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와 노동의 미래 - 탈희소성 사회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아론 베나나브 지음, 윤종은 옮김 / 책세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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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계 자동화에 관련된 다양한 주장들에 대해 경제 지표들에 기반하여 타당성을 점검해보고 궁극적 목표인 탈희소성 사회 실현을 위한 저자의 실천 방안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총 6개 단원에 걸쳐, 경제 통계 자료에 근거하여 여러 자동화 관련 이론들의 유효성을 논하고 노동 관련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세계 무역 경제 체제와 코로나 19 불황 환경에서 디지털과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된 기계 자동화가 미칠 수 있는 노동 형태와 노동 시장의 영향, 그리고 국가 정치와 경제, 사회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모습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베를린 훔볼트대학교의 경제사학자 아론 베나나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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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전세계가 겪고 있는 또 하나의 공통적인 현상이 있다

노동자의 실업률 증가와 자산 불평등 심화 현상, 개방적이고 상호 의존적인 국제 무역 관계의 확대, 자동화 기술의 발달, 청년층과 노동자 계층의 사회적 규탄 시위, 국가의 보편적 기본 소득 정책 등의 일련의 사건들이 보편적으로, 특히 소위 선진국 들에서는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을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된다. 여기에 한국도 예외가 아님은 분명한 사실이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느 것부터 먼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그보다 근본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궁극적인 목표, 한마디로 달성하고자 하는 이상적인 국가의 또는 사회의 모습이 무엇인가?


일자리 감소 문제와 관련된 수많은 미래학자, 경제학자, 정치학자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만, 저자가 거시적 관점에서 파악한 문제의 원인 규명은 놀랍게도 단순하다

일자리 감소 문제는 과학 기술과 무관하며 제조업의 생산성과 서비스업의 생산성에 깊은 관련이 있고, 보다 근본적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 속도에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분석대로 국제 경제 체제 속의 상황을 보면, 어느 정도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해지는 부분이 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한 유럽 국가나 일본의 경기 침체의 원인은 급속한 제조업 비중의 감소 때문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좋을까

물론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한 자동화 기술 발전은 기본적인 수단이라는 것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엉뚱하게도 저자는 공상과학 소설에 나오는 사회의 모습을 궁극적인 이상향으로 꼽으며, 이것을 실천하기 위한 사회 운동 차원의 급진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정치와 경제의 기본적인 가치관의 문제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 개인의 권리와 자유의 한계와 사회적 공존을 위한 협력 방식과 체제 구축에 견해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주장이 이해는 되지만 수용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사실 혁명에 가까운 사회운동 방식 자체도 문제이지만, 설사 저자의 주장대로 인간의 최소한의 생존 욕구를 충족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사회 체제(탈희소성 사회)가 구축되었다고 해도, 인간이 가진 탐욕과 질투와 시기를 통제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공존과 협력처럼 의식적인 사회적 행위만을 강요하고 인간 본능적인 욕구를 억제하고 부정하는 방식의 체제는 제대로 작동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현실적인 접근 방법으로 국가 경제 성장에서 제조업의 비중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서도 서비스업 분야보다는 제조업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틈새 시장을 개척하여 신규 노동력 수요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일자리 창출의 현실적인 해결 방안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대목은 소위 보편적 기본 소득 정책과 관련된 내용이다: 국가 경제와 사회적으로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부분 해소되어 흥미롭게 느낀 부분이다.

또 한가지는 공상과학 소설에도 사회상의 묘사에 따라 좌파와 우파의 분류법이 적용 가능하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전반적으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보편적 주제인 경기 침체와 자동화와 일자리 감소에 관해 거시적인 시각과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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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 - 중국의 문화와 민족성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
스위즈 지음, 박지민 옮김 / 애플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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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인 저자가 바라보는 중국인의 사고와 행동 관습들의 모습과 이에 대한 해설을 이야기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중국인의 행동 습관과 관련하여 10개의 주제(언어와 음식; 모방과 창조; 미신; 도박; 도덕과 양심; 실용성과 조악함; 이미지와 전통; 권력과 신분; 허세와 체면; 절제와 질서)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중국인 출신 싱가포르 대학의 스위즈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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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전세계적으로 중국과 중국인만큼 비호감이 높아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왜 무엇이 전세계인들로 하여금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분노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중국 정부가 시행하는 정치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발견되는 문제에 대해서만이라도 합리적인 근거에 기반한 해설과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 면에서 이 책처럼 중국인 저자가 중국인 스스로의 모습에 대한 관찰과 이해를 기술하는 접근 방식은 매우 유용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우선, 저자의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국 본토 출신이면서도 미국과 싱가폴 등 세계 여러 곳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저자의 배경은 책에서 다루는 주요 주제에 대한 문제 제기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80년대까지 중국에서 교육받은 소위 문화혁명을 경험한 세대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흥미로운 사항은, 이 책의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관통하는 주요 단어가 중화민족유교라는 점이다:


냉정히 말하자면, ‘중화민족의 개념은 20세기 초반 만주족의 청나라 체제에서 하위 계층 신분이던 한족(漢族)이 외국 열강들의 착취에 대항하는 중화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만들어진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당시 다수인 한족(漢族)을 제외한 소수민족들을 설득하여 포섭하기 위한 목적으로 종족의 차원에서문화공동체적 성격으로 상승시켜 만든 허구적인 개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인의 행동에 대한 인문학적인 접근으로 유교적인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논어를 많이 인용한다: 현재 중국은 종교와 사상의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 상태이고, 불과 40년 전 까지만 해도 모든 전통 사상과 사상적 유물은 반사회적인 악습이라며 철저히 파괴를 단행했던 사회이기도 하다. 이미 문화혁명시기에 중국의 전통적 사상과 관습은 사실상 절단되어 유실되었으며, 현재 대다수 중국인이 말하는 중국의 전통은 그저 문헌에만 존재하는 개념들을 상상하여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봐도 중국 본토 출신의 중국인에게서 한국인과 같은 유교적 관습이나 개념을 발견한 적이 거의 없다.


의외로, 저자가 서술하는 중국인의 행태에서 한국인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모방이나 도박’, ‘미신’, ‘허례허식’, ‘메이커 숭배’, ‘무질서’, ‘시민의식등에 대해서는 한국에서도 80년와 90년대를 거쳐 2000년대까지 사회적으로 캠페인과 자정 노력을 지속적으로 벌였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사실 책에서 저자가 다루는 주제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사회 체제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모방문화, ‘도덕양심문제, ‘권력중심의 꽌시 문화, ‘불신에 의한 무질서문제 등은 기본적으로 국가의 법과 제도, 사회 윤리적 문화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거나 올바르게 작동되지 않는다는 증거로도 볼 수 있다.


비록 속시원한 해설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처럼 공산당 독재 정치의 중국 체제에서 이런 중국인의 비호감적인 행동 양태에 대한 내용을 외국인이 아닌 중국인이 논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나름대로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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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 부산대학교 일본연구소 번역총서 5
아쓰지 데쓰지 지음, 류민화 옮김 / 소명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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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의 글자인 한자의 역사와 특징,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4개 단원에 걸쳐 한자의 기원, 일본의 한자 수용, 한자의 구성 원리, 한자의 미래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일본 교토대학 아쓰지 데쓰지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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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漢字)는 중국어의 글자로 인류 4대 문명 중에 하나인 황화문명의 소산으로 역사와 전통이 깊다. 한자를 사용하는 중국 주변의 국가 중에서, 특히 동아시아의 3개국이 형성하는 한자문화권은, 서양 유럽에 형성된 라틴어 문화권과 비견되기도 한다.


일본인 저자의 입장에서 아무래도 일본이 중국 문자인 한자를 수용하고 현재까지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중점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왜 한국보다 일본은 특히 한자 사용에 적극적인가?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과연 한자와 일본어의 운명은 그리고 일본의 대책은 어떠해야 하는 것인가?


이런 이슈들을 이해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주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어쩌면 이런 이슈들이 문제가 되는지조차 한글을 사용하는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별다른 감흥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한자야 상형문자이고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표음문자인 일본어 가나문자와 한국의 한글과는 전혀 다른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물론, 책의 저자는 다루지는 않지만 한국인의 입장에서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서양 언어의 알파벳처럼 한글과 일본어는 소리글자이지만, 상형문자인 한자는 뜻글자라는 구조적인 차이는 매우 크다

특히, 모든 자료가 디지털화되는 정보화시대에 차이가 두드러지게 된다. 한자의 구성을 구역으로 분할하여 체계화 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에 부호화의 장점없이 데이터의 양이 많이 소요된다. 일본어의 가나 표기체제는 동음이의어 처리 문제가 있다. 다시 한번 한글의 중요성과 위대함을 느끼게 되는 부분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한자의 특징은 장점이면서도 단점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한자의 기원이 사물의 모습을 본떠서 그린 상형문자이다 보니 미학적인 측면에서 예술성이 있지만, 신조어나 타국 언어의 단어를 수용할 때 표기하기가 어렵다. 어쩌면 한자는 디지털 문명 이전까지 대략 3000천년 정도의 시기 동안에만 유용한 문자체계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왜 일본은 유독 한자를 적극 수용하고 사용했을까? 저자의 주장대로, 아마도 과거에 당시로서는 첨단이자 우세한 문명인 중국 문명을 수용하고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의견에 동의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높은 한자 의존도가 일본어의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만 존재하는 일본식 한자 조어인 국자는 뜻이 가지는 독특함을 넘어 일본식 중국어 발음이 소통의 장애가 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한자에 관해 궁금했을 법한 내용들을 기반으로 한자를 소개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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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란 무엇인가
이인화 지음 / 스토리프렌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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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메타버스의 특성과 미래 적용될 메타버스의 청사진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3부분으로 나누어 총 12개의 단원에 걸쳐 메타버스의 실체, 쟁점, 미래에 대해 다룬다: 정보 공유 형태의 발전 주기 상에서 메타버스만의 특징과 차별점을 기술하고, 미래의 메타버스 모습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전 이화여대 국문학과 교수 이인화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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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IT뿐만 아니라 문화, 경제 분야에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이야기가 유행하는 주제이다.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단순히 메타버스의 사전적 정의로만 따지면, universe(현실세계)를 초월하는 가상의(meta) 세계를 뜻한다.


그렇다면, 기존의 가상 세계(virtual world)와는 다른 것인가? 현재 진행중인 4차 산업혁명의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인가?


이 책에서 메타버스를 다루는 방식은 2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서술 기법을 살펴 보면, 저자는 메타버스의 특징을 IT 기술적 변화의 관점보다는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메타버스를 파악하고 서술하고 있다

문학적 기법인 사용자의 스토리텔링 방식을 사용하여 이전의 다른 유사한 정보 공유 서비스와의 차이를 구별한다

기존의 스토리 구조와 작법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새로운 요소가 요구된다는 이론은, 단순히 사용자의 체험 방식만이 아닌 디지털 사회의 구조 면에서도 기인하는 요구라는 점에서 놀랍게 느껴진다.


또 한가지는 메타버스의 특색을 묘사하기 위해, 2차원 온라인 게임 리니지2’3차원 메타버스 게임 로불록스의 저자의 사용 체험담을 중심으로 사례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2개 게임의 경험이 주는 의미는 충격적일 정도로 독특한 것으로 흥미를 끄는 요소가 된다: 하나는 청소년 불가등급으로 말초적 신경이 지배하는 게임이며 다른 하나는 청소년 허용 등급으로 매우 허술하고 조잡해 보이면서도 어떠한 긴장감을 느낄 수 없는 평온한 게임(사실은 가상의 체험 공간)이기 때문이다.

다중접속 게임과 메타버스 게임의 전형으로서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에는 개인적으로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느껴지지만, 대체적으로는 각각의 특징을 대비하여 소개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다만, 2가지 게임 어느 것도 경험이 없다면 공감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염려가 되기도 한다.


한편으로 이 책이 IT 기술의 세부적인 사항을 자세히 고려하지 않는 관점에서 메타버스의 미래 모습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상상의 영역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메타버스가 향후 실생활의 일부분을 커버할 수 있지만 저작권이라는 현실적 문제때문에 저자의 예상과는 달리 개인적으로는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전반적으로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 메타버스의 모습을 담아 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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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인문학이 되는 시간 : 사상·유적편 문화가 인문학이 되는 시간
플로랑스 브론스타인.장프랑수아 페팽 지음, 조은미.권지현 옮김 / 북스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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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류의 역사에서 인류가 남긴 문명과 유적을 서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인류 역사를 크게 4부분(고대, 중세, 근대, 현대)으로 나누어, 각 시대별로 유행하던 사상과 사상이 투영된 유적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 철학이나 종교, 문학이나 인문학, 예술 사조 등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나타나는 사상들의 특징에 대해 간략히 기술하고, 주로 건축물을 중심으로 시대적 사상과 사유가 반영된 흔적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장 프랑수와 페팽과 플로랑스 브론스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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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관광 명승지로 알려진 곳에 가서 유명한 랜드마크를 방문하여 눈으로 직접 보게 되면 늘 궁금한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머리 속에서 떠올리게 된다

유명 건축물들이 지어질 당시에는 어떤 사회적 배경이 있었는지? 어떤 기술이나 재료를 사용해서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인류 문화학의 기존의 단순 분류법을 사용하면, 문화는 정신적인 무형의 자산이고 문명은 물리적인 유형의 자산으로 분류된다. 이 책의 저자들도 비슷한 분류를 시도한다:  

과거의 유산인 유물이나 유적은 당시의 시대적 사상을 담아내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로마의 판테온은 그리스 신전용 건물로 기원전 축조가 시작되었지만 건물이 복원되는 공사가 완료되는 중세가 되면 기독교의 요구도 반영되어 완성된다

심지어 전통적인 권위를 내세우는 정통성을 거부하고 오로지 단순한 디자인과 기능성만이 반영된 건축물로서 만들어진 파리 조르주 퐁피두 센터조차 초현실주의나 신사실주의 같은 현대미술의 정신을 반영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사상이나 종교, 유적들은 서양의 것들이 동양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긴 하지만 인도와 태국, 캄보디아, 중국, 일본까지 포함하여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그리고, 아무래도 저자가 프랑스인이라 프랑스의 문화 유적이 다수 포함된 점도 흥미롭고, 중세 기독교 부분에서 종교 계파의 교리적 차이와 성당 건축에 대한 핵심적인 요약 설명은 유용하게 느껴진다.


책의 전체 구성이 인류 역사를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며 기술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지만 독립적인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중간을 건너 뛰어 필요한 부분만 찾아 읽을 수 있는 일종의 백과사전처럼 활용할 수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전반적으로, 인문학적 지식과 유적의 내용을 기반으로 거시적인 통사적 관점에서 시대별로 변화해가는 모습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문화안내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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