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속으로 비룡소의 그림동화 205
이수지 지음 / 비룡소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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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울을 보면 당신은 무엇을 느끼는가?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때로는 나로 보이기도 하고 나를 닮은 다른 사람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일찌기 신화 속의 나르시소스는 연못 속의 자신의 모습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를 만나기 위해 물 속으로 뛰어들어 목숨을 잃는다. 이솝우화 속의 욕심많은 개는 개울 속의 개가 가진 뼈다귀가 부러워 짖다가 뼈다귀를 떨어뜨리고 잃고 만다.

  이는 곧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거나 반대로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을 싫어하게 되는 인간의 각기 다른 심리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거울이 주는 이러한 미묘한 순간들을 그림책으로 승화시킨 작품이 바로 이 책이다. 그런데 그림만 있을 뿐 글이 없다. 글이 없다고 해서 이야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백에서 의미를 읽었던 우리 선조들처럼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읽는 이마다 읽을 때마다 갖가지 이야기를 상상해낼 수 있고 읽어낼 수 있다.:

  외로움에 웅크린 소녀가 문득 고개를 들고 자신을 바라보는 또 다른 존재에 깜짝 놀란다. 살며시 두 눈을 가리고 다시 살펴보는 소녀. 소녀는 새침한 척 해본다. 메롱 놀려보기도 한다. 뭐든지 따라하는 이 친구가 소녀는 맘에 들기 시작한다. 소녀는 보란 듯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러자 거울 속의 친구도 신나게 춤을 춘다.

  그리고 거울의 마법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차갑고 하얗던 방안의 공기가 노란 빛으로 주황 빛으로 따뜻하게 피어난다. 따듯하고 밝은 기운이 일어나 방 전체에 퍼지며 마치 나비인 듯 나방인 듯 날기 시작한다. 소녀도 한마리 나비처럼 가뿐해진다. 
  문득 소녀는 거울 속 세계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에 빠진다. 거울 속에서 다시 나와 춤을 추기 시작하는 소녀, 그러나 어느 순간 거울 속의 소녀가 자신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눈치챈다. 소녀는 갑자기 겁에 질린다. 그러자 소녀 앞의 거울은 무참히 산산조각나고 만다. 소녀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소녀는 다시 몸을 웅크린다.

  어린이들은 거울을 참 좋아한다. 어린이들이 거울 속의 모습이 자신인 것을 알게되는 나이가 언제일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거울 속의 모습이 나이던지, 나를 꼭 닮은 친구이던지 신기하고 황홀하기는 똑같을 것이다.

  책의 양면을 이용해서 거울과 거울을 바라보는 소녀 이미지를 구성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특히 거울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페이지는 환상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보면 볼수록 새록새록 좋아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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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박사의 초등영어 학습법>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하버드 박사의 초등영어 학습법 - 미국식 커리큘럼으로 배우는
정효경 지음 / 마리북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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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누구라도 영어에 욕심을 낸다. 더구나 아이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우리 아이가 영어를 정복할 수 있다면, 영어를 부담없이 말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다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학원으로 뱅글뱅글 도는 아이가 있고, 섣불리 영어유치원에 다녔다가 오히려 영어와 철천지 원수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은 다른 영어책들과 달리 효과적인 학습법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기 전에 아이의 유형과 부모의 유형을 우선 점검할 것에 주의를 주고 있는 점이 좀 색다르다. 어떤 학습법이라도 역효과가 나면 들이대지 아니한 것만 못한 법이니 이것은 귀기울여 들을 만한 이야기다.  

   다음에는 어떤 영어 학습관련 서적에서나 할 법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기본적인 영어노출시간 확보, 매일 학습의 습관화, 학년별 능력별 커리귤럼의 다양화 등이다. 그 다음에는 '한국에서도 미국식 영어연수가 가능하다'라는 엄마표 영어를 어렵사리 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귀가 번쩍 뜨일 내용이 이어지는데 왠만한 정성이 아니면 흉내낼 수 없다는 것은 짐작할 것이다.  

  가장 특색있는 부분은 아이의 '다중지능'을 파악하여 영어학습법에 적용하라는 내용이다. 논리수리지능형 아이, 언어지능형 아아, 대인관계지능형 아이, 공간지능형 등 총 7가지로 세분화하여 알려주고 있는데 각 유형별 아이에게 적용할 수 있는 팁들이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어서 시도해볼만한 것들이 많다.  

  마지막 장은 저자가 지금까지 주장한 자신의 이론을 적용한 사례를 미국식 커리귤럼의 내용과 함께 보여준다.  

  어떤 교육이던지 부모가 아이를 이해하고 정성을 쏟는다면 그래서 그 정성을 아이가 진심으로 받아들인다면 실패할리가 없을 것이다. 논의 벼는 '농부의 발자국 소리'에 자란다는 그래서 더 자주 논에 가보라는 이야기가 우리 아이들의 영어교육에도 교훈이 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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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발, 자신을 비워 세상을 담는다
타니 아키라, 신한균 지음 / 아우라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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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이에 너무 많이 있어서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면 우리는 그 진가를 놓치기 일쑤다. 일찍이 공자의 마을에서는 공자가 성현이 될 줄을 몰랐으며, 중국의 어떤 황제는 세기의 명작을 낸 장인을 죽여 그 작품의 진가를 드높였다 한다.
  흔해서 그 아름다움을 당연시 여기고 망각하는 것들이 있다. 우리의 사발도 그런 경우이다.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일본인들이 먼저 발견했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이런 사실을 상기해보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기도 하다. 진짜 속상하는 것은 다음 대목이다. 우리는 그 아름다운 물건들을 보존하는 데에도 그 물건을 만드는 법을 전수하는 데에도 소홀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국보로 지정된 우리의 사발들. 일본은 우리에게서 배워간 도자기 기술을 보존하고 전수하여 찬란하게 피워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많이 실린 작품의 사진이다. 특히 일본에 있는 개인소장품과 미술관 소장품들은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귀한 자료들이라서 값지다. 작품의 사진을 찍고, 필요에 따라서는 문양이나 굽 등의 부분 사진을 보여 주고 있어서 사발 감상의 포인트를 배울 수 있다. 사발의 형태에 따라 붙이는 명칭이나, 역사적 시기와 가마터에 따른 양식의 차이점에 대한 설명도 전문적이다. 사발의 형태에 따라서 그 쓰임을 유추해보고, 우리의 차문화의 숨은 역사를 다시 써보는 작업도 의미가 깊다.
  우리 땅이름을 이름 속에 숨기고 일본에 남아있는 사발들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우리의 것을 명품으로 인정하며 보존해준 일본에 한편 고마움도 느낀다. 우리 땅에 있는 사발들은 사금파리 조각들이 되어 다시 우리 땅 속에 묻힌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삶의 일부여서 그저 막사발이 되었던 그릇들, 일본인들에게는 성城 하나와 바꿀 정도로 귀한 물건이었던 이도다완. 우리 흙으로 우리 손으로 빚었으나 다른 땅에 가서 이름을 얻은 그릇들. 이제 다시 우리 손으로 빚어서 우리 이름으로 유명해졌으면 한다.
  요즘 막걸리가 좋은 술이라며 새로운 조명들을 하고 있는데 막걸리를 담아 마시기도 했던  우리의 사발도 함께 조명하는 작업을 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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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피터 드러커>를 리뷰해주세요.
청소년을 위한 피터 드러커
이재규 지음 / 살림Friends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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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시기의 하루와 중년의 하루는 그 중요성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한다. 청소년 시기는 자신의 인생을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리한 피터 드러커의 전기이자 간단한 사상록이다. 피터드러커의 인생을 자신의 사상을 통해 재해석하고 그 의의를 알아보는 것이다.  


  피터드러커의 인생을 따라가면서 놀란 것은 세상의 흐름을 보는 그의 예지력과 위기의 순간에 자신의 갈 길을 정하는 과감한 결단력이다. 그는 항상 세상의 현상들을 볼 때 그 저변에 있는 것을 꿰뚫어 봄으로서 앞으로 일어날 일을 유추했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가를 알았던 것이다. 그러기에 95년의 인생이 어느 시기 하나 헛되이 보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의 어린 시절은 그가 살았던 사회의 분위기와 그에게 영향을 끼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들로 엮어진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그가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고 성실했음을 알 수 있다. 첫 직장을 갖게 되면서부터 그는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남은 시간을 책을 읽는데 보내며 여러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한다. 스스로의 인생을 진지하게 경영하는 이런 자세는 청소년들이 나태해지고 싶은 순간에 자신을 다잡을 좋은 교훈이 될 것이다. 
  각 인생의 시기마다 그는 자신의 먼저 깨달은 바를 책으로 써서 사람들에게 알렸다. 사회, 경제, 경영, 기업 등 여러 영역에 걸쳐 그는 진지하게 생각하고 그 사상을 책으로 썼으며 그래서 세상이 좋아지기를 꿈꾸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스스로의 인생을 설계하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또한 각 장의 끝에 소개된 ‘피터 드러커의 사상’을 통해 피터드러커의 기본적인 사상들을 간단하게나마 맛볼 수 있다. 

  어렵게 느껴지지만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일러스트를 첨가했으며, 어려운 용어들은 따로 tip을 두어 설명하고 있어 이해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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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를 리뷰해주세요.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
신예희 글.그림.사진 / 시그마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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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이라 하면 나는 대개 구경거리를 생각한다. 사진을 찍고 발품을 팔며 구경을 하고, 그곳 사람들의 오랜 문화와 전통을 알기 위한 좋은 곳으로 미술관과 박물관을 꼽고 꼭 들르고자 한다. 그래서 힘들고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과정인데, 활기있게 여행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음식에 대한 정보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여행에서 우선 순위로 치는 것이 늘 문화였기에 음식에 대한 조사는 구체적으로 하지 않고 늘 떠나고 말았던 것 같다. 그래서 때로 배고프고 진이 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 책은 여행이 곧 음식이고, 음식이 곧 여행의 한 부분이라 생각하는 오래전부터 음식기행 관련 기사를 써온 경력이 있는 저자의 군침 도는 여행이야기모음이다.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니, 음식에 대한 탐색만큼이나 그 지방의 향토색을 잘 나타내는 것도 없겠다 싶다.
  저자는 특히 일반적으로 알려진 음식이 아닌 그 나라 특유의 시장음식, 길거리 음식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 사람냄새 풀풀나는 길거리에서 그 곳 사람들과 살을 부대끼면서 거리낌없이 모든 음식을 맛본다. 징그러운 음식도, 처음 보는 음식도 그녀에게는 모두 당연히 맛봐야 할 도전의식이자 만남이며, 그 곳 사람들에 대한 진정한 이해의 과정이다.

  홍콩, 마카오, 스페인, 터키, 태국, 일본 등의 우리가 익히 아는 나라로 우리를 유인한다. 그녀를 따라가면 우리가 짐작하는 것과 다른 유명한 호텔의 아침식사 테이블의 특별한 3단 트레이나 술이 맛있는 뒷골목이나 특이한 형태의 별난 음식들의 냄새가 우리를 유혹한다.
  그녀는 어디에서든지 푸짐하고 맛나게 모든 음식을 맛본다. 그녀의 설명 옆에 푸짐한 음식 사진들이 있어 설명을 듣다보면 군침이 고이고 슬그머니 배가 고파져 온다.
  일찍이 이렇게 배고픈 독서는 없었다. 여러 가지 종류의 음식을 꼭 한 가지씩은 맛봐야 하고, 이른 아침이나 한밤중이나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 그녀에게 어떤 심리적 제약 같은 것도 없다. 그녀와 동행하면 엄청 살이 찔 것이 틀림없다. 허나 음식을 맛보고 있는 그녀의 사진은 알맞은 체격이다. 흠~ 음식기행을 위한 특수체질임이 틀림없어~ 라는 부러운 시선을 보내면서 책장에 침흘릴까봐서 입을 꼭 다문다.
  잘 찍힌 음식 사진과 일러스트들도 책의 분위기를 돋우는데 한 몫 한다. 문화적 탐색을 중심으로 쓰인 책과 함께 한권쯤 소장하고 해당 지역을 방문한다면 구경하는 재미에 먹는 재미까지 더해져 행복해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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