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 - 중국의 문화와 민족성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
스위즈 지음, 박지민 옮김 / 애플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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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인 저자가 바라보는 중국인의 사고와 행동 관습들의 모습과 이에 대한 해설을 이야기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중국인의 행동 습관과 관련하여 10개의 주제(언어와 음식; 모방과 창조; 미신; 도박; 도덕과 양심; 실용성과 조악함; 이미지와 전통; 권력과 신분; 허세와 체면; 절제와 질서)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중국인 출신 싱가포르 대학의 스위즈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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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전세계적으로 중국과 중국인만큼 비호감이 높아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왜 무엇이 전세계인들로 하여금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분노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중국 정부가 시행하는 정치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발견되는 문제에 대해서만이라도 합리적인 근거에 기반한 해설과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 면에서 이 책처럼 중국인 저자가 중국인 스스로의 모습에 대한 관찰과 이해를 기술하는 접근 방식은 매우 유용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우선, 저자의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국 본토 출신이면서도 미국과 싱가폴 등 세계 여러 곳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저자의 배경은 책에서 다루는 주요 주제에 대한 문제 제기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80년대까지 중국에서 교육받은 소위 문화혁명을 경험한 세대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흥미로운 사항은, 이 책의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관통하는 주요 단어가 중화민족유교라는 점이다:


냉정히 말하자면, ‘중화민족의 개념은 20세기 초반 만주족의 청나라 체제에서 하위 계층 신분이던 한족(漢族)이 외국 열강들의 착취에 대항하는 중화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만들어진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당시 다수인 한족(漢族)을 제외한 소수민족들을 설득하여 포섭하기 위한 목적으로 종족의 차원에서문화공동체적 성격으로 상승시켜 만든 허구적인 개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인의 행동에 대한 인문학적인 접근으로 유교적인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논어를 많이 인용한다: 현재 중국은 종교와 사상의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 상태이고, 불과 40년 전 까지만 해도 모든 전통 사상과 사상적 유물은 반사회적인 악습이라며 철저히 파괴를 단행했던 사회이기도 하다. 이미 문화혁명시기에 중국의 전통적 사상과 관습은 사실상 절단되어 유실되었으며, 현재 대다수 중국인이 말하는 중국의 전통은 그저 문헌에만 존재하는 개념들을 상상하여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봐도 중국 본토 출신의 중국인에게서 한국인과 같은 유교적 관습이나 개념을 발견한 적이 거의 없다.


의외로, 저자가 서술하는 중국인의 행태에서 한국인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모방이나 도박’, ‘미신’, ‘허례허식’, ‘메이커 숭배’, ‘무질서’, ‘시민의식등에 대해서는 한국에서도 80년와 90년대를 거쳐 2000년대까지 사회적으로 캠페인과 자정 노력을 지속적으로 벌였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사실 책에서 저자가 다루는 주제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사회 체제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모방문화, ‘도덕양심문제, ‘권력중심의 꽌시 문화, ‘불신에 의한 무질서문제 등은 기본적으로 국가의 법과 제도, 사회 윤리적 문화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거나 올바르게 작동되지 않는다는 증거로도 볼 수 있다.


비록 속시원한 해설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처럼 공산당 독재 정치의 중국 체제에서 이런 중국인의 비호감적인 행동 양태에 대한 내용을 외국인이 아닌 중국인이 논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나름대로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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