트들의 다수파가 정치체제를 결정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외국의 침략이 없었다면 과연 공화제를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다른 한가지는 로베스피에르의 혁명정부가 내세운 이성, 정의와 평등의 실현이 모순되게도 폭력과 테러에 의한 통치였다는 사실이다: 통치자의 철학과 윤리적 이성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자의적인 해석에 기반하여 통치를 하는 것은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게 된다는 저자의 분석에 감탄하게 된다.

전반적으로 보면, 18세기 후반 프랑스 혁명 시기의 역사를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는데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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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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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책콩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책은 인류의 세계사에서 13가지의 식물들이 지역과 국가를 넘어 영향을 끼친 구체적인 사례들을 역사와 식물생태학적인 측면에서 설명하고 소개하는 교양 식물 역사학 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13가지의 식물(감자, 토마토, 후추, 고추, 양파, , 사탕수수, 목화, 볏과 식물과 밀, , , 옥수수, 튤립)의 인류 역사에서 국가 간의 무역의 주요 대상으로 등장하게 되는 시기의 사회와 문화적 배경을 살펴보고 식물 생태학적으로 특정 지역에서만 발달하게 되는 생장 특징과 소비되고 유행하는 문화들을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 시즈오카대학의 아나가키 히데히로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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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에서 문명이나 문화의 전파의 일환으로 식용 식물이나 식량의 전래도 포함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전파 경로에만 관심이 집중되지만 식물의 수용과 관련 문화의 형성 과정 자체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예를 들면, 지금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매운 볶음면의 소스인 고추는 아시아가 아니라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였음에도 서양인들로부터 버림을 받았고, 아시아인들의 주식으로 먹던 콩이 20세기 들어 세계 대공황 이후부터 서양인의 주식도 아니던 콩의 세계 최대 생산 지역이 북미지역이 되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심지어 식물 무역 때문에 국가 간의 직접적인 전쟁도 일어나기도 하고, 심지어 전쟁이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전쟁을 치렀던 것과 같은 국가 경제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중국 청나라로부터 일방적인 홍차 수입으로 막대한 무역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아편을 판매하여 결국 전쟁까지 치르게 되는 영국, 열생 튤립의 유행 때문에 국가 경제 체제와 축적한 부가 붕괴되어 평범한 국가로 전락해버린 네덜란드가 있고, 대항해의 시대와 무역의 시대를 열게 만드는 후추 무역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13가지 식물 중에서 비교적 근래 시기에 가장 영향력 있게 등장하는 식물을 꼽자면 5개 식물 감자, 후추, , 사탕수수, 목화 정도가 아닐까 싶다

후추와 감자가 인간의 식욕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생존의 영역이라고 본다면, , 사탕수수, 목화는 오로지 경제적 이익을 목표로 폭력과 전쟁까지 동원하는 욕망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내용은 원산지로부터 전파된 식물이 새로운 지역에 수용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문화 현상을 지적하는 부분이다

고추가 동아시아에 전파되지만 전세계 유일하게 고추를 발효시켜 고추장으로 만들어 먹는 한국, 녹차 잎을 발효시키고 녹차 잎을 가루 형태인 말차로 만들어 먹는 일본, 식물 생태학적으로 악조건 환경에서 잘 자라는 감자가 유럽 전역에 퍼지게 되면서 공통적으로 유럽국가들마다 대표적인 요리마다 감자 재료가 빠지지 않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식물과 관련된 인류 역사의 흐름에 실질적인 동인으로 작용하였었던 숨겨진 역사와 사회 문화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생물학적인 사실들과 함께 소개하는 교양 식물학과 역사학 통섭 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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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 이후의 중국
프랑크 디쾨터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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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오쩌둥 이후 시진핑 집권 시기가지 중국이 경제 개혁개방 시기 동안 벌어진 정치와 경제, 사회적 변화들을 기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마오쩌둥의 말기부터 시진핑 집권까지의 대략 36년간을 10개의 시기로 나누어 시기 별로 일어난 정치 권력의 투쟁과 개혁 개방을 위한 정치와 경제 정책의 시행에 따른 중국 인민들의 대응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홍콩대학교 프랑크 디쾨터 석좌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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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미중 무역전쟁이나 중국의 대만 침공 소문 때문인지는 몰라도 중국의 정치 상황에 관한 내용이나 소식들이 뉴스 매체나 인터넷 컨텐츠로 많이 다뤄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


기존의 중국 관련 정치와 경제 분석한 책들은 저자가 중국과 관련이 있든 없든 중국어를 구사해서 중국어 출판물을 참조하든 안하든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중국 정부가 발표한 통계수치를 굳건히 믿고 과감히 인용하고 주장을 펼친다는 점이다: 결국 한마디로, 중국은 세계 2등의 경제 대국이며, 정치적으로도 공산당 일당 독재의 견고한 지배체제이며, 첨단 과학 기술 산업의 선두 국가라고 묘사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왜 그렇게 결론을 내리게 되었을까? 결론을 내리기까지 추론 과정의 사용된 자료의 신뢰성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저자가 기자처럼 직접 발로 뛰며 중국 공산당의 보안 등급 수준의 서류를 직접 열람한 내용을 토대로 중국 공산당이 대외적으로 만들어낸 일종의 상상된 중국의 이미지를 허물고 감추고 싶어했던 중국의 본모습을 드러낸다.




원서는 2021년에 발간되었지만,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현재의 중국의 본질을 가장 잘 파악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서도 저자의 주장에 적극 공감한다: 중국에서 발표된 민간과 정부의 수치와 통계치에 대해 강한 의심을 가지고 있고, 신뢰하지 않는다:

중국 정부의 인구 통계 컨센서스 숫자의 신뢰성이 가장 크다. 더 큰 문제는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 경험으로 알게 된 중국 자본 시장과 관련된 사실 때문이다: 주식시장을 통해 중국 기업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는 중국 공산당 광전총국의 외화송금 통제 때문에 실제로 배당금을 지급받기가 매우 어렵다. 또한 중국 기업이 제출하는 재무제표 상의 수치와 실제 실물 수치와는 차이가 매우 크다: 중국 내 사업장의 실사 결과에 비해 허위와 과대 수치가 많다. 주식 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는 것도 상장 기업의 본사가 해외 조세회피지역의 페이퍼 컴퍼니이고 복잡한 지배구조로 설계가 되어 있어서 소송 진행 자체가 매우 어렵고 복잡하다.

이것은 한마디로 자본주의 시장국가로 위장한 철저한 계획경제주의 국가라고 표현할 수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마오쩌둥 이후 덩샤오핑부터 시작되어 시진핑 이전까지 개혁 개방 경제를 추구하던 시절에는 소위 중국 정치 집단 파벌 사이에 권력 균형이 유지되어 별다른 정치적 탄압이나 분쟁이 일어나지 않은 반면, 공산당 정부 공무원들의 심각한 부정과 부패가 수면 아래로 방대하게 만연한 채로 흘러갔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국제 금융 위기로 인한 경제적 침체기에 중국이 과도한 경제 부양 정책과 금융 정책을 남발하면서 내부적으로 발생한 재정 부실을 은폐시킨 것이 지속적인 경제적 취약점으로 남겨져 온다는 점이다.


문제는 시진핑이 집권한 이후에 일방적인 파벌 정리로 인한 권력 쟁취로 인한 사실상 일인 독재체제가 완성되자, 강압외교, 군사력 과시, 일방적 국제 무역 행태 등으로 국제 경제와 정치 체제에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철저하게 미국과 선진국가들로부터 최첨단 과학 기술을 무단으로 탈취하여 자국의 첨단 산업의 발전에 적용하여 기업과 시장을 키우는 전략의 심각성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이 책만큼 현재의 중국에 대해 정확하게 본모습을 묘사한 책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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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근대 문명화를 이끈 선교사들 - 그들은 Planner, Founder, Builder였다, 개정증보판
강석진 지음 / 렛츠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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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책콩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책은 조선 말기에 활약한 개신교 선교사들의 관점에서 바라 본 당시 조선 사회의 모습을 소개하고 서양의 근대 문명 사업을 조선 사회에 이식했던 개신교 선교사들과 선교사들의 작업 내용들을 기술하는 교양 근대역사서적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조선 말기에 개신교 선교사들이 남긴 기록에 근거해 당시 조선 사회의 모습을 묘사하고 개신교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조선 말기와 일제 치하에서 조선 땅에 서양의 근대 문명화 사업을 다양하게 시행했던 개신교 선교사들과 선교사들의 작업 내용들을 총 6개 단원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자유통일국민연합 부대표 강석진 목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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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때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특히 조선 말기 구한말 시대의 역사를 이야기할 경우에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한국 역사상 가장 비참하고 수치스러운 사건들을 겪은 시기임이 분명하지만 역사적 사실과 평가는 당시의 전세계적 흐름과의 비교도 필요하다. 19세기 당시 전세계적인 흐름인 산업화를 통한 식민지 확보 지향의 제국주의라는 물결 앞에서 조선의 선택은 개방과 산업화 결정 여부 순간인 19세기말은 타국가들에 비해 무려 짧게는 30년 길게는 100년 이상 늦은 시점이었고, 그나마도 조선 스스로의 개혁이 실패했다는 결과는 일본의 식민지라는 최악을 맞이하게 된다.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있는 부분은 언더우드와 아펜젤러의 활동이었다: 서로 다른 종파임에도 조선에서 교육과 한글 관련 사업을 추진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는 점과 하마터면 연세대학이 평양에 설립되었을 뻔 했었다는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다.


또 한가지는 한국에서 최초 병원의 시초는 누구인가에 대한 오랜 논쟁에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최초의 서양 근대식 병원인 광혜원(이후 제중원)을 설립한 이는 선교사 알렌이 맞지만 운영은 조선 정부인 국립 병원 형태였고, 의학 대학인 제중원 의학교는 사업가 세브란스의 지원에 의해 사립 세브란스 의학교가 되었기 때문에 명확해지는 부분이 있다: 한국 최초의 병원은 제중원이며 국립병원이지만 실제로 병원을 운영하며 업무를 수행하는 의료진은 선교사들이 핵심이기 때문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 기원이 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한편으로는 조선 말기 개혁이 실패한 결과를 가지고 조선 역사 500년 전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실상은 조선 말기 19세기 중엽 이후, 좀더 특정하면 순조 이후 1832년의 헌종시기부터 시작해 70년 동안 조선은 망국의 코스로 접어들기 시작한다고 보는 것이 사후적 시각임에도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가지는 19세기말과 20세기 전반에 걸쳐 이루어진 서양의 개신교 선교사들의 활동에 종파를 구분하여 평가를 다르게 내릴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선교사들이 속한 종단 간의 대립과 충돌이 있었음에도 조선 내의 서양 근대 문명화 사업이 중단되지 않고 진행되었다는 점은 대단한 부분이다.


역사학자 토인비의 말대로 과거 시대의 사건을 현대의 사고와 가치관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판단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의문을 가지고 접근하라는 충고가 매우 절실히 필요한 대목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조선 말기와 일제 치하 시기를 거치며 조선 땅에 교육과 의료 제도, 출판과 언론, 음악 활동을 통해 서양의 근대적 문명을 전하려고 했던 개신교 선교사들의 업적을 상세히 밝혀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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