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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과목별 독서비법 - 부엉이 아빠의
서용훈 지음 / 경향미디어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이런 교육서를 다 읽고 책을 덮고 나면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이제까지의 나의 교육철학이나 방법이 잘못되진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과 그 방법에 좀 더 바른 형식을 첨가하여 더욱 우리 아이와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마구 뒤섞여 마음이 조급해진다. 이 책을 덮고 난 지금 나의 상태 역시 그러하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니 아이 주변엔 벌써(!) 특목고 준비 그룹들이 생기고 그 그룹엔 더 이상 아무도 끼지 못할 것이라는 엄포 같은 이야기들이 돌기 시작했다. 벌써 중학교 수학을 선행했고 수학경시대회 같은 대회도 함께 준비한다는 소문 아닌 현실. 굳이 아이를 그 경쟁관계 속에 넣어야 할까. 아이가 능력이 되거나 스스로 한다면 충분히 뒷바라지 하겠는데 엄마의 잔소리와 심한 기대로 아이를 내몰기 싫은 내 마음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많은 엄마들은 말한다. 아이에게 특목고를 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들도록 하는 것도 엄마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무조건 아이를 입시에 내모는게 아니라 아이 스스로 가고 싶게끔 만드는 엄마의 내공.
(이 말은 조금 동감은 가긴 하나 결국 목표는 아이의 특목고 진학이고 그건 결국 아이의 행복을 위해 부모가 해주어야 할 기본이라는 뜻으로 다가온다.)
이미 이런 불안감이 들었다는건 평소 소신있게 할거라고 장담했던 내 말들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고 또 이미 아이의 공부 자체를 입시의 수단으로 밖에 여기지 않는 지금의 풍조에 동조해 버렸다는 뜻이다. 정말..이런..매일 매일이 부모로서의 나와의 전쟁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정말 아이는 공부하는 즐거움을 알아갈 수 있을까? 소신있게 한다 하면서도 불안해 하는 엄마때문에 아이는 잘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문제집을 풀고 시험을 앞두고 스트레스 받아 하지는 않는걸까? 우주에 대해 자연에 대해 인생에 대해 사람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그 즐거움은 포기한채 이 좁은 땅에서 특목고와 SKY가 목표가 되어 학원으로 과외로 내몰아야 하는 걸까..
이 책은 과도한 사교육 시장에 아이를 내모는 대신 오로지 독서만으로 아이와 함께 지식을 넓혀가고 지혜를 얻으며 아이의 학업까지 연결을 시켜 결국 아이 스스로 무엇이든 주도하게끔 하고 있는6학년 부엉이 아빠의 소신있는 독서 공부법이다. 독서를 많이 하는 아이가 공부를 잘한다니 체계적이고 훌륭한 계획을 세워 아이에게 다독하게 하라는 단순한 메세지가 아니다.
수학, 과학. 역사로 대변되는 학문의 전반을 즐거운 책읽기와 글쓰기 경험으로 아이에게 경험케 해 주고 아이 스스로 좋은 책을 통해 지식을 넓혀 나가는 즐거움을 얻게 하는 것! 결국은 단기간의 입시와 대학이 목표가 아니라 아이의 평생이 알아가는 즐거움과 기쁨에 가득 차도록 부모가 그 인도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다.
부엉이 아빠는 초등 6학년인 아이와 함께 많은 책들을 읽어간다. 정말이지 초등학교만 들어가면 아이에게 책 읽으라 잔소리 하며 갖은 학원으로 아이를 내모는 보통의 부모가 아니라 함께 책을 고르고 그 책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실험해 보고 관찰해 보며 온전히 지식의 소통을 경험하고 있다.
나에게 정말 도전이 된 것은 아직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 아이 혼자 읽기 어려운 두꺼운 책들이나 아이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의 일반서적들을..6학년 아이라면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책들은 아빠가 읽어줌으로 무한한 질문과 답변의 세계로 두 부녀를 이끌 것이고 그 시간에 나눠지는 수많은 대화들은 상상만 해도 좋아 보인다. 아빠가 읽어내려가는 조금 어려운 책들은 금방은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그 교감의 시간을 통해 아이가 조금이나마 지식의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데 강한 이미지와 인상을 남길 것 같다.
정말 실천해야겠다고 너무나 다짐했다. 읽어주겠다 해도 싫다고만 하는 큰 아이. 점점 독서편식이 시작되는 것같아 요즘 내심 걱정이 되었는데 아이가 은근히 읽기 어려워 하는 위인전이나 역사 관련 책들은 정말이지 장기간 계획을 가지고 읽어줘야 겠다 생각이 들었고 바로 계획을 세우게 된다.정말 나에겐 엄청난 도전이 된다!
아이의 독서중심 공부에 지금은 학과 성적이 조금 들쭉날쭉해도 조급해 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학원에 보내 놓으면 마치 공부 다 한 것 같이 안심하는 어리석음에서 탈피하여 영어 역시 좋은 책들을 끊임없이 읽어주고 읽게 함으로 진정한 즐거움을 알게 해야할 지혜(!) 그것이 절실히 필요함을 아주 명쾌하게 알려주고 있다.
또 엄청난 양의 추천도서들. 무엇보다 고마운건 책은 무지 좋아하지만 수학이나 과학에 완전 문외한인 나에게 책을 통해서도 수학과 과학의 지식을 넓혀갈 수 있다는 것을 아주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해 준 것이다. 아이와 함께 읽어가며 수학의 세계와 과학의 세계를 알아갔다며 추천해 준 책들. 너무 좋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그 안에서 배운 현상들을 직접 실험해 보고 다시 관찰일지를 쓰고 하는 진정한 방법의 과학 교육도 나에겐 용기와 동기부여가 충분히 되었다. 원리나 현상에 대한 진정한 개념의 이해 없이 공식을 외우고 무조건 문제를 푸는 식으로 시험 점수는 높고 단기간의 성과는 좋지만 결국 장기적 학력을 떨어뜨리고 진정한 연구를 할 수 없게끔 하는 지금의 교육 현실 속에서 이렇게 기본으로 돌아가 지식의 근본을 추구하고자 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지금은 6학년인 저자의 딸의 앞으로의 모습이 참 기대가 된다. 독서의 즐거움과 지식을 넓혀가는 즐거움을 알아가고 있는 아이의 인생. 꼭 행복했으면 좋겠고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야만 매일매일 사교육의 유혹과 전쟁을 하며 아이가 행복하게 공부하고 배우는게 즐거웠음 하는 바램으로 도서관과 서점을 들락거리는 나를 크게 위로해 줄 뿐만 아니라 부엉이 아빠의 말처럼 이 땅에서 돈걱정 없이 행복하게 아이들 교육시키는 나라가 되는데 큰 힘을 보탤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