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상식사전 - 알면 알수록 맛있는
멜리사 콜 지음, 정영은 옮김 / 길벗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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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더운 여름철이 되면, 시원한 수박과 아이스크림만큼이나 쉽게 생각나며 꾸준히 사랑받는 술이 바로 맥주일 것이다. 아마도, 맥주가 주는 청량감과 중독성 있는 씁쓸한 뒷맛이 사람들을 사로잡는 매력인 탓일 것이다. 그러나, 맥주만큼 한국에서 푸대접 받는 술은 없을 것이다. 맥주의 종류가 십 여가지가 넘는데도, 국내 주류업체에서 판매하는 모든 맥주 브랜드 상품들의 종류는 단 한가지, 라거(lager)이기 때문이다. 라거의 특성상 다른 맥주 종류에 비해, (aroma)이 없고 쓴맛 위주라서 차가운 온도(4~7)에서 마셔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 여러 종류의 맥주가 가진 본연의 모습을 충분히 즐길 수 없다는 점에서, 한국의 맥주 소비자는 모두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맥주를 알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는 맥주 초보자들을 위한 내용으로, 구성은 크게 3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부분은 맥주의 구성 요소와 제조 과정, 그리고 맥주의 종류 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두 번째 부분에서는 맥주을 시음하는 방법과 보관 방법과 맥주에 어울리는 음식을 함께 고르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맥주의 종류 별로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부록으로 저자가 추천하는 맥주 업체관련 정보(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분포해있는 맥주 바, 브루 펍, 브루어리 등)과 맥주 블로그와 사이트, 그리고 맥주 축제와 같은 유용한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맨 뒷부분에서 맥주 용어 사전이란 항목으로 책에 나오는 맥주 관련 용어들을 사전 형식으로 나열하여 해설하고 있어, 초보자에게 무척 도움이 되고 있다(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아마도 (마지막을 제외한)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맥주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왜 특정지역에만 유명한 맥주가 있는가?(예를 들면, 체코 지방의 필스너 우르겔과 부드와이저 맥주가 왜 유명한가?)

-맥주는 어떻게 보관해야 하나?

-맥주는 어떻게 마셔야 하나?

-맥주를 반드시 맥주잔에 따라 마셔야 하는가? , 맥주잔의 모양이 중요한가?

-맥주가 와인보다 건강에 안 좋은 술인가?

-맥주는 살이 찌는 술인가?

-어떤 맥주가 종류에 따라 맛의 특징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어떤 맥주가 나한테 맞는 좋은 맥주인가?

(아마도, 마지막 질문은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개인으로 하여금 부단한 노력과 시간과 비용을 요구하며, 영원히 풀리지 않을 수도 있는 숙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특징은 많은 분량의 사진과 그림으로 맥주에 대한 설명과 예시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특히, 현재 시중에 판매중인 맥주의 상표나 제품의 형태를 사진으로 포함하기 때문에, 독자로 하여금 마트에 가서 맥주를 구입할 때 이 책을 들고 가서 참조할 수 있도록 말 그대로 사전의 역할도 가능할 정도이다.

더불어, 맥주의 맛과 향을 묘사하는 표현을 군더더기 없이 번역하여 한글 표현으로 완벽하게 되살아난 번역 문장은 독자에게 깔끔하다는 인상을 주는 것을 넘어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이런 수준 높은 번역은 독자로 하여금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또 하나의 강력한 매력 포인트가 된다.

특이한 점은, 저자가 영국 출신이다 보니, 주로 에일(ale) 맥주 위주로 종류를 세분화해서 설명한다는 것이다. 지방 고유의 제조 공법을 갖춘 독일의 다양한 밀맥주와 벨기에의 트라피스트 맥주가 영국의 에일 맥주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을 차지하게 된 점은 좀 아쉽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점이면서도 아쉽게 느꼈던 점은 맥주 제조 공정 전체를 묘사하는 일러스트 그림과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 제조 산지를 표시한 지도가 함께 포함되었으면 하는 것 외에는 전혀 흠이 없다고 느꼈다.

좀더 맛나는 맥주를 마시고 싶은 맥주초보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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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일라 더크와 터키 중위 딜라일라 더크 시리즈 1
토니 클리프 지음, 정송 옮김 / 문학세계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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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출신의 애니매이션 만화가 토니 클리프가 탄생시킨 딜라일라 더크(Delilah Dirk) 시리즈의 주인공 딜라일라 더크이다. 라라 크로프트의 툼 레이더 시리즈가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것과 달리, 딜라일라 시리즈는 19세기 오스만투르크 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시대물이다. 현재 딜라일라 더크 시리즈는 그래픽 노블(graphic noble)로서 3부작이 완성되었다: ‘딜라일라 더크와 터키 중위(1, Delilah Dirk & the Turkish Lieutenant, 현재 디즈니 스튜디오가 영화화 판권을 구입하여 버티고(vertigo)영화 제작사와 영화 제작 단계 중에 있는 걸로 알려져 있음), 딜라일라 더크와 왕의 동전(2, Delilah Dirk & the King’s Shilling), 딜라일라 더크와 헤라클레스의 기둥(3, Delilah Dirk & the Pillars of Hercules, 2018년 출간 예정).

이 책은 3부작 중 첫 번째에 해당한다. 19세기 초 오스만 투르크 제국 시대를 배경으로 아나톨리아 반도(현재 터키 지역)을 주요 활동 무대로 삼아, 딜라일라 더크와 남자 주인공인 터키 군인 출신의 에르데모글루 셀림(Erdemoglu Selim), 2명이서 벌어지는 액션 모험 활극을 담고 있다. 딜라일라 더크는 영국계 가정에서 태어나 외교관인 부친을 따라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자란 덕분에 프랑스 명사수로부터 활쏘는 법을 배우고 인도네시아에서는 곡예를 수련하기도 하고 일본 이교도 사원에서 전투기술을 연마하고 인도 정글에서 생존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의 왕궁에 딜라일라가 몰래 침입하였을 때 왕궁 수비대인 예니체리 군대의 중위 에르데모글루 셀림과 처음 만나게 된다. 셀림 중위는 차()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 높고 제조에 일가견이 있는 평범한 군인이다. 셀림 중위는 딜라일라와의 첫 만남 이후로 우연한 기회에 도망치는 신세가 된다. 마르마라해와 지중해 지역에 출몰하는 해적 선장 자쿨의 보물을 훔치려고 했다가 실패한 탓에 자쿨이 이끄는 해적들과 상관의 오해를 산 탓에 콘스탄티노플의 수비대 양쪽으로부터 동시에 쫓기는 와중에 시골 농촌의 안락한 삶에 안도감을 느껴 정착하기로 한 셀림 중위는 점차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딜라일라가 제안했던 탐험 친구로의 미래를 쫓아가기로 결심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딜라일라와 다시 만나게 된 셀림 중위. 결국 2명이 한 팀이 되어 모험을 떠나기로 결심하면서 제 1권이 마무리된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1800년대 초반은 역사적으로 보면, 유럽에서 나폴레옹의 등장으로 인해 국민 국가의 등장과 함께 민족주의와 산업혁명의 싹이 트기 시작하는 시기와 맞물려 오스만투르크 제국이 쇠퇴해가는 시기였다. 문명적 기기는 아직 증기 기관의 출현 이전이며 칼, 총과 대포의 위력이 막강한 시기였다. 유럽 대서양 국가들이 미국과 아프리카를 연결하여 시행한 3각 무역으로 인해, 차와 농산물, 사탕수수, 노예의 무역이 활발히 이루어진 시기이기도 했다.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지배계층은 터키족으로 수니파 이슬람교도였기 때문에 다수의 피지배계층인 아랍인들과 갈등이 존재했었다. 이런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여자 주인공이 액션과 모험을 펼치는 모습을 그려내는 것은 독특한 점이자 환상이 시작되는 매력적인 지점이기도 하다. 주인공이 영국 출신의 여자이기 때문에 강자인 동시에 약자의 모습을 동시에 갖춘 이중적인 면이 있는 한편 군인과 해적을 상대로 맞서 싸울 수 있는 각종 무술과 능력은 매력적인 캐릭터로서 대중으로부터 사랑받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 그리고 마치 셜록 홈즈에서 홈즈를 도와 사건을 해결하는 왓슨 박사처럼, 딜라일라를 도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또 하나의 주인공 셀림 중위의 캐릭터도 군인 출신이지만 엄격한 규율에 얽매이거나 남성성을 내세우지 않는 모습은 딜라일라와의 협력하는 모습이 쉽게 연상되며, 특히 차 제조의 달인이라는 특기 자체만으로 독특한 캐릭터를 형성하기에 충분하다.


한마디로, 라라 크로프트의 뒤를 잇는 또 하나의 여성 모함 캐릭터의 탄생이다. 곧 영화화된다는데 영화로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동시에 다음 2편의 이야기도 무척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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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 100문 100답 - 왕초보도 100% 성공하는 경매박사 권오현의 특급 노하우 100문 100답
권오현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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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법원 경매와 공매를 이용한 부동산 투자 방법에 대해, 100가지 질문과 대답의 형식으로 기술한 책이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보면 3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법원 경매에 대한 설명과 절차, 실제 법원 경매의 입찰 과정과 절차, 그리고 경매 낙찰 이후에 벌어지는 절차에 대해 다루고 있다. 두 번째 부분은 경매나 공매를 통해 취득하게 되는 부동산의 경우, 취득자가 보호해줘야 하는 대항력이 발생되는 2가지 경우(주택 임대차 보호법과 상가 임대차 보호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 번째 부분에서는 경매 대상 부동산을 낙찰 받은 후 취득한 부동산에 소멸되지 않고 함께 인수되는 권리를 경매 참가하기 전에 미리 분석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낙찰 이후에 추가로 발생하는 부담 비용의 파악하게 함으로써, 경매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부동산 투자법원 경매 입찰이라는 2가지 주제를 함께 섞어서 다루고 있다. 아무래도 법원 경매부동산 매매와 관련된 내용이 실제 법적인 해석과 행정 절차를 수반할 수 밖에 없고 전문적인 법률 용어를 가지고 설명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매우 생소하고 낯선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쉽게 이해하기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그래서, 처음부터 지루하게 용어 정의에서부터 시작하는 대신에, 질문과 응답 형식으로 단도직입적인 기술 방식을 저자가 선택한 것이 아닌가 하고 개인적으로 추측해 보았다).

개인적인 소감은 여전히 부동산 경매는 어렵다이다. 일단 부동산 경매 자체의 절차만 가지고 보면 단순한 흐름이지만, 중간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각각의 경우를 잘 파악하여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사실, 절차는 관련 법규 상에 명확하게 기술되어 있어서, 법규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큰 문제는 없다. 문제는 경매 대상이 되는 부동산에 대한 권리 해석 부분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부동산 경매의 가장 큰 약점이기도 한 부분인데, 경매 대상 부동산의 담보 설정의 책임 한도에 대해 오직 경매 낙찰자가 인수해야 한다는 위험이 존재한다. , 경매 입찰 참가자는, 사전에, 경매 부동산 물건에 대해, 전세권, 임차권, 압류, 가압류, 가처분, 환매등기 등에 대해, 말소 기준 권리를 근거로 우선 순위를 따져서, 배당 금액을 계산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계산 결과 금액과 입찰 참여 금액을 비교하여 손익을 따져서, 경매에 참가할 지 여부를 결정해야만 한다. 이 부분이 매우 복잡하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알게 된 유용한 팁 몇 가지가 있다: 전세 임차인의 경우 주민 등록의 전입 신고를 빨리 해두라는 것(임대인의 소유권 이전 가등기를 막기 위해, 전세 계약 체결과 입주하면서 거의 동시에 전입 신고를 하고, 임대계약서에 확정 일자를 받는 것이 좋음), 한번 주민 등록 이전과 확정 일자를 받았으면, 임대 기간 동안에는 주민 등록을 옮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 전세 계약 갱신할 때 이전 계약서를 폐기하지 말고 보관해둘 것, 최악의 경우 법적인 절차인 부동산 인도 명령이나 명도 소송의 강제 집행은 밟지 말아야겠다는 것 등이다.

이 책 한 권으로 부동산 경매가 완전 정복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전문 법률 용어들이 이 책을 통해 좀더 구체화된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은 가이드를 만난 기분이었다. ‘부동산경매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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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생물들의 희한한 사생활
권오길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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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 속에서 TV속 화면에서 간접적으로 보거나 듣게 되는 물고기나 몸에 좋다는 나무열매와 나물, 직접 보고도 무심코 지나쳐 버린 풀꽃들과 매일 아침 들려오는 지저귀는 새소리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들이다. 우리에게 대중적으로 알려진 피상적인 모습이나 잘못된 이미지부터 그 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숨겨져 왔던 그들의 본래 모습이 책 속에서 소개가 된다.

이 책은 기묘한 책이다.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일반적인 대중 생물학 교양서라고 하기에는 문장표현이 구수하고 아름다운 문체와 단어를 구사하고 있어서 어울리지 않고, 생물학자의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학명이나 생물학 용어같은 전문적인 내용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서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각 단락마다 주인공에 해당되는 생물의 컬러 사진이 실려 있다는 것이다(개인적으로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책에 소개된 생물의 개수가 적어서 아쉬웠다는 것이다(하루 빨리 다음 속편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거나 신기하게 생각되었던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포장마차의 흔한 안주거리인 개불이나 성게의 효능이 인간의 몸에 좋다는 것, 다시마의 포식자가 전복이라서 2개 양식 지역이 겹칠 수 밖에 없다는 것, 비단 잉어가 교잡/선택/순계분리를 통해 얻는 돌연변이 종으로 일본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 가물치가 산후보혈에도 좋지만 일본에 수입된 후 일본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주범이 되었다는 것, 봄에서 가을까지 아침과 저녁 나절에 지저귀는 새들이 직박구리라는 것, 일반적인 쌀벌레보다는 덩치가 더 큰 갈색저거리 곤충이 플라스틱까지 소화할 수 있다는 것, 두릅 나무와 두릅 나물이 다른 개체이지만 두릅 나물과 두릅 나무 줄기와 열매의 효능이 모두 인간 몸에 좋다는 것, 헛개 나무의 줄기와 열매에 술(에탄올) 분해 성분이 들어 있다는 것, 생강의 용도가 다양하게 쓰이지만 과도하면 오히려 장 폐색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 강황(카레)이나 양파가 식용 외에도 노화 방지나 성인병 예방에 좋은 효과가 있다는 것, 계피가 모기를 쫓아내는 효능이 있다는 것, 수박이 신장병과 고혈압에 좋다는 것, 흔히 연못에서 볼 수 있는 연꽃은 발열 현상은 현재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것, 모란(목단)이 화투에 등장하고 일본의 문신 아이템으로 선호되지만 중국의 상징 꽃이라는 것 등이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4개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서는 물 속에서 살아가는 어류와 해초류에 관한 부분이고, 2부에서는 시끌벅적 활기차게 살아가는 이웃들이란 제목으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조류들과 혹은 미처 눈에 잘 안 띄는 세포나 곤충에 관해 이야기 하고, 3부에서는 우리 인간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나무나 열매에 관한 부분을 알려 주고 있고, 4부에서는 우리가 흔히 마주치지만 이름은 모르고 지나치는 주변에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들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저자인 권오길 교수님에 대한 소개와 묘사 중에 과학계의 김유정생물 수필가라는 표현이 이해가 되었고 그리고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개인적으로는, 우리 고유의 토속어를 주로 구사한다는 점에서 생물학계의 김소월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한 마디로 이 책을 정의내리기 어려운 묘한 책이다. 그러나,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매우 재미있고 아주 훌륭하고 멋진 생물 교양 수필 작품이다. 작품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 책을 단순히 생물학 교양서로 치부하기에는, 책에서 사용된 문장 표현이나 단어의 수준과 심미적인 의태어나 의성어의 사용이 너무나도 뛰어나서 그 수준을 초월하기에 충분하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여느 문학 작품과 비교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고, 지금 당장 초등학교/중학교 생물 교과서가 아닌 국어 교과서에 실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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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다시 읽는 친절한 세계사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김진연 옮김 / 제3의공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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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역사학자 에릭 카(Edward H. Carr)가 주장한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명제처럼, 오늘날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과거에 일어났던 사실들을 이해하는 것이 철저히 우리 현대인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이 책의 읽기가 시작되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지구 전체를 아우르는 각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과 사실들에 대해 기술한 세계사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저자는 각 지역 별로 시대에 흐름에 따라 역사적 사건들과 사실들을 유기적인 관점에 근거하여 통사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단일 인류 아프리카 기원설에서 출발하여 4대 문명의 발생, 각 문명권에서 출현하는 제국들과 종교 그리고 이웃 국가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문명 교류, 가장 늦게 문명 전파에 접하게 된 유럽 문명의 약진과 경제적 부흥, 경제적 번영으로부터 이어지는 유럽 열강들의 세계 식민지화와 근래에 발생하는 세계적 규모의 2차례 전쟁과 이후 세밀하게 유기적으로 연결된 관계로 형성된 현재의 국제 관계와 거대해진 국가간의 경제 협력 블록으로 인해 국가간의 이해 관계의 예측이 힘들어진 향후 미래에 이르기까지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다. , 특정 민족이나 국가의 흥망성쇠에 대해, 감정적인 표현은 거의 배제한 체, 주요 요인과 배경 상황을 당시 시점의 환경 속에서 여러 가지 측면으로 파악하여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이 가지는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지역과 시대 별로 구분된 당시 지도를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역사 기술 항목 중에서 중요한 사항은 붉은 배경색이나 붉은 색의 강조하는 문구로 작성하였으며, [1초 리뷰]라는 항목으로 핵심 사항을 요약, 정리하여 독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시대 별로 지역 별로 분량을 고르게 안배하여 서술하고,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관점에서 탈피하여 균형있게 기술한 것도 눈에 띤다.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드는 것은 [세계사 간략 대조 연표]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특이하게 느낀 점이 몇 가지가 있다: 고대 중국의 자연세계관에서 천제(상제)가 존재하고 천제가 인간계의 천자를 선택하여 천하(인간 세계)를 다스리게 했다는 수직적 지배 체계의 설명은 일본 천황 체제를 고대 중국의 지배 구조에 연장, 적용하여 해석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몬순 기후의 순환적 특성에서 인도 우파니샤드 철학이 기원했다는 설명은 문화 인류학의 풍토론에 기반한 해석을 소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저자가 21C 초반의 동아시아 정세를 바라보는 시선이 눈길을 끌었다: 동아시아 세력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질서를 재편하려는 중국의 움직임과 태평양 너머 동아시아에까지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미국의 대응이 향후 동아시아 국가 간의 움직임의 주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른 기존의 세계사 책과 이 책이 다르다고 느꼈던 점은 다음과 같다: 이슬람 문명이 세계사적인 관점에서 수행했던 역할을 기술하고, 근대 자본주의 체제의 성립 과정에서 경제 체계의 변천과 발달 과정을 기술하고, 특히 근대 부분에서 경제적인 요인 때문에 국가 내부에 끼치는 영향(반란, 내분)과 국가 외부에 미치는 영향(전쟁, 진출, 이민)의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기술한 점 등이다미국이 19C 말과 20C 초에 걸쳐, 대서양과 태평양을 아우르는 해양 강국으로 성장하게 된 동인을 19C 남북전쟁 이후 소멸되어 버린 서부 개척의 프론티어 정신을 미국을 벗어나 확장시킨 해양 전략의 수립이라고 분석한 점이다.

개인적으로 실망한 부분도 몇 가지가 있다: 첫 째, BC 3C 중국 진나라의 만리장성 지도가 한반도와 요동반도의 경계지역까지 이어져 있는 부분이다. 이것은 명백한 오류이다. 왜냐하면 요동반도는 산이 없는 평야 지대이기 때문에 성곽을 쌓을 수도 없고 현존하는 발견된 성곽 터도 없다. 둘 째, 19C 근대 동아시아 열강 침략 시대에서 중국, 한국, 일본에 대한 부분이다. 중국은 근대 문명의 세계화에 뒤떨어졌기 때문에 세계 열강들로부터 침략(?)을 당해도 당연하다는 식의 기술과 한국은 아예 언급도 없이 원래부터 동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의 식민지가 자연스럽게 된 것으로 기술하고 중국 점령을 목적으로 일본이 일으킨 중국 침략 실패의 원인을 분석한 점은, 저자가 객관적인 역사가의 관점을 잃은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까웠다. 왜냐하면, 일본이 왜 조선을 강제 합병하고 중국을 침공하려 했는 지와 그에 대한 반성(?)이 전혀 명백하게 기술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소극적인 형태의 역사 기술 방식은, 19C 당시의 시대적인 흐름인 제국 열강들의 침략 기조에 일본도 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에 결국은 일본은 죄가 없다라는 극우파의 적극적인 침략 부정견해와 결론적으로 동조되는 편파적인 기술 내용이라 안타까운 부분이다.

몇 가지 단점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볼 때, 각 대륙 별로 다루는 분량과 비중 면에서 그리고 역사 서술 관점에서 적절히 균형 잡힌 매우 훌륭한 세계사 개론서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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