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를 낳게 되면 시부모님과 다시 살림을 합칠 생각을 했다.
아버님의 경우 우리 사는 근처로 이사할 곳을 알아보기도 하셨다.
하지만 어머님은 좀 더 생각해 보자고 말씀하셨다.
나는 산후조리는 어머님 도움을 받아야겠지만,
그 후로는 마로도, 백호도 어린이집에 보내겠다고 말씀드렸다.
다만 내년부터는 마로가 유치원을 다니게 되어 6시면 끝나니,
나 퇴근할 때까지만 어머님이 봐달라고도 부탁했다.
지금껏 어머님은 이에 대한 답변을 흐리셨지만,
아버님은 맞장구를 쳐주시는 분위기라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아버님에게 안부전화를 했다가 아가씨가 덜컥 네째를 가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가씨는 입덧이 너무 심해 몸져 누웠다고 하고, 전력을 봐 예정일까지 저 지경일텐데 라는 걱정을 들었다.
백호 다음달이 예정일이라는 말까지 들으니 순간 하늘이 노래지고 빙글빙글 돌아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솔직히 말해 아가씨 걱정은 뒷전이다.
내 산후조리는 어찌 해야 하나 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어이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