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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 개정판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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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판이 나왔다는 소식에 단숨에 달려가 보게 되었다. 맘에 들게 편집되어 있더군. 재밌는 그림들과 함께 실려 있어서 개정판은 훨씬 보기 쉬운 책이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나니 단순한 깨달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천까지 하게 되었다. 머뭇거리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은 지금 바로 하라는 그 외침이 공명이 되어 나의 가슴 깊이 박혔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걷는 걸 좋아하는 나의 체질에 따라 우리 나라 도보 기행을 하고 싶다. 하지 않고서지레 힘들거라고 포기햇던 나에게 한비야씨는 자기가 미리 해본 것들을 보여주며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한 걸음의 철학'은 모든 일을 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어떤 요행을 바라지 말고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보자. 요행은 어쩌다 한 번정도 있을진 모르나, 그게 결국 나의 앞 날에 걸림돌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안다면 나의 진솔한 한 걸음 한 걸음의 노력과 진실이 더욱 귀하게 느껴질 것이다.

  '세바퀴 반'을 읽었을 땐, 우리나라에 대한 풍물이 아니었기에 공감을 하긴 했지만 좀 이질적인 공감이었던 거다. 하지만 이 책에선 우리나라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들어있기에 읽으면서도 내내 행복해하고 맘껏 웃었다. 유쾌하면서도 영혼의 울림이 있던 책, 그래서 나에겐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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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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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는 사람의 무늬나 사람의 지적 편력을 보고 '문체 난다. 문체 난다'라고 말하곤 했다. 학문적인 업적을 통해 일가를 이루었건, 삶이란 깨달음을 통해 일가를 이루었건 그의 말 한마디가 철학이며, 이론이기에 그런 것들이 바로 문체인 것이다.

  나의 문체는 어떤 모양일까? 사람들에게 난 어떤 사람으로 정의되고 있으며, 난 어떤 부분에서 일가를 이루었나? 지금도 여전히 성장하는 단계이고 많은 것을 배우는 단계이지만, 나도 나만의 문체가 나길 바란다. 그런 문체들로 나만의 족적을 남기고 나만의 것들을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바로 이 책은 한비야씨의 문체이자, 그녀의 족적이다. 그녀는 누가 보건 대단한 사람임엔 틀림 없다. 누구나 나이가, 여건을 핑계 거리로 삼으며 현실에 안주하려 하는데 그녀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걸 장점으로 활용하고 그 안에서 무한한 잠재능력을 끄집어 낸다. 바로 그 점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날 감동시켰고 내 안에 억압해 놓았던 잠재능력들을 꿈틀꿈틀 대게 만들었다.

  이 책은 단순한 중국에 대한 보고서가 아니다. 그녀가 세상과 어떻게 소통하며 그 안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중국어라는 거대한 성벽을 어떻게 넘고 정복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책을 읽고나서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샘솟았다.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 그러면서도 더욱 자세히 나의 마음 속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일까지 말이다.

  책이 우릴 성장 시킨다. 정확히 말하면 책에서 우리가 느끼고 반응하는 만큼 성장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맘껏 성장하자 그래서 그 안에서 나만의 문체를 보고 나만의 문체를 통해 세상과 맘껏 소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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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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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비야씨를 알게 된 건 군대에 있을 때였다. 몇 권 되지 않던 책 중에 한비야씨가 쓴 '중국견문록'이 있었고 중국에 관심이 많던 나는 아무 생각없이 펼쳐 들고 읽었던 것이다. 그런데 거기서 얻게 된 사실은 중국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기보다 현재의 내 삶에 대한 새로운 조망이었다. 그 때부터였을 것이다. 한비야씨를 좋아하게 되고 그녀가 쓴 책들을 읽기 시작하게 된 것이.....

  한비야씨는 '한 걸음의 철학'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한 걸음 그렇게 걷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목표한 곳에 도달한다는 단순 명료한 진리 말이다. 그녀가 오지 여행을 하며, 특히 산에 오르며 했던 이야기는 그래서 아직도 나의 귓가에 선명한 울림으로 자리하고 있다. 산에 오를 때는 나의 페이스에 맞게만 올라가면 된다는 사실, 빨리 올라가려다가 중도하차하는 경우도 있었고 오히려 늦게 가다보면 지레 질려서 흥이 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페이스에 맞게 올라가면 된다. 하지만 막상 산에 올라 보라. 과연 그게 내 맘처럼 되는지 말이다. 좀 뒤쳐지는 것 같으니깐 뛰기도 하고, 늘 앞서려 하다가 정상을 밟아보지 못한 적이 얼마나 많던가. 삶에서도 마찬가지라던 그녀의 이야기는 그래서 와닿았다. 그저 묵묵히 나의 길을 나의 페이스에 맞게 갈 뿐이지, 주위의 것들에 민감해할 필요는 없다는 거.

  그런 그녀의 '한 걸음의 철학'이 결실을 맺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그녀가 일을 그만두고 세계를 도보 여행한 후 우리 나라까지 마치고, 중국에 다녀오고, 그 다음엔 난민촌에서 일하며 겪었던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그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눈에 보이는 듯했다. 누가 봐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굶어 죽는 아이들을 눈 앞에서 보고 지나쳐야 하는 것, 절대적인 물 부족 앞에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도처에 도사리고 죽음의 공포, 그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을 텐데 그녀는 정말 행복해 하며 그 일들을 하나 하나 해낸다. 바로 그런 것일 것이다. 어떤 일을 하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그 일을 얼마나 소중하게 행복하게 생각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한비야씨의 기존의 책들이 그랬지만, 이 책도 나에겐 엄청난 감동과 깨달음을 주었다. 그녀의 삶이 나의 삶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동질감 때문인지는 몰라도 읽으며 내내 행복한 미소를 짓고 나의 꿈에 대한 확실도 느끼며 완전 몰입했다. 이젠 그녀가 아닌 우리가 지도 밖으로 행군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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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
조병준 지음 / 예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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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친구가 불연듯 선물로 보내주어 읽게 된 책이다. 컬러 사진도 많이 들어 있고 심오한 이야기가 아니여서 심심할 때 한번씩 읽을만 하겠거니 하며 읽게 되었다. 솔직히 외국의 낯선 지명들과 낯선 인물과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여선지 처음엔 별다른 감흥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맘에 와닿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여행은 내 자신을 만나는 것이며 사람을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 곳을 가더라도, 결코 같을 수 없는 것이라고.... 어느 곳으로 여행을 가도 내 스스로에게는 일탈일테지만, 그 곳에 사는 사람들에겐 일상일 뿐이다. 하지만 특별한 만남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일상과 일탈의 만남은 전혀 새로운 삶의 모습이 되는 걸거다.

  나는 여행다운 여행을 떠난 적이 한번도 없다. 그저 어떠한 계획이나 단체의 움직임에 따라 휩쓸리는 여행만을 해봤을 뿐이다. 시간이 많다고 느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전혀 낯선 풍경들과 낯선 사람들에 대한 거부감으로 그랬던 것일까.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해선 누구나 불안해 하고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고 한다. 하지만 바로 그런 불안과 비일상을 이겨나가는 과정 속에 사람을 만날 수 있고 나를 만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어제 라디오를 듣던 중 '남자 4명이서 놀러갔는데 돌아올 차비 생각을 못하고 다 써버린 것이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버스기사 아저씨에게 관광객들을 우끼겠단 약속을 하고 버스에 무임승차하게 되었고 오는 내내 쇼란 쇼는 다했다'라는 사연이 흘러 나왔다. 바로 그 여행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생각날 부분은 전혀 뜻밖의 상황을 만나 의기투합해서 헤쳐나간 그 순간이란 이야기이다. 그런 순간들이 우릴 하나되게 하고 나의 또다른 가능성을 시험케 하기 때문이다.

  신림에서의 교생실습이란 한달의 시간, 그건 나에게 있어 여행과도 같던 순간이었다. 전혀 새로운 환경, 관계로 인해 몸은 부대끼긴 했지만, 맘은 풍요로웠으니 말이다. 그러고보면 모든 건 자연스럽게 변해가고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물이 흘러 바다에 합류하고 수증기로 변화하여 육지로 내리는 과정의 순환, 우리네 인간사도 이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어렸을 때의 나로부터 지금의 나로 변하기까지 갑지기 이뤄진 것이 아닌 자연스런 변화였다. 거기에 덧붙여 시간의 흐름에 변해갈 모든 것에 지극한 의미를 부여하는 일도 어리석은 짓이다.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과정일 뿐, 거기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져 있을리 만무하니까.

  이 책이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는 책은 아니었지만, 작자가 삶이란 현실을 벗어버리고 여행이란 또 다른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기까지의 번뇌와 고민들이 순간 순간 보였기에 나도 깊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60대 할머니들의 황혼 이혼' 그건 자길 잊고 현실에만 쫓겨 살았던 인간으로서의 자기 찾기일 것이다. 결국 우리 삶의 본질은 누군가를 위한 희생, 누구 때문에 살아가는 것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찾고 알아가기 위한 것이다. 나를 만나는 날, 과연 이게 진정한 내 모습일까 혼란에 휩싸일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날 그렇게 알아가고 그런 내 본래의 모습을 포용해 나갈 때, 내 맘 속에 진정한 행복이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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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기행 - 조선의 선비, 산길을 가다
심경호 지음 / 이가서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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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고서 두 번 놀랐다.

우선 가격에 비하여 그 내용은 정말 알찼기 때문이다. 가격이 삼만원이 안 넘어 감에도 700페이지에 이르는 내용은 책의 소장가치를 높여 준다. 거기에다가 알찬 구성까지 더하여 있으니, 이 책을 손에 넣어다는 것만으로 기쁨이 몰려 왔었다.

또한 전면 칼라여서 놀랐다. 중간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자료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떤 책에 비하더라도 절대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이 이 책을 산 것에 대하여 기쁨을 주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책의 백미는 내용에 있다. 조선 후기에 접어들면서 선비들은 방랑벽에 휩싸인다. 우리 사물을 그냥 보는 단순한 관상미에서 떠나 그 사물 속에 자신의 현 처지를 투영하는 경지까지 이른 것이다. 방랑 시인 김삿갓처럼 왜 그 당시 선비들은 떠돌아 다니면 '완물상지'라 조롱당하던 행위를 했던 것일까?

그런 물음들에 대한 해답이 이 책에 있다. 또한 선비들의 자연을 보는 관점을 통해 오늘날의 기행문이 어떠한 형식으로 쓰여져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나도 이젠 여행을 떠나면 필기도구와 메모지를 준비하려 한다. 그 속에 느껴지는 오만 감정을 나의 글로 표현하여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좋은 책을 얻게 되어 기쁨이 크다. 이런 책은 많이 사서 봐줘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야 우리의 인문학이 위기감 없이 성장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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