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마로가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가 끝말잇기.
승승장구 늘 마로가 이기는데, 그 우기기엔 못 당하겠다.
... 사마귀(나) - 귀걸이(마로) - 이쑤시개(나) - 개독(마로)
"개 독이 뭐야?"
"엄마는 그것도 몰라? 개는 독!이잖아, 영어로 독. 그러니까 개 독"
"그건 우리말이 아니잖아."
"왜 안 돼? 그럼 개가 캣이냐? 개는 독이지."
"알았다, 알았어. 이번만 봐준다."
... 나귀(나) -귀이(마로)
"귀이가 뭐야?"
"눈 목, 귀 이, 입 구, 그 중에 귀 이."
"아이참, 그거도 낱말이 아니잖아? 다른 거 대봐."
"개 독도 되는데, 귀 이는 왜 안 돼? 그런 게 어딨어?"
"너야말로 자꾸 우기지 말고, 제대로 해야지."
"엄마는. 맨날맨날 엄마만 맞다고 하고. 책에서도 귀 이라고 했어!"
"으이구, 알았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더 이상 우기기 없기."
... 이빨(나) - 빨대(마로) - 대나무(나) - 무(마로)
"무는 안 돼. 다른 거 해."
"무가 틀린 말이야? 엄마는 무 안 먹어?"
"무라는 말은 있지만 한 글자잖아. 끝말잇기는 두 글자 이상으로 해야 해."
"왜?"
"끝말잇기니까. 앞말이랑 끝말이랑 구별이 되야 끝말잇기지."
"왜 꼭 그래야 하는데."
"끝말잇기의 규칙이 원래 그런 거야."
"원래 그런 거 싫어. 우리끼리 규칙을 만들면 돼!"
"하아, 알았다. 그래, 새로 규칙을 만들자. ㅠ.ㅠ"
... 나이(나) - 이봐 내 나라를 돌려줘(마로)
"엥? 그건 또 뭐야."
"엄마 책꽂이에 써 있던데."
"엄마 책 봤어?"
"아니, 성현경의 가족관찰기랑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 먹자만 봤는데?"
"이봐 내 나라를 돌려줘는 어떡해 알았어?"
"제목만 읽었는데, 빨랑 딴 얘기 그만하고 줘로 시작하는 말 해!"
"줘, 줘, 줘... 음. 줘로 시작하는 말은 없을 거 같은데. 다른 거 대라."
"에이, 엄마가 졌다. 마로가 또 이겼다.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