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서로에게 고통뿐일지라도

얼마전 옆지기에게 편지 대신 띄운 노래가 있다.


새시대 청춘 송가 - 윤민석 작사/작곡


내가 철들어 간다는 것이 이 한 몸의 평안을 위해 

세상에 적당히 길드는 거라면 내 결코 철들지 않겠다.

오직 사랑과 믿음만으로 굳게 닫힌 문 열어내고

동지를 위하여 서로를 빛내며 기꺼이 함께 가리라.


모진 시련의 세월들이 깊은 상처로 흘러 가도 

변치 않으리 우리들의 빛나는 청춘의 기상


우리 가는 이 길의 한 생을 누구 하나 안 알아주어도

언제나 묵묵히 신념을 다 바쳐 제 자리 지켜내면서

진짜 의리라는 게 무언지 참된 청춘의 삶이 무언지

몇 마디 말 아닌 우리의 삶으로 기꺼이 보여주리라.

몇 마디 말 아닌 우리의 삶으로 기꺼이 보여주리라.


언젠가는 하늘에 대한 페이퍼를 쓰며 그의 노래 한 자락을 모 님에게 띄운 적도 있다.


프레스에 찍힌 손 가슴에 부여잡고 병원으로 갔을 때
붙일 수도 병신을 만들 수도 있는 의사 선생님은
나의 하늘, 하늘이다.

두 달째 임금 막히고 노조를 결성하다 경찰서에 끌려간
죄 없는 우리들을 감옥에 넣겠다는 경찰 나리들은
나의 하늘, 하늘이다.

나는 누구에게 하늘이 될까 힘없이 살아온 내가
우리 아가에게는, 그 사람에게만은
흔들리는 하늘이겠지

아! 우리도 하늘이~ 하늘이 되고 싶다
흔들리는 먹구름 하늘이 아닌, 서로를 아껴주는

아! 우리도 하늘이~ 하늘이 되고 싶다
서로가 서로에게 하늘이 되는 그런 세상이고 싶다


윤민석의 노래는 이렇게 늘 내 삶의 한 귀퉁이에서 내 마음을 대신 표현해주곤 한다.

그래서 난 그에게 빚이 있고, 그에게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

지난 여름에 들은 소식은 좀 회복중이라는 얘기였는데, 또 다시 악화되었나 보다.

정말 초라한 부스러기돈을 그의 계좌에 입금하면서 나의 무능력함에 가슴 아파했다.

부디 윤민석의 이름 석자는 몰라도 그의 노래 한 귀절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더 있길 바란다.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편지 1,2,3

어머니

하늘

전대협진군가

결전가

반미출정가

애국의 길

서울에서 평양까지

경의선 타고

너흰 아니야

대한민국 헌법제1조

누구라고는 말하지 않았어

fucking USA

행복해지고 싶어

촛불을 들어라

바보연가


<이하 퍼온 글>

80년대 말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은 운동을 했건  했건 간에 한번쯤은 <전대협 진군가> <결전가> 들어보고 불러 봤을 것이다.

강철같은 우리의 대오 총칼로 짓밟는  / 조금만  쳐다오 시퍼렇게 날이  때까지 (‘전대협 진군가’ 일부)


깃발을 들자 투쟁의 깃발 이제 우리 출정이다 / 치떨리는 분노 가슴에 안고 결전의 전장으로 / 북을 울려라진군에 북을 태풍으로 몰아쳐가자 / 혀를 깨물고 죽는 한이 있어도 물러서지 않는다 (‘결전가’ 일부)

90년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이들 중에  밝은 사람들은  노래를 들으면  노래”  사람 많을  같다.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서울에서 평양까지>

우리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 어떤 안락에도 굴하지 않고 / 오직 서로의 상처에 / 입맞추느니 /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 서로에게 고통뿐일지라도 그것이  어둠 건너 / 우리를 부활케 하리라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일부)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요금 5만원 / 소련도 가고 달나라도 가고 못가는  없는데 / 광주보다  가까운 평양은  못가 / 우리민족 우리의  평양만  못가 / 경적을 울리며 서울에서 평양까지 / 꿈속에라도 신명나게 달려볼란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일부)

2000년대 들어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됐을  사람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그리곤 다들 노래를 불렀다. <너흰 아니야>

그래도 너흰 아니야 / 너흰 아니야 / 제발 너흰 나라 걱정  하지마 / 채권에 사과상자에 이제는 아예 트럭채 / 차떼기로 갈취하는 조폭들 (‘너흰 아니야’ 일부)

그리고  노래도.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1’ 일부)


이쯤 되면 누구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다들 눈치 챘으리라위에 나열한 노래 모두 민중가요 보급을 통한사회변혁운동을 이어가고 있는 작곡가 윤민석의 작품들이다.

 밖에도 이회창을 한방에 보내 버린 <누구라고 말하지는 않겠어>, 쇼트트랙 금메달을 강탈당한  불렀던조중동 없는 행복한 세상을 노래한 <행복해지고 싶어 우리에게 익숙한  많은 민중가요가 그의 손을 통해 만들어졌다
.

80년대 전대협 출신의 운동가들이 하나 둘씩 가슴에 금배지를 달고 거들먹거리고노동운동 하던 이가 수구정당의 대선후보로까지 변신하는  때에윤민석은 운동에 투신한 이후 지금까지 한눈 팔지 않고 오로지 노래운동에만 전념  왔다
.

그는 자신이 만든 노래에 저작권료를 받아 챙길  모르는 미련한 사람이다자발적 후원자들이 보내 주는 100만원도  되는 돈으로 투병 중인 아내와 하나 뿐인 딸을 건사하며 지금까지 운동을 이어 왔다
.

본인도 수감생활  얻은 지병으로 몸이 많이 힘든 상태다그래도 노래가 필요한 사람을 위해 노래를 만들어 왔다하루 이틀이 아니라 30 가까이를 그렇게 살아 
왔다.

그런
 그가 최근 트위터에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다.

적당히 살걸.. 가슴속 비분강개따윌랑 꾹꾹 누르고 후일을 기약하며 고시공부나 마칠걸.. 기왕에 운동할꺼면 멋드러지게 한자리할걸.. 아니면 삶을  걸지말고,속내도 드러내지말고 살걸.. 문득  이런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 그날처럼..내가 두렵다..”


윤민석이 그간 살아왔던 자기 삶의 가치를 부정하고 이처럼 스스로를 자조하게  이유가 뭘까그건 아래트윗을 통해 어느 정도 미뤄 짐작할  있다.

몇날 며칠을 아무것도 못먹고 아내는 저렇게 괴로와하는데 나는 매끼 간병을 핑계로 꾸역꾸역 밥을 삼키고있다.. 내가 개같다.. 묻지마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에 대한 분노와는 별개로 그들의 심정이 이해되고 공감이 가기 시작한다.. 외롭고.. 두렵다
.."

차라리.. 몇날을 두들겨 맞으며 한바가지씩 피를 쏟았어도 남산 지하실이 견디긴  나았다사랑하는 이가끝모를 두려움과 극심한 통증을 견뎌야 하는걸 그저 바라보아야 하는 일보다는.. 또다시 병마와 새로운 싸움을 준비해야한다제발  버텨주길..”


노래패 조국과 청춘 가수 양윤경이 그의 부인이다부인이 지금 암투병을 하고 있는 중이다아내의 투병을 지켜 보는 것만으로도 하늘이 무너질 노릇인데젊은 날부터 지금껏   되는 노래운동에만 전념해 윤민석인지라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겪고 있는 것이다안기부 남산지하실에서 며칠씩 두들겨 맞으며 피를쏟았던 때가 차라리  견딜만 했다고  만큼.

그가 적당히’ 살았다면 지금보단 훨씬 부유하게 살았을 것이다영민했던 그가 고시공부를 계속했다면 분명 성공했을 것이고다른 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운동하면서 자리를 탐했다면 금배지도 가능했으리라. 대신 우리는 거리에서 불렀던 그 많은 노래들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

그런 그가 적당히 살지 못하고가슴  비분강개를 묻어 두지 못하고 자기 삶을 바쳐서 노력한 결과가 아래의 트윗이다현재까지는 그렇다
.

누가 1억만 빌려주세요..헛소리나 빈말 아니구요..욕해도 좋고 비웃어도 좋아요..아내  살려보게요..뭐든 해보게요..병이 깊으니 결국 돈과 시간과의 싸움이네요..아내가 낫는대로 집팔아서 갚을께요.. 삶을 걸고 약속할께요..  빌려주세요..”


윤민석은 2002 오마이뉴스 홍성식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
청춘의  시절을 모두 떼어 바쳤음에도 승리의 기억이 없는 우리 세대들그들이 보통 사람들보다  냉소적이고망가져 있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노래로 그들의 상처와 고통을 위무해주고 싶다그게 '딴따라 윤민석' 벗을  없는 행복한 짐이고의무다그리고 노래가 돈이   있다면 자신보다 조국을사랑했기에 먼저  땅을 떠난 사람들그들의 유가족을 위한 장학재단을 만들고 싶다아니 기필코 만들 것이다."

승리의 기억이 없어 냉소적이고 망가져 있는 동지들의 상처와 고통을 그의 노래로 위무해주고 싶다던 윤민석이다그걸 벗을  없는 행복한 짐이고 의무라고 여겼던 사람이다그런 그가 지금 냉소적이고 망가져 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가
 만들어  수많은 노래들을 거리에서 학교에서 현장에서 집에서 목이 터져라 부르며 결의를 다지고위로를 받았던 우리가 이제 그를 위로할 차례가   같다그가 혼자 짊어지고 있는 행복한 짐과 의무우리가 함께 져야  때가  것이다.

아래는 윤민석의 후원계좌다
.
국민은행 043-01-0692-706 예금주:윤정환 (윤민석의 실명
)

얼마가 되어도 좋으니 당신이 윤민석에게  빚이라 생각하고 후원 바란다
당신의 후원은 "자신보다 조국을 사랑했기에 먼저 이 땅을 떠난 사람들, 그들의 유가족을 위한 장학재단"의 모습으로 언젠가 되돌아 올 것을 믿는다. 

그가
 어서 빨리  시련을 딛고 일어나 다시 우리의 상처와 고통을 위무해 주는 모습을 기대한다 동안의그의 삶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뱀발 1. 오마이뉴스에서 블로그에 원고료를   있도록  후에도  한번도 그걸 사용해  적이 없다잡문이 남의 돈을 받을 만한 가치가   뿐더러다른 이들의 귀한 돈을  같은 이에게 허투루 쓰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
하지만 이번만은 해야겠다원고료를 받는다아래 원고료 주기를 선택해서 원고료를 보내 주시라보내 주시는 금액은 전액 윤민석의 후원계좌로 보낼 것을 약속한다.
더불어 천만원까지는 원고료로 들어 오는 금액과 같은 금액을 나도 후원할 것을 약속한다.
내가 아무리 털어도 낼 수 있는 금액이 그 정도다.
원고료만으로 1억 모을 수 있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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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2-08-1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눈물나는 기사네요.
누구에겐 1억이 한달 월급도 안 될텐데~
누구는... 그 1억을 한달 월급이라 생각하며 살 수도 있었을 그 돈임을 생각하면...

참 세상 모순덩어리네요... 작은 돈이라도 입금할 밖에... ㅠㅜ
저 노래 거의 다 아는 노래여서 말이죠...

saint236 2012-08-17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민석씨의 트윗이 가슴이 아픕니다. 한때 운동했었다 운운하는 사람들은 이 사람 앞에서 부끄럽지 않을까요?

조선인 2012-08-17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네, 다 아는 노래이지요...
saint236님, 남산 지하실보다 아내 병실이 더 차갑고 두렵다는 남자입니다. 우리의 십시일반이 효과가 있길 바랄 뿐입니다.

saint236 2012-08-25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갑제형이 또 황당한 이야기를 했더군요. 종북 찬양하는 빨갱이가 작곡한 당가를 부르는 민통당은 빨갱이당이라고. 어떻게 이런 당에 정권을 주냐고...그 빨갱이가 누군가 보니 윤민석이더군요....

조선인 2012-08-27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조갑제씨는 참 여러모로 즐거움을 줘요.
 

내가 참 이뻐라하는 여배우 문근영.

연기도 잘 하고, 하는 짓도 이쁘고, 무엇보다 '신데렐라 언니' 때 홀딱 반했다.

그런데 대학교 졸업학점 딴다고 영화도 안 찍고, 드라마도 안 찍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다가 드디어 '청담동 앨리스'라는 드라마 검토중인 거까지는 알겠는데,

궁금증을 못 참아 원작을 전자책으로 사봤는데... 음... 나로선 별로...

각색을 잘 하면 되기야 하겠다만 남자주인공 물망은 박시후?

어째 영 상상이 안 가는 조합이다 싶어 무려 사진까지 검색해가며 대조해봤다. @.@











박시후는 문근영에 비해 키도 너무 크고, 캐주얼보다는 정장이 잘 어울린다.

박시후는 문근영에 비해 나이도 너무 많고 뭐랄까 좀 징그럽다.

히잉, 좀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랑 나왔으면 좋겠는데... 

어쨌거나 남자 상대역이 누구라도 좋으니 문근영 드라마 보고 싶다는 게 제일 솔직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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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 2012-08-19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근영양은 너무 어려서 멜로는 별로예요 박시후씨는 멜로는 최적화된 외모죠

조선인 2012-08-20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근영양은 너무 어려서가 아니라 너무 동안이겠지요. 신세경이 근영양보다 동생이라는 거가 참 놀랍지 않나요?

제주인 2012-08-25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남자주인공이 최다니엘이면 좋겠어요..개인적으로..

조선인 2012-08-27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다니엘은 찾아보니 근영보다 고작 1살 많을 뿐이네요. 그런데... 사진상으로는 나이차가 좀 나보여서 괜찮을 듯. ㅋㅋ

하늘 2012-09-02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박시후랑 문근영 나이넘 많이 차이난다~~~~~20대중에 남자배우없나~~

조선인 2012-09-03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놉시스 보니까 박시후는 사장이더라구요. 그럼 나이차이가 좀 나는 건 어쩔 수 없겠다 싶기도 해요. 쩝.

누스 2012-09-18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음.썩 어울리는 외모는 아닌 거 같긴 한데.. 남주인공이 최연소회장이고 차도남이고 뭐 그렇던데.. 남배우들중엔 박시후씨가 이 역할 최적연기력을 가지고 있긴 한거 같아요.. 역할로만 보자면 오히려 문근영씨가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기도 하고.. 뭐 능력있는 배우이니. 잘 하겠죠..

조선인 2012-09-18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근영씨가 끊임없이 연기변신을 시도하는 거 같아 참 기뻐요. 10년 후에는 정말 근사한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전 지금도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하지만요.

복댕이 2012-10-26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문근영도 늙었더라.얼굴만 봐서 나이차이는 안나는구만.

dcdc 2012-11-25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dsssd

씨트럿 2012-11-25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명박의 꼭두각시도 아니고 70년대 반공교육 같은 안보동영상이나 찍는 골빈 박시후가 문근영 옆에 맞을까?
 

요새 90년대에 대한 회고조 이야기가 웅성웅성하다.

'응답하라 1997'이라는 드라마가 VOD 매출 1위이고,

올해의 폭염이 아무리 힘들어도 1994년도보다는 덜 하다고 비교된다.

아, 그리하여 나도 마구마구 추억한다.


1994년 난 학생생협 조합장이었고, 그 해 내가 만진 현찰이 아마 내 평생 만질 현찰보다 많을 거다.

그해 난 자그마치 서울시에서 상을 받았는데, 청소과에서 선정한 분리수거모범상.

그 상금으로 디자인 공모전을 열어

유독 삼각지붕이 많은 우리 학교 건물을 모티브로 한 분리수거함을 만들어 학교에 설치했더랬다.

여성학과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며 했던 스터디도 참 기억난다.

맨날 발제 준비 제대로 안 해온다고 언니들에게 많이 혼났었는데...

결혼, 이혼, 출산은 커녕 연애 경험조차 없는 니가 무슨 젠더를 논하냐며 놀림도 많이 받았고...


아, 그러나 1994년의 기억은 무엇보다 그 뜨거웠던 여름...

지금은 철거된 (구)학생회관에서 선풍기 하나 없이 땀 뻘뻘 흘리며 진행했던 학자학교,

생전 처음 가 본 광주가 학생처 선생님과 동행했던 조선대 생협학교라는 아이러니.

김일성 주석 서거후 조문파동과 범민족대회 내내 우리를 따라다니던 헬기...

80년대 초반 이후 집회 진압용으로 헬기가 다시 동원된 게 10년만이라고 했던가.

헬기에서 뿌려대는 최루액과 형광액으로 인해 온 몸에 생겼던 발진은

지독한 폭염에 의해 온통 수포로 악화되어 진물이 질질 흘러내리기 시작했고,

한참 나중에서야 찾아간 피부과에서는 이 정도면 2도 화상 이상이라며 혀를 찼더랬다.

그 해 이후 여름마다 헬기가 뜨는 건 일상이 되었고, 가장 끔찍했던 게 바로 1996년.


누구는 1997년을 젝스키스와 HOT 팬간의 패싸움으로 기억하는데,

우리에게 1997년은 연세대 항쟁 혹은 연세대 사태 이후일 뿐이다.

막판에는 단전단수된 건물에 갇혀 이대로 쥐도 새도 모르게 살해당할 수 있겠구나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전화라도 한 통 해야 하나 갈등했던 시간들...

간신히 탈출에 성공한 뒤에는 그 안에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에 울었고,

그 날 이후 한총련은 이적단체로 낙인찍혀 전국의 모든 학생회장이 탈퇴를 종용받고 수배자가 되고

형사들이 학교에 상주하고 수시로 전경들이 학생회관을 뒤져 싹쓸이하고...

그 악몽의 시간들 속에서 우리들은 한없이 움츠려들고 한없이 헤매고 누구는 떠나고 누구는 싸우고

길고 긴 악몽의 정점이... 97년 추석... 모 은신처에 숨어 있다가... 뉴스를 듣고야 말았다...

김준배 열사의 죽음... 아무 것도 판단할 수 없었다... 무조건 광주로... 광주로...


쓰다가 북받쳐 숨겨버린 줄 알았는데... 지금도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할 지 모르겠는데...

뒤죽박죽 얽힌 감정을 차마 다 적지 못 하고...


난 가만히 중얼거린다.

응답하라 1997이여, 응답하라 청춘이여, 응답하라 통일이여, 대답해줘요, 준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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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2-08-09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세대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헬기 뜨고 그 사건 말이죠? 외신에서도 크게 다루고...그런데 그 사건은 1996년 8월에 일어났어요.김준배 씨 사건은 제가 사는 광주에서 일어났으니 기억하는데 1997년 9월이고요.두 사건 시간 차이가 1년이 넘어요.

조선인 2012-08-10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이 공개되어 있었군요... 어제 회사에서 일하다 순간적으로 흥분하여 썼던 페이퍼라... 뒤죽박죽인데... 네, 노이에자이트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96년 연세대의 범민족대회와 97년 추석 때 준배형...

책읽는나무 2012-08-10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간간히 읽고 있는 책에서 학생운동 이야기를 기억하며 회고되고 있는데..
음~~ 님의 페이퍼도 그책을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군요.
80년대와 90년대.
님의 그때 그심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듯해요.
그리고 지금의 심정들도..
나는 그때 정말 무얼하고 살았었는지..ㅠ

94년이 더웠다니..지금 추억하니..그래서 더웠구나~~ 뒤늦게 끄덕끄덕~
근데 왜 지금 더덥게 느껴지는거죠?


조선인 2012-08-10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더 더운 건,,, 우리가 나이를 먹어서??? 체력이 떨어져서???^^;;

토토랑 2012-08-23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탈출에 성공하셨드랬군요!!!
그런 사람이 많을 수록 다행이지요..

저는 난중에 조서잘못쓴 덕택으로..
96년 겨울까지 엄마랑 같이 북부지법으로 판사님앞에서 잘못했다고 빌고 -_-;;; 쳇..
경찰차 집에 두어번 오고.. 덕분에 무슨 종이 이런거 다 태우고..

97년 여름 방학이 될무렵.. 엄마가 먼저 인도행 비행기표를 끊어서 주시더군요. 여름방학때 또 어디 갈까봐.. 덕분에 콧바람은 잘 쐬고왔지요..모...

조선인 2012-08-24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토랑님, 그 시절 우린 무얼 그렇게 잘못한 게 많았을까요... 지금 생각해도 억울해요.
 

집안의 가구나 가전제품의 노후화가 다음달 있을 결혼기념일보다

결혼 12년차를 실감나게 만든다는 건 좀 우스운 일일까.
TV와 세탁기, 청소기의 소소한 고장은 이미 일상인 거고,
이번 여름을 지내며 서랍장의 손잡이가 뚝 부러졌고, 렌지대의 슬라이드 선반이 파손되었으며,
지난 주말에는 냉장고 손잡이가 부러졌다.

마침 2단 렌지대에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던 터라 이것이 기회다 싶어
밥솥과 오븐렌지와 전자렌지를 모두 놓을 수 있는 3단 렌지대를 후딱 질러 설치를 끝냈는데,
수제 수리가 필요한 서랍장의 손잡이는 아직 방치된 상태이다.

냉장고 손잡이는 지난 월요일 점심시간에 맞춰 AS방문을 요청했건만,
이러저러한 사연으로 수요일 점심으로 미뤄졌다가 다시 저녁으로 조정되었다.
어쨌든 바로 AS가 될 줄 알았건만 어제는 파손부위만 확인하러 오신 거였다며 그냥 철수하셨다.
좀 불편하긴 하지만 냉장고 문을 아예 여닫지 못하는 건 아닌지라 혼자 투덜대고 말았는데,
애들 다 재워놓고 빨래 널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다.
이 밤에 누구? 화들짝 놀라 확인해 보니 모르는 번호였다.
의아해 하며 받아보니 아까 왔던 AS기사가 부품을 확보했다며 지금 AS하러 오시겠단다.
애들이 모두 자고 있다고 며칠 더 미뤄져도 좋으니 다음에 AS하러 오시라고 했더니
갑자기 이 분 신세타령이 늘어지신다.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해 에어콘 AS와 설치 작업이 어마어마하게 밀려 평일엔 자정까지 일하고
7월부터 지금까지 토요일이고 일요일이고 한 번도 쉰 적이 없단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AS가 늦다고 자꾸 민원만 넣고 있어 정말 힘들단다.
절대 지연 항의 안 할테니까 시간 되실 때 오시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큼 배달이나 AS가 빠른 나라가 없다.
배송비나 AS 출장 비용도 가장 저렴한 편이고, 심지어 무료인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많은 고객들은 더 빨리 빨리를 외치고,
단 한 명의 고객이 제보를 넣어도 언론은 팔아만 놓고 늑장 대응이니 어쩌니 성토 기사가 쏟아진다.
AS기사의 신세한탄에 이토록 감정이입이 되는 것도 결혼 12년차만큼 내가 나이를 먹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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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2-08-09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덕택에 횡재를... ㅋ~
읽고 싶은 책 한 권 제 서재에 남겨 주시면 제가 선물할게요~ ^^ 상부상조~

야클 2012-08-09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이 더위에 에어콘이 아니라 냉장고 손잡이라 다행이군요. 전 아직 5년차라 신혼때 마련한 가전제품들이 아직은 그럭저럭 쓸만 합니다만. ^^

조선인 2012-08-09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캬 글샘님, 진짜 상부상조네요. ㅎㅎ
야클님, 네, 냉장고 성능에는 영향이 없는 AS 건이라, 우선순위에서 자꾸 밀리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입니다. 히히

2012-08-10 0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2-08-10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궁, 미안해하실 건 없어요. 무턱대고 졸라서 죄송합니다. 건강하시죠? 연일 폭염에 부디 건강 유의하세요.

책읽는나무 2012-08-10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냉장고문 열때 어떻게 열어요?
압착고무(?)에 손가락 넣어서??ㅋㅋ
결혼 10주년 되면 가전제품 전부다 돈 내놓으라고 난리라던데,
그래도 님은 2년이나 더 버틴셈이시군요?ㅎㅎ
전 청소기가 7년(?) 되었는데 작동이 되다,안되다 해서 말입니다.
이더운날 청소할때마다 죽겠네요.ㅠ

확실히 a/s는 우리나라가 빠르편인가봐요.
제친구 더운나라 가서 무엇 하나 a/s맡겨놓음 사람이 올 생각이 없다네요.
속터져 죽을라 하더라구요.ㅜ
자동차도 수리 맡기면 기본 몇 달 걸린대요.맨날 전화해서 재촉하면 한 달만에 나온대요.ㅋ

조선인 2012-08-10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나무님, 앞에는 틈이 없어 못 열구요. 냉장고 위에서 잡아당겨 열죠. ㅎㅎ
 

KT 해킹사건을 뉴스로 보다가 오늘에서야 조회해봤다.

유출된 나의 정보는...


휴대폰번호, 고객명, 고객번호, 주민번호, 단말기모델명, 가입일, 
기기변경일, 요금제, 기본요금, 월정액합계


헐.

옥션 해킹 때 이름, 주민번호, 계좌번호가 털려 한동안 공포로 살았는데,

이건 사태가 훨씬 더 심각하다.

차라리 KT 내부 범행인 게 낫지, 이 정보가 추가로 악용된다면,

소액결제며, 대포폰 제작이며, 신분도용 등 온갖 범죄가 가능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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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12-07-3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나라에서 개인정보라 불릴 만한게 없는거 같아요... 만인에 대한 공공의 정보 -_-;;;
이 참에 주민번호 폐지를!!!!

saint236 2012-07-30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 아내도 모두 털렸네요. 도대체 이럴거면 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일까요?

조선인 2012-07-30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이번 기회에 저도 아이핀으로 대체해야 할까봐요.
세인트236님, 아, 그러고보니 옆지기도, 아이도 KT군요. 다 확인해봐야겠어요. @.@

마립간 2012-07-30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보 유출 여부를 어떻게 확인해야 하나요?

조선인 2012-07-30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T홈페이지에 가서 조회하시면 됩니다

카스피 2012-07-31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그래선지 저도 자꾸 핸폰으로 이상한 문자가 오더군요ㅡ.ㅡ

테레사 2012-07-31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는 오늘 kt에 항의라도 하려고, 전화했더니 통화중, 자동응답..음악만 죽도록 나오다 통화중으로 바뀌기만 반복...너무 화가 나서 미칠것같네요. 해서 저는 국회에서 특별법을 만들어 유출된피해자들은 주민번호를 일괄 바꿔줄 수 있또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이지 언제 어떻게 피해가 돌아올지 알수가 없어서요.

차트랑 2012-07-31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술의 발달이 가져다 주는 이 인간적 딜레마...
흥미로운 것은
옥션해킹때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들이
패소를 했다는 것입니다.

피해자가 패소하는 상황이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사건이었지요.

KT 건의 경우
과연...ㅠ.ㅠ
아-놔~

라주미힌 2012-07-31 13:27   좋아요 0 | URL
아직 패소 안했는데요... 다음 박진석 변호사쪽은...
벌써 4년 됐군요.

차트랑 2012-07-31 18:34   좋아요 0 | URL
아..그렇군요 라주미힌님,

항소를 통해 재판이 여전히 진행중인지는 모르겠지만
박종명변호사가 옥션 해킹건에 대한 1심 청구기각 소식을 알리면서
항소의 여부를 묻는 게시물을 포스팅한 문건을 본적이 있어 그리된 줄 알았습니다.

그 후의 진행상황은 제가 잘 모르고 있지요^^

조선인 2012-07-31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스피님, 저도 최근에 약정 갱신하라는 전화를 꽤 받았는데, kt 유출 건 때문이 아닌가 의심되요.
테레사님, 와, 열혈, 항의전화까지! 주민번호 갱신이라니 이 아이디어도 재밌습니다.
차트랑님, 소송을 해볼까 싶다가도 결국 변호사만 배불리는 일인 경우가 많아서 망설이고 있어요.

테레사 2012-07-31 13:31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젯밤 무서워서 잠을 못자겠더라고요..물론 덥기도 해서이지만서도...아니 어느날 어떻게 어떤 놈이 내걸 도용해서 카드며, 핸폰이며 등등 만들어 사용할 지 어떻게 알아요. 지금은 여론이 들끓으니 잠잠있다가 좀 지나 악용할라치면, 그때가서 kt가 예전에 우리 전산망 뚫려 유출된 거니 물어줄게요.하면서 곱게 물어줄까요? 절대 아닐걸요. 해서 일단 어떻게든 항의전화해서 피해자들이 피가 곤두섰단 걸 보여주고 무한책임을 지게 만들어야 한다는거죠.생각만 해도 분하네요.

조선인 2012-07-31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이나 테레사님처럼 우리 스스로 각성해야 할 것도 많은데, 여러 모로 반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