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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진정한 보수주의자의 길 리라이팅 클래식 5
이혜경 지음 / 그린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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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있어서 보수란 무엇인가? 당장 생각 나는 것들은 '조중동, 한나라당, 뉴라이트' 등등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보수로 규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이것을 살펴보기 전에 보수라는 의미부터 다시 정의해 보는 게 나을 듯 하다. 保守(보수)란 '무언가를 지켜낸다'는 뜻이다. 과연 무엇을 지킬 것인가는 또다른 문제로 남는다. 당연히 그 무엇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보수의 모양도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수에 대한 논쟁은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 무조건 '보수'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는 것이며, 그 반대로 '진보'라고해서 무조건 찬성할 수만은 없는 거다.

  맹자, 그는 확실히 보수주의자였다. 그는 기존의 천자 체제를 부정하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신분제 체제를 인정함으로 평등주의를 반대했다. 또한 개인의 인권을 존중하기보다 가족이나 국가에 귀속된 존재로 받아들였다. 기존체제를 받아들였고 변화를 꾀하기보다 굳건히 지켜나가려 했다는 점에서 그는 확실히 보수주의자였다.

  그가 살던 전국시대는 분열된 각 나라들이 '부국강병'이라는 대의명분 하나로 백성들을 궁지에 몰아놓고 자기의 이권 챙기기에만 급급했다. (왠지 지금의 '신자유주의 시대'와 유사한 면이 많다. ) 그런데 그는 그런 시대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였던가? 지금의 보수주의자들이라면 이러한 신자유주의 무한경쟁 체제를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다. 그들의 논리는 단순하다. 자유 시장체제에서 살아남는 자만이 진정한 승자라는 논리니깐. 하지만 맹자는 그런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양혜왕이 "어떻게 하면 나의 나라에 이득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묻자, 맹자는 "왜 하필 이익만을 논하십니까? 이익만을 논하면 서로 뺏고 뺏기는 살륙이 되풀이 되기에 이익을 논하기 보다는 '仁義(인의)'를 논해야 합니다."라고 답변한다. 맹자에게 있어서 더욱 중요한 가치는 '사람됨'이었을 뿐 화폐나, 타인을 넘어설 수 있는 권력 따위가 아니었다. 맹자는 사람으로써 가장 중요한 가치를 '인의예지'의 사단으로 풀어 설명해준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건 '측은지심인 仁'이다. 즉, 타인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다. 타인이 아프던 말던 나만 즐거울 수 있다면 그만이라는 우리나라의 보수자들과는 그 맥이 확연히 갈린다. 이런 까닭에 보수자의 대표격인 맹자가 우리나라에 와서 우리나라의 소위 보수라는 단체들을 보면 '禽獸(보수를 빙자한 사적 이익 추구집단)'라 비판할 것이다. 맹자는 공감 능력을 잃어버리고 자기의 이익에만 혈안이 된 계층을 동물과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으니 말이다.

  요즘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보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보수에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보수'는 없애야 할 극악이 아니라 깊은 생각의 기반을 가지고 잘 유지해야 할 가치라는 점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흔히 민주주의는 '우익(보수)'와 '좌익(진보)'의 좌우 날개가 균형을 이루어 발전한다고 하지 않는가~ 자기를 보수주의자라 생각하는 사람이나, 진보주의자라 생각하는 사람들 할 것 없이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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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에게 '보수주의'는 어떤 의미인가?
    from 도서출판 그린비 2008-06-09 11:06 
    대선 전이었습니다. 각 당마다 선거홍보는 하고 있지 않았지만, 대충 누가 어디서 나오겠지 하고 있었죠. 하지만 워낙 모 후보가 지지율이나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서 사람들에게 다른 후보나 정당 이야기를 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어쨌든 그 때 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꽤나 저를 당혹스럽게 만들어서 아직도 기억합니다.“전 보수주의잡니다.” 뜬금없이 보수주의를 말하는 상대를 보면서 “아~ 네 그러셔요”라고 대충 대답함과 동시에 이 ‘좌슥 골수..
  2. 편집자의 밑줄긋기 -『맹자, 진정한 보수주의자의 길』
    from 도서출판 그린비 2008-06-09 11:06 
    보수주의가 뭘까요? 가끔 우리들은 어떤 단어가 갖는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그 연원을 따지기보다는 그저 관습적으로 남들이 쓰는 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저에게 보수주의는 악이었고,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것이었고, 자기 이익만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이데올로기였습니다. 게다가 동아시아의 보수주의 정치철학으로 유명한 ‘유학’ 역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호주제 폐지 문제에 ‘밭이 아니라 씨가 중요하다’ 뭐 이런 되..
 
 
 
노자: 국가의 발견과 제국의 형이상학
강신주 지음 / 태학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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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장자에 대해 쓴 책들을 읽으며 강신주씨의 생각에 동의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책도 집어들고서 읽었는데 읽는내내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관념들이 앞을 막는 것이다. '노자는 자연주의 철학자, 인위를 배격하고 자연스런 도를 체득하길 바랬다'라는 관념들이 이건 아니지 않을까 했던 것이다. 그러고보면 우리가 책을 읽을 때 기존에 가지고 있던 관념들이 하나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책은 다 읽고나서도 왠지 기분이 좋기 보다 '이건 아닌데....'라는 강력함 의구심에 찝찝하기도 하니깐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책을 읽으면 책을 그 내용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한 구절에 대한 의구심으로 전체의 내용을 왜곡하게 되곤 한다. 바로 이런 문제점을 장자에게 실컷 이야기 했었는데도, 여전히 고치지 못하고 헤매이고 있는 셈이다. 아직도 수양이 덜 된 탓인 게지.

  이 책에서 묘사된 노자는 결코 자연주의 철학자가 아니다. 그리고 언어의 명징함, 언어의 사회적 관계에 대해서 회의 했던 철학자도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노자는 무어란 말인가? 이런 회의가 들 때 이 책은 유쾌한 빛을 발한다. '회의에 빠질 수 있는 자, 끝없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자 그대야 말로 살아있는 사람일지니~ 그 회의와 의심을 쉬지 말지라!' 라는 말처럼, 회의와 의심은 그 순간 불쾌한 것일진 몰라도, 그걸 넘어서고나면 더 유쾌해질 수 있다. 불쾌한 감정은 지금까지의 나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느끼게 됨으로 느껴지는 감정이다. 하지만 유쾌한 감정은 그런 불쾌함이 완전히 해소되고 더 큰 사고를 할 수 있게 된 데에서 느껴지는 감정인 것이다. 불쾌한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인가, 아니면 유쾌함에 이르도록 더욱 치밀하게 생각하며 의심해볼 것인가?

  '우리 시대의 철학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민주주의라는 이념이 실현되어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환각을 벗어나게 해서 우리의 사회를 진정한 민주주의로 이끌기 위한 이론적인 전망을 주는 것이어야만 하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우리 사회에 철학이 있다면, 그것은 자본주의를 혹은 민주주의를 호도하는 허구적인 담론들과 싸우면서 인간을 주인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담론을 생산해내는 것일 것이다. 반복하자면 국가와 자본을 생각하지 않는 철학은 철학일 수도 없다. (122p)'

  강신주씨의 철학에 관한 담론이다. 철학은 결코 현실을 벗어난 허구적인 언어 게임이 아니다. 바로 현실을 직시하고 그 안에서 인간의 가치를 바로 잡고자 하는 노력이며 열정인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깊게 생각한 것도 '철학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살찌울 수 있는가?'하는 거였다. 바로 그런 문제제기가 있었기 때문에 노자의 사상을 바로 보고자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노자는 결코 민중의 삶을 지지하지도, 자연을 긍정하지도 않았다. 그는 지배 계급을 편들었으며 나라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적당히 베풀어야 할 것을 주장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노자의 책을 '민중의 책, 자연의 책'이라 잘못 알고 읽고 있으니, 우리의 의식 깊은 곳에 어떤 생각이 박히게 될지 안 보아도 뻔하다. 바로 '지배 계급에 대한 묵인' '그들의 이권 수호를 위해 우리가 조금 희생하는 건 당연하다는 논리' 일 것이다. 알게 모르게 읽으면서 당연시 하는 것들이 이렇듯 무섭게 우리의 삶을 옥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알고 그 안에서 노자가 풀어냈던 국가의 모습을 파헤쳐봐야 한다. 바로 이 책에선 그게 주안점이고 그 담론을 통해 누군가에 의해 살게 되어지는 '매체'로서의 삶을 벗어나 스스로 사는 '주체'로서의 삶을 살아갈 것을 말해주고 있다.

  "사랑이라는 만남의 영향 아래 내가 그 만남에 실질적으로 충실하고자 한다면, 이 상황에 '거주하는' 나 자신의 방식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바꾸어야 한다는 사실은 명백하다.(188p)"

  주체로서 산다는 것은 바로 현실의 삶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식견을 가진다는 말이며, 그 안에서 나의 능동성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낸다는 것이다. 노자라는 책에선 현실에 순응할 것과 수동적인 인간형이 될 것, 그리고 지배자는 주종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잘 배풀어서 더많이 수탈할 수 있는 현실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바로 그런 주장 자체가 지극히 잘못된 것이라면 그 안에서 비판의 논리를 날카롭게 세우고 어떻게 현실을 바꾸어 나가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다. 사랑이 하나의 집착으로, 구속으로 변질되지 않기 위해서는 주체들간의 능동적인 변이가 필요하듯이 말이다.

  이 책을 통해 노자의 진면목을 다시 한번 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의 말을 기본 삼아 다시 한번 노자라는 텍스트를 읽어봐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노자라는 책을 형해화하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서도 날카롭게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집어주고 있다. 철학이 결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그런 식으로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노자란 책을 읽어봤던 사람일지라도 이 책을 읽으면 전혀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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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철학 - 꿈, 깨어남, 그리고 삶
강신주 지음 / 태학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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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야말로 백미이다. 강신주씨를 알게 된 건 다분히 그린비의 리라이팅 시리즈 중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이하 리라이팅 장자)'를 읽게 되면서부터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가 쓴 책들을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그랬더니 이 책이 눈에 띄더군. 리라이팅 장자가 대중이 읽기 편하도록 편집 되어 쓰여져 있다는 점에서 보면 이 책은 대중서와는 격이 다른 중후함이 느껴진다. 좋게 말하면 중후함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고리타분하다고나 할까. 그래서 읽기에 좀 꺼려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 느낌이 있었지만, 이미 강신주씨가 풀어내는 장자의 매력에 흠뻑 빠졌던 터라 별거부감 없이 집어들게 되었다. 내용은 강신주씨가 쓴 박사 논문을 약간 수정한 것이란다. 그렇기 때문에 논문식의 딱딱한 문체로 쓰여져 있을 뿐 아니라, 주까지도 상세히 달려 있다. (솔직히 난 한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니깐, 원문이 달려 있는 이 책이 더 맘에 든다) 그런 까닭에 일반인이 보기엔 내용이 어려워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장자에 대하여 더 알고 싶은 사람이나, 이미 리라이팅 시리즈의 '장자'를 읽었던 사람이 이 책을 봤으면 좋겠다. 분명히 어려운 만큼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고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건 흡사 게임과도 같은 매력이라 할 것이다. 어려운 게임일수록 실패할 확률은 높지만 그걸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성공하게 된다. 그 때의 희열은 어느 것에도 비교할 수 없다. 나의 한계와 인내력을 넘어서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책도 또한 마찬가지이니, 특히 철학책들의 그 난해하고 이해 불가능한 문구들이 반복의 반복을 하면 어느 순간 하나의 줄기로 얽혀져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순간의 희열은 게임을 통해 얻었던 그것 이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어렵다는 건, 나의 생각을 뛰어넘는 어떤 것이거나, 나와는 너무도 다른 그 어떤 것이란 사실이다. 별 생각 없이 읽어도 술술 읽히는 책은 그 순간 순간 재미에 흠뻑 빠지게 될진 모르지만, 막상 다 읽고나선 별다른 감흥이 없다. 그건 이미 나의 생각과 같다는 것이며, 그만큼 유아적인 발상으로 쓰여져 있다는 것이리라. 하지만 어려운 책을 붙잡고 읽어보자. 읽는 순간 순간 갈등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얀 건 종이고, 검은 건 글씨네...'하면서 투덜투덜 댈지도 모른다. 그런 인내 속에 끝장까지만 다 읽게 된 것만으로도 다 읽었다는 뿌듯함이 드는데, 그걸 읽고 또 읽어 어느 정도 하나의 커다란 사유의 틀에서 이해하게 된다면 그 기쁨은 과히 어떨지. 각자가 그런 기쁨을 몸소 느껴보며 독서의 즐거움을 경험해보도록 하자. 의식이 자란다는 건 겉으로 드러나는 건 아니지만, 세상을 보는 안목이 생기게되며 세상의 풍파에 감정이 휩쓸리지 않게 된다. 이렇게 말하니깐 철학이 무슨 정신 수양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내면의 수양을 통해 세상과의 소통능력을 키워나가도록 하는 것이 바로 철학의 존재 이유일 터이니까.

  이미 리라이팅 장자가 나 자신의 비움과 소통의 문제를 다룬 것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 책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또한 그 주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박사학위 논문답게 학술적으로 본질적으로 치밀하게 탐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책은 더 강도 높은 철학적 탐구를 요구하기에 리라이팅 장자가 쉽게 느껴졌던 독자에겐 도전할만한 책이 될 것이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며 만만치 않다는 걸 몸소 느끼며 한 고비 한 고비를 넘는 희열로 이 책을 읽었으니 말이다. 예전엔 소통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다. 비로소 리라이팅 장자를 읽으면서 소통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몸소 느끼게 되었다. 당연히 난 '역지사지'의 정신만으로 남을 잘 이해할거라 착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지사지의 정신에 늘 내 정신이 들어 있었으니 문제이다. 나의 생각으로 남의 정신을 제단한다는 것, '己所不欲 勿施於人(내가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말라)'라는 유교적인 생각으로 남을 판단하는 것이 문제란 이야기이다. 타인을 나의 관점에서 이해하려 하다보니 완전한 이해가 불가능하다. 물론 좋아하고 싫어하는 바는 같을지 모르나, 그 본질에 들어가면 모두다 각자의 개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 모든 나의 관점에서 판단하려 하다보니, 어느 순간엔 '쟤가 왜 저러는지 정말 이해 안 가. 나 같았으면 저러진 않을텐데' 라는 정죄까지 하게 되는거다. 진정한 소통이란 나란 관점을 날카롭게 세울 땐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지사지'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의 기존 관념들과 편견들을 비워내는 것이다. 이런 소통에 관한 일화는 '송나라 사람이 가발을 파는 이야기'와 '조삼모사의 이야기', 그리고 '왕이 새를 길러내는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소통의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어떻게 철학이 하나의 치유제가 될 수 있는지 이 책을 읽으며 맘껏 느껴보길 바란다. 그렇게 세상과의 소통을 이끌어낼 수 있을 때, 나란 존재를 넘어서 타인과 맘껏 소통의 장을 펼칠 수 있을 때 우리의 삶은 전혀 다른 삶의 모습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장자의 글들은 묘한 매력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가 알기 쉽도록 풀어낸 강신주씨 또한 대단하고 말이다. 다음에 시간이 난다면 장자란 텍스트를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부쩍 드는 요즘이다. 나중에 맘적인 여유가 생기면 장자와 함께 소유욕을 즐길 수 있으리라. 그 땐 또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될지 기대된다. '장자가 된 이자'를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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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학 스케치 2 - 이야기로 만나는 교양의 세계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지음 / 풀빛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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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2권으로 넘어왔다. 1권에서는 어쩌면 지배이데올로기에 봉사하는 철학의 모습을 보면서 적잖이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말했다시피 그게 철학의 본질이 아님을 잊지 말자. 그 본질 속엔 우리의 삶에 자양분이 되는 것들 또한 많기 때문에 공허하다고 생각하며 소홀하지 말자. 2권에서는 좀 더 현실을 고려하는 철학들이 나온다. 바로 조선후기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실학 사상이랄지, 개방과 폐쇄의 갈림길에서 어떤 사상으로 선택을 할 것인지가 쓰여져 있다.

  2권을 읽다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의 철학이란게 현실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이란게 어떤 일을 하든지, 자기 나름의 생각에 의해서 움직인다. 물론 무의식이란 것도 있어서 자기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행동할 때 또한 있지만, 의식이 살아 있는 한은 바로 자기 철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의 철학을 마련하고 그 철학을 좀더 객관화하며 자기가 알 수 있는 어떤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실제 생활을 중시하게 되는 것과, 말기에 이르러 계급제도마저 넘어설 수 있는 사유를 할 수 있던 데에는 냉철한 자기 분석과 사회 분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그것이다. 자기 철학을 세운다는 게, 나쁜 행동을 하면서 그걸 합리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재 내 삶을 옥죄는 굴레를 벗어나 좀더 자유롭게 행복을 만끽하며 살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현재의 내 삶을 돌아보며 내 삶을 옥죄는 현실의 조건들을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진정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무언가 하는 생각까지 말이다. 그 속에서 하나 하나의 생각들을 끄집어 내야 한다. 과연 어떤 것들을 참고할 수 있을까? 바로 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선조들의 철학관이다.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살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한 생각을 하나 하나 면면히 살펴보고 그 중에 좋은 것들을 우리의 것으로 체득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것은 없으리라. 그게 바로 우리가 철학서를 읽는 이유이며, 공부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 책이 그런 귀한 첫발걸음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것을 통해 우리의 철학을 알고, 더 연구하고 싶어지면 동양철학이나 서양철학까지 아우르며 나를 반추할 수 있다면 나의 삶은 지금보다 좀더 나은 그런 삶이 될 것이다. 철학 그 너머엔 바로 우리의 인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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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학 스케치 1 - 이야기로 만나는 교양의 세계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지음 / 풀빛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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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을 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예전엔 참 한심해 보이곤 했었다. 결국 아무것도 정답이 내려지지 않을 터인데... 사람을 논하고 본성을 논하고 진리를 논하니깐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자기에 대해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건 한심하지 않은가...

  중학교 다닐 땐,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를 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선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공부를 한다. 그리고 대학교에 들어가선 취업을 위해 공부를 한다. 무언가를 위해 그렇게 살아가다보니, 공부를 한다고 하면서도 결국 나에게 남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나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없었고 그저 '좋은 곳'이란 상위 목표만을 달성하기 위해 살았던 것이다. 과연 그 곳에 다다르는 순간 우린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미래의 어떤 것만을 바라보며 사는 삶엔 현재의 행복은 있을 수 없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내세를 현재보다 중시하는 종교적인 삶이나, 목표지향적인 삶은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는 삶이긴 해도 현재 자체가 행복일 수는 없다. 그게 바로 한계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현재의 행복을 말할 수 있는가?

  바로 어떤 환경들로 인해 행복을 이야기하기보다 현재 나에게 주어진 삶을 돌아보고 그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나를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과연 나는 왜 태어났는가? 그리고 무엇을 하길 원하며, 어떤 목표를 향해서 가고 있는가? 바로 이런 질문을 수도 없이 던져보고 그 안에서 하나 하나의 해답을 찾아가고자 노력한다면 나의 삶은 미래의 어떤 성취로 인해 행복해지는 삶이 아니라 현재의 모습 자체로 인해 행복해지는 삶이 될 것이다.

  한국 철학 스케치.. 이 책은 한국의 철학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다. 좀 난해한 개념들이 있지만, 청소년들이 보기 편하도록 잘 갈무리 한 느낌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이 책을 볼 때, 어떤 느낌으로 볼까? 단지 논술 대비를 위한 지침서쯤으로 논리를 세우기 위해 볼 수도 있고, 아니면 우리의 철학을 통해 자기를 반추해보고자 볼 수도 있다. 어떤 이유로 보건, 보는 순간 순간 우리 선조의 삶의 모습들을 바라보며 자기를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1권에선 조선 중기까지 다뤄져 있다. 불교철학부터 성리학의 철학까지 나와 있는 셈이다. 어떤 철학이건 그게 하나의 국가의 지침으로 받아들여지는 순간, 원래의 순수했던 초심은 꺾인다. 지배 이데올로기로써 지배층 통제의 도구로 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나 성리학의 이데올로기적인 모습보다 순수 철학으로써의 그 모습을 기억하며 나의 삶에 대입해보고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 철학의 흐름이 궁금한 청소년이라면, 그리고 철학에 입문하는 일반인이라면 편한 마음에 읽으며 철학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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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8-25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술술 잘 읽히죠? 딱딱하고 어려울 것만 같은 철학이 이야기 속에 담겨 책장이 잘 넘어갑니다. 한국철학 입문서로는 가장 좋은 듯 합니다.

leeza 2007-08-26 09:12   좋아요 0 | URL
벌써 읽으셨나봐요^^ 좋은 책 많이 많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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