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의 태극꽃에 감명받아 오늘 오전 따라하기를 했다.
태극꽃 대신 내가 태극기 도안을 그려주고 한지 대신 색종이를 찢어붙이고.
어린이집에서 비슷한 걸 해봤는지 마로가 썩 잘 해내 칭찬을 해줬다.

이에 기분이 고조된 마로, 직접 태극기를 그리겠단다.
가만히 지켜보니 빨간색, 파란색으로 그럴싸하게 태극문양의 선을 그리긴 했는데 파란색을 위에 그렸다.

"어머, 마로야, 거꾸로 그렸다. 태극은 빨간색이 위야. 다시 그려야겠다."
"틀렸어?"
"응, 파란색이 아래야. 다시 그려야 해."
(서슴없이 스케치북을 반대 방향으로 돌리고, 귀찮다는 듯이) "됐지?"

(기가 막힌 나, 두고 보자는 심정으로 지켜보다가)
"어머, 마로야, 또 틀렸어. 아래는 파란색으로 칠해야지."
"초록색은 안 돼?"
"응, 파란색이야. 그래야 태극이야. 다시 그려야겠다."
(서슴없이 덧칠하며 말대꾸) "진짜 엄마는 말이 많아. 이럼 됐지?"
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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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겐 2005-09-11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명석한 마로.. 스케치북을 거꾸로 돌릴 생각을 하다니..

ㅎㅎ 엄마는 말이 많다에서 쓰러져요...호호호... 귀여운 마로...

물만두 2005-09-11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반항인가요^^

로렌초의시종 2005-09-11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와아~~~ 서슴없이 덧칠이라니요~~~ 저무렵까지는 전 그냥 고개만 끄덕이는 생각없는 애였는데, 마로는 뭐가 달라도 다르구만요. 조선인님 긴장하셔야겠어요? 저렇게 똑부러지는 딸을 두셨으니, 알아서 잘 크는 건 물론이고, 어머니가 긴장할 이유는 충분하겠습니다. ㅋㅋㅋ (전 항상 마로편이어요.^^)

nemuko 2005-09-11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럼 됐지....라니. 마로 넘 똘똘해서 엄마도 대충 넘어가기 힘들겠는걸요^^

클리오 2005-09-11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선배 언니 집에 갔다가, 정말 예의바르게 키우는 집인데 아이는 혼자서 종알종알 불만을 표시하는걸 보면서 무척이나 놀랐습니다. 그러는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도, 제가 받아들여지지가 않더군요... ^^

진주 2005-09-11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이 많으시군요.... ㅡ.ㅡ

울보 2005-09-11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아이들의 마음ㅇ은,,,저도 가끔 류에게 한소리 듣는데,,

바람돌이 2005-09-11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 역시 마로가 엄마보다 한 수 위야....
가깝게 살면 진짜 예린이랑 친구시키고 싶어요. 둘이 만나면 거의 막상 막하일 것 같은데...^^

水巖 2005-09-11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엄마는 말도 많군요. 구찮게도 하고. 돌리는 장면이 압권인데요. 하하하

조선인 2005-09-12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수암님, 벌써 잔머리만 발달한 거 같죠? 걱정이에요. 쩝
물만두님, 말을 배우자 말대꾸가 시작되네요.
시종님, 제 편도 좀 들어주세요!!!
네무코님, 아드님은 어때요? 딸이라 이런 걸까요?
클리오님, 흑... 저도 제 딸이 공주병에 막가파일 거라고는... ㅠ.ㅠ
진주님, 그 다음에 더 충격적인 대사가 있었습니다만, 차마 옮겨적지 못했다는.
울보님, 제가 툭하면 류의 미술시간을 따라한답니다. ㅎㅎ
바람돌이님, 예린이도 막상막하라니, 게다가 둘이니... 으아... 존경스러워요.

2005-09-12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nnerist 2005-09-12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 매너 엄니 같았음 "어디서 말대답이야 이 월월월~~아 버럭!"하심시롱 몇 대 맞았을텐데... 흐... 너무 자상하세요. 매너 엄니한테 좀만 덜 맞고 컸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괜찮은 청년이 되었지 싶은데. 그러니 마로, 잘 클 거에요. 화이팅! ^_^o-

산사춘 2005-09-13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하, 진주님... 느무 우껴요.
전 엄마한테 말대꾸한다고 디지게 맞고 커서 지금도 한 맺혔어요.
그러하오니 나름의 합당한 근거(?)를 대면 논리적이라고 해주셔요오~

아영엄마 2005-09-13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마로가 많이 컸군요! 음... 남 이야기가 아닌데..ㅜㅜ;;

조선인 2005-09-13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 고마와요.
매너님, 지금도 근사한 청년이에요. 혹시 맞아서 그렇게 됐나? 후다닥=3=3=3
산사춘님, 나름의 합당한 근거라뇨. ㅠ.ㅠ
아영엄마님, 님은 이미 질리도록 겪는 이야기일까요? ㅍㅎㅎ

ceylontea 2005-09-13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진짜 엄마는 말이 많아.. 우흐흐 ^^ 마로 파이팅~~!! (제가 이런 소릴 할 때가 아닌 것 같긴한데... 음음..)

ceylontea 2005-09-13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대충 대충.. 집이 엉망이라 가끔 한소리 듣지요..
회사 다녀와서 침대 위에 옷을 대충 벗어 놓으면..
지현... 또 이렇게 해놨다..엄마, 바빠서 그랬어? 나란히 놔야지... 그러면서 옷을 정리하더라구요.
그리고.. 에궁 나란히 놔야지.. 신발이 왜 하나만 있어?
이럴 때 할말이 없슴다.. --;

조선인 2005-09-14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님에게도 일상다반사군요. 근데 지현이가 오히려 잔소리를 하네요. ㅋㄷㅋㄷ