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 제국의 불빛에서 근대의 풍경으로
주강현 글.사진 / 생각의나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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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새로운 느낌의 책이었다. 등대에 대해서 막연한 생각들만 가지고 있었던터였기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른다. '등대'란 소설을 통해 약간의 궁금증이 가시긴 했지만, 그래도 무언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 속에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참 재밌다. 등대란 공간을 소개할 뿐 아니라, 등대에 담겨져 있는 의미까지 샅샅이 파헤쳐 준다. 등대가 제국주의의 산물로 등장한 이야기부터 그 지역내에서 등대가 담고 있는 의미까지 말이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내가 지금까지 모르던 세계, 즉 이질적인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흥겨웠다. 아니 흥미진진했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등대에는 '기다림'이 스며들어 있다. 또한 가냘퍼 보이는 외관과는 달리 그 안에는 첨단 과학이 숨겨져 있다. 단순한 건물이 아님을, 그러면서도 그 안에 또 하나의 철학이 들어있었음은 좀 의외였다. 내가 생활해보지 않은 공간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상세하게 그러면서도 의미심장하게 이야기해주니 참 좋다. 거기에 시원시원한 컬러 사진까지 곁들여 있으니, 보는 맛과 즐기는 맛, 그리고 생각하게 하는 맛까지 고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 바람을 쐬는 그런 여유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적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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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자신을 위해 그늘을 만들지 않는다
고도원 지음 / 꿈엔들(꿈&들)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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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는 소망이 있습니다.'라는 글이 맨 마지막에 실려 있다. 마틴 루터킹 목사님이 하셨다는 명연설을 차용하여 고도원 선생님의 소망들을 펼쳐 놓은 글이다. 그 글을 보면서 고도원 선생님은 참 행복한 사람이며 삶의 에너지가 충만한 분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고도원의 아침 편지'로 유명하신 분이다. 하지만 난 그걸 말로만 들었지, 아직은 직접 받아본 적은 없다. 그런 인연 때문이었는지, 이 책을 펼쳐들고 읽게 되었다. 양장본으로 엮어진 책에 깔끔하게 편집되어 보기에 편했다. 나의 생각을 가다듬어 가던 시기에 어떤 긍정적인 삶의 모습과 열정을 대하고 싶어서 집어 들었던 거다.

  그런 나의 기대에 보답을 하듯 이 책은 따뜻하고 포근했다. 삶을 보는 따스함이 배어 있었으며, 덤으로 들려주는 고도원 선생님의 과거적 이야기는 나에게 많은 힘이 되었다. 극빈의 상황 속에서 그를 지지해주셨던 사모님의 따스함과, 자기의 길이라 생각하여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고도원 선생님의 저력이 나를 흥분하게 만들었으며, 맨 마지막에 펼쳐진 '나에게는 소망이 있습니다'라는 대미는 나를 감동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밥을 먹지 않고는 일주일 밖에 살지 못하며, 물을 마시지 않고는 5일을 살지 못한다. 그런데 희망이 없이는 단 일분도 살지 못한다. ' 라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육체적인 포만보다, 정신적인 포만이 더 갈급한 사람의 심리를 잘 표현해주는 말일 것이다. 왠지 이 책을 읽고나니 그런 정신적인 포만감이 든다. 왠지 오늘부턴 세상을 살아가는 게 지루하기보단 더 재미있을 것 같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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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너머 꿈 - 아침편지 고도원의
고도원 지음, 이성표 그림 / 나무생각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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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래서 초등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대통령''대기업 사장', 쯤의 대답을 단골 스토리로 들어볼 수 있다. 하지만 그 꿈이 실제가 아닌 환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안다. 그렇게 자라면서 꿈은 또 수정되괴 보수될 것이다.

  고도원 선생님의 글은 많은 걸 느끼게 해준다. 그 분이 겪었던 일들을 통해 들려 주는 일화와 그 안에 담고 있는 메시지는 언제나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지표가 되곤 한다. 이 책 또한 '아침 편지'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왜 꿈을 꾸어야 하는지, 하지만 그 꿈은 환상에서만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 한 권의 책에서 요모조모 알려준다.

  꿈을 꾸긴 쉽다. 그런데 그게 어떤 환상으로 그쳐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넌 뭐가 되고 싶니?"라는 물음에 난 당연하다는 듯 "선생님이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면 또 "왜?"라고 묻겠지. 그런데 솔직히 내가 왜 선생님이 되어야 하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본 적은 없다. 단순히 말하면 "어찌하다보니 사범대에 들어왔으니깐, 배운 게 도적질 밖에 없는데 달리 뭘하겠어요" 라는 게 될터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왜에 대한 명확한 대답이 아닐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교사가 된다면, 나에게도 불행의 시작일 뿐 아니라, 나에게 배우는 학생에게도 불행일 뿐일 테니까. 꿈 너머 꿈은 바로 그런 왜에 대한 질문들을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그 꿈 너머엔 또 어떤 꿈이 있는지 말이다. 교사가 된 다음엔 또 어떤 꿈을 이루기 위해 살 것인가? 라는 단순한 질문으로 나의 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꿈을 꾸자. 하지만 그 꿈을 환상의 영역에서 끌어내어 실제의 영역에서 꾸어야 한다. 수많은 상상으로 나의 '쨍하고 해뜰 날'만을 바라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그게 결코 이뤄질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상보다는 그 꿈이 왜 절실한지, 나에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 꿈을 이루고 난 다음엔, 또 어떤 꿈들이 있는지를 정리해보고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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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 - '수유+너머'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
고미숙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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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가 가진 지식이 전부인양 고집하려 할 때, 우리는 고지식한 사람이 된다. 어떠한 논리로 그 지식의 테두리를 깨려해도 절때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하나의 지식에 매료된 사람은 사상에 세뇌당한 사람마냥 무섭다고 하나 보다.

  나 또한 그런 지식으로 나만의 테두리를 형성하며 살아왔다. 고전문학, 특히 한문학을 전공하면서 한문학이란 프리즘을 통해 세상을 받아들이며 투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현대문학이나 서양문학에는 감히 손조차 대어보지 못했다. 아니 안 했다. 그건 우리 눈에 안 보이는 우주를 얘기할 때처럼, 머나먼 어떤 미지의 세계 비슷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나만의 지식에 갇혀 살던 나에게 크나큰 깨달음을 주는 책이 있었으니, 바로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이 책이다.

  이 책은 보려하지 않았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읽으려는 마음이 전혀 없었다고 하는 표현이 맞겠지만. 하지만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사랑의 감정이 불연듯 찾아오듯, 그렇게 찾아왔다. 제목만 들었을 땐, 그다지 흥미가 가지 않았다. 그도 그럴듯이 수필도 아닐 뿐더러, 그렇다고 고전문학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쉬쉬하고 있던 그 때, 고도원 선생님 책을 빌리려 도서관에 가게 되었다. 한참 고도원 선생님 책을 뒤적이다 보니깐, 그 옆에 이 책이 있지 뭔가? 책의 제목을 봤다기 보다, 지은이의 이름을 봤다고 하는 게 맞겠다. '고미숙'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라는 짧은 헤깔림과 동시에 '호모쿵푸스''열하일기 웃음...'이란 단어들이 머리를 스쳤다. 그랬던 거다. 그렇게 집어들고 한번 펼쳐본 책은 내 손을 쉽사리 떠나지 않았다. '고미숙'이란 검증된 메이커, 이상의 내용이 거기에 담겨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수유+너머의 탄생에서 지금까지의 활동 과정, 그런 과정 속에 수많이 오고 갔던 '코뮌'에 대한 고민들이 담겨 있다. 그런 담론을 펼치는 가운데, 그 때까지 느꼈던 여러 사유들을 맘껏 펼쳐낸다. 기존 체제에 대한 반발, 기존 지식이 지닌 한계성 등을 저자의 시원한 필치로 펼쳐보인다. 글을 잘 쓴다는 건, 바로 그런 걸거다. 어려운 내용조차 쉽고 재밌게, 그러면서도 알차게 쓸 수 있는 것. 바로 그런 점에서 '고미숙 선생님'이 쓰신 글이라 하면 왠지 모를 신뢰가 되는 것이지만...

  '코뮌'에서의 활동은 자기 영역에 국한 되지 말고, 동서양,고전과 현대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사유하기, 어떤 특별한 규칙이랄지 체계는 두지 않되, 서로에 대한 배려하기 등 기존 담론을 뛰어 넘는 어떤 것이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벅찼던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자기의 역량을 맘껏 펼쳐보일 수 있다는 것, 그건 어떤 틀에 들어가 그 안에 자기를 맞추느라 자기의 본질을 잃어버리는 것과는 상반된 것이었다. 또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면(돈이나 명예욕에 대한 욕심만 버린다면) 그것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다는 깨달음... 이런 저런 이야기를 읽으며, 공동체의 새로운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고, 또한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도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스승과 제자는 하나다' 얼마나 놀라운 화두인가. '敎學相長'이 스승과 제자의 경계를 확실히 나눈 것이라면, 고미숙 선생님의 이런 담론은 앞으로 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고나니, 나의 편협한 지식관을 탓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좀더 너른 방향으로 유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모처럼만에 만난 백미와도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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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랑 일촌 맺기 - 한자 타고 논술 넘어 교양까지, 개정판
기획집단 MOIM 구성, 신동민 그림 / 서해문집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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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사성어는 몇 글자로 이루어진 한자들의 집합이지만, 그 안에 하나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알아야만 성어의 뜻까지 분명해진다. 그래서 아무 것도 모르고 들으면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 것이다.

  바로 고사성어의 장점은 거기에 있다. 몇자의 글자이지만, 하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명문이다보니 참 깊은 뜻을 담는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모를 때는 참 고리타분하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고사성어를 받아들이면 그것만큼 쉽고 흥미로운 것도 없다.

  이 책은 요즘 붓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고사성어 관련 책 중에 하나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 관심을 기울인 까닭은 편집이 참 깔끔하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책들이 비슷비슷하다. 담겨져 있는 이야기들은 당연히 같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어떻게 편집이 되어 있느냐, 얼마나 읽기에 편하게 되어 있느냐가 관건인 것인데, 이 책은 바로 그 점에서 맘에 든다. 중간중간 그림도 들어가 있어서 그림책을 보듯 유쾌하게 볼 수 있으며, 여러 고사성어에 관련된 이야기를 읽다보면 이야기책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니 말이다.

  고사성어를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기로 하자. 이야기책을 읽는다 생각하고 한번 읽어보자. 분명 그런 친근함 속에 세상을 보는 안목을 얻게 됨과 동시에 깊이 있는 글까지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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