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에서 민국으로 가는 길 - 대한민국 임시정부 27년을 걷다
박광일 지음, 신춘호 사진 / 생각정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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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제 시대 당시 조선의 독립을 위해 중국에서 활약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을 중심으로 유적지를 찾아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간 역사답사 여행기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활동했던 시기를 3부분으로 나누어, 각 시기 별로 삼았던 주요 거점과 장소에서 당시 발생했던 역사적 사건들과 관련 인물들을 소개하며 현재 시점의 유적지를 찾아가는 여정도 함께 담고 있다: 상해시기(1919.4~1932.5); 이동시기 항주시기(1932.5~1935.11), 진강시기(1935.11~1937.11), 장사시기(1937.11~1938.7), 광주시기(1938.7~1938.10), 유주시기(1938.10~1939.4), 기강시기(1939.4~1940.9); 중경시기(1940.9~1945.11).

-       상해시기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상해에서 출범하여 활동하던 약 13년 동안의 시기를 다룬다: 191931일에 발생한 3.1운동 사건이 해외에서, 특히 중국에서 독립운동 조직, 특히 없어진 나라의 정부를 대표하는 조직들의 형성과 활동의 시발점이 되었으며, 당시 상해가 가지는 지리적 그리고 외교적 특수성이 독립운동을 전개할 거점이 될 여건을 갖추었다는 점을 서술하고 있다. 1930년대 초반 일으킨 이봉창과 윤봉길 의사의 의거는 해외에서의 대한민국 독립운동에 대한 내부와 외부의 위상과 시각을 극적으로 바꾸어 놓는 계기가 되지만, 동시에 일제의 탄압이 심해지는 계기가 된다.

-       이동시기는 일제의 탄압을 피해 상해를 떠나 중국 국민당의 수도 중경에 이르기 전까지 약 8년 동안 떠돌며, 임시정부 청사와 임시정부 요인 활동지가 별개로 분리되는 특징을 보인다: 영화 [밀정]의 배경이 되는 일본 밀정의 감시를 피해가며 독립운동 단체들의 통합을 시도했던 가흥과 해염을 포함하는 항주 시기; 중국 국공합작의 시기에 좌파와 우파의 독립운동 단체들의 활동을 확장했던 남경과 진강시기; 중일전쟁의 무대인 남경을 피해 이주했지만 습격사건으로 임시정부 요원들의 사상자만 남겼던 장사시기; 중일전쟁의 확대로 피해야만 했던 광주시기에 대표적인 유적지로 소개되는 황포군관학교와 중산대학; 중국 남서쪽 유주까지 피난 왔음에도 따라왔던 일본의 공습에서 벗어나고자 도달한 기강에서 시도되었던 독립운동 단체의 통합 실패.

-       중경시기는 대한민국이 광복이 되어 임시정부가 환국하기까지 5년간의 업적을 담고 있다: 조선의용군을 통합한 한국광복군의 창설로써 완성된 3부 체제(정부(임시정부) – 정당(한국독립당) – 군대(한국광복군))의 성립; 좌우합작으로 구성된 통일 의회의 구성과 임시헌법인 대한민국 임시헌장의 발표; 카이로 회담을 둘러싼 임시정부의 치밀하고 극적인 외교전과 미국과의 협력으로 계획된 한국광복군의 한반도 침투작전인 독수리 작전’; 기대와는 전혀 달리 초라하고 허망한 임시정부의 환국과 결말.

 

 

전반적으로 보자면, 임시정부의 활약상에 대해 다루면서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역사 책이 드물기 때문에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고, 딱딱한 역사적 사건만을 순서적으로 서술하기 보다 현장을 찾아 다니며 느끼는 감회를 담은 기행문 형식의 글도 함께 섞여 있어 읽기에도 재미있고 부담이 없다.

또한, 저자가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깊은 통찰과 예리한 식견은 충분히 감상할 만 하다.

임시정부의 역사를 통해 중국의 근현대사와 한국의 독립운동사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특히, 이봉창과 윤봉길 열사 의거 사건의 전말이나 카이로 회담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벌어진 임시정부의 외교전에 관한 이야기들은 흥미진진하다.

다만 한가지 아쉬우면서도 우려스럽고 안타까운 점은, 생각보다 참고문헌으로 소개된 도서가 매우 적다는 점이다. 글의 장르가 전문적인 설명문이 아니라 수필에 가까운 역사여행 답사기라 할지라도 참고문헌은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쉽게 느껴진다. 특히, 역사적 사건에 대한 평가나 주장을 펼칠 때 근거가 되는 자료의 출처를 명시하는 것이 저자 생각의 유효성을 확보하는 길인데, , 저자 혼자만의 머리 속 공상이 아니라 명확한 근거에 따라 합리적으로 도출된 결론이라는 증명을 하는 수단을 포기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일제시기 중국에서 활약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의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가기에 충분한 책이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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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2-28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