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학십도 - 수천 년 지혜를 만나는 가장 손쉬운 길 클래식 아고라 5
이황 지음, 강보승 옮김.해설 / arte(아르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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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 시대 퇴계 이황의 저술한 성리학 사상의 고전 [성학십도]를 완역하고 해설한 고전 철학 번역 교양도서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앞부분에서는 퇴계 이황의 성학십도의 그림과 내용을 원문 구성대로 번역하고, 10개의 단원 각각마다 맨 첫머리에 역자의 요약과 해설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고, 뒷부분에서는 인물 퇴계 이황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과 성학십도의 원문을 포함하고 있다.

역자는 동양철학자 충북대 윤리교육과 강보승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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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사상에 관련된 고전 저서는 국사나 역사 교과서에서 제목과 저자 이름이나 접할 뿐 실제로 무슨 내용이 담겨 있는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조선시대 성리학, 주리론, 주기론, 47정 등의 용어는 설명을 들어도 뜻을 깨우치기는 더욱 어렵다.

퇴계 이황이 저술한 성학십도가 성리학의 핵심 내용을 그림과 도표로써 표현함으로써 성리학의 초보자에게 쉽고 빠르게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작성된 책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놀라웠다. 물론 목표 독자층이 오직 한 사람 민간인 출신 16살의 2년차 조선국왕 선조의 속성 군주 교육을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다양한 유교 경전의 텍스트로부터 발췌하고 압축 정리한 핵심 내용의 도식적 그림과 기존 성리학자들과 퇴계 자신의 해설을 통해 조선 정통 성리학의 핵심 요소들이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묘사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성리학에 관해 갖고 있던 편견들을 깨는 내용들이 많아서 흥미로웠다: 성리학의 목적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문화 소양인으로서의 기본적 지식 습득과 신체와 마음의 수양이고, 사회적 차원에서는 통치자로서 인의 실천 범위를 확대하는 것에 있다는 점이다. 당시 조선시대의 계급사회를 고려한다면 이른바 정치 활동이 주요 목적이라는 점에서 유학 경전의 유용성이 이해가 된다.

한편으로, 개인 교양 차원에서 유학 경전을 학습하는 것을 넘어 현실 정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과거제도가 필수적이고, 나아가 정치 제도 안에서 이미 포화상태인 직급을 확보해야 하는 가장 인위적이지만 효율적인 방법은 당파전쟁이 될 수밖에 없는 조선 정치 체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이르게 된다.

실제로, 퇴계 이황이 주장하는 주리론과 이에 맞서는 기대승과 율곡 이이의 주기론의 대립은 조선 후기 정치 지형에 분기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철학 사상의 가치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또 한편 칸트의 정언적 명령에 따라야 한다는 순수이성의 역할과 퇴계의 인간 본성의 이가 기질의 발현을 제어해야 한다는 [이기호발설]이 대비되어 떠오르게 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조선 성리학의 핵심 요소들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조선 시대 양반 지배 계층의 이념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안내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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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4-03-09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번역해설 도서가 있음을 알려주는 리뷰글 고맙게 읽었어요. 고전읽기를 즐겨하는지라 일독을 위해 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